불기 2568. 10.23 (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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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슬람 소년의 특별한 ‘불교사랑’
아제르바이잔에서 온 주고르 예불 재미에 흠뻑
“계율을 목숨처럼 지키고 보살계를 실천하겠습니다.”라고 다짐한 특별한 학생이 있다는 소식을 듣고 지난 5월 8일, 부산금정중학교를 찾았다.

2003년 생물학교수인 아버지를 따라 한국에 온 주고르(16 Zulfugarli Gorgud)는 김치와 축구 선수 이영표를 좋아하고 일연(一蓮)이란 법명을 가진 금정중학교 학생이다.

“중학교에 들어오기 전 까지 한국어도 전혀 몰랐고, 한국음식도 낯설기만 했다”는 주고르는 쑥스러운 미소를 지으며 금발머리를 긁적인다.

중1때 만난 담임 정은경 선생님의 도움으로 한국생활에 빠르게 적응한 주고르는 차츰 새로 사귄 친구들과 축구하느라 밤늦게 집에 돌아가고 장난도 많이 치는 활발한 학생이 됐다. 하지만 이슬람 문화권에서 자란 주고르가 불교문화에 익숙해지는 것은 그리 쉽지 않았다.

“처음엔 이슬람교와 많이 달라서 불교문화가 어색하고 반야심경도 마술주문 같았어요. 입정(入靜)할 때 가부좌를 해야 하는데 다리가 길어 조금만 있어도 다리가 아팠어요.”

금정중학교는 학생들의 신행활동을 위해 정기적인 예불시간도 갖고 인터넷을 통한 상담도 진행하고 있다. 더불어 하계 수련회와 수계식을 매년 개최해 학생들이 불교와 자연스럽게 인연을 맺을 수 있도록 한다. 주고르 역시 이러한 학교 분위기에 적응해 지난해에는 수계를 받았다. 법명 일연(一蓮)은 ‘아제르 바이젠과 하나로 연결됐다’는 의미로 범어사 주지 대성 스님이 주고르에게 지어준 것이다.

주고르는 “수계식 때 받은 계첩을 보면서 마음을 깨끗이 하고 계율을 지키려고 노력한다”며 수계를 받은 의미를 다시 새겼다.

중학교 3학년이 된 주고르는 며칠 전 친구들을 집에 초대했다. “제가 처음 한국음식이 이상했던 것처럼 친구들이 우리나라 음식을 먹으며 신기해했다”며 웃는 주고르는 “아제르바이잔으로 돌아가면 한국의 아름다운 사찰문화와 불교 그리고 연비의 따끔함을 설명해주고 싶다”고 말한다. 또한 “고등학교도 불교종립학교에 진학해 더 많은 불교문화를 접하고 싶다”는 바람도 밝혔다.
하성미 기자 | hdbp@hanmail.net
2007-05-23 오후 4:0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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