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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주법계의 푸른 물결들이 이처럼 넘치는 기쁨으로 부처님 오신날을 봉축하는 것은 그분의 탄생이 인류역사를 대전환시켰기 때문이며 우리를 생사의 어둠에서 벗어나게 했기 때문입니다.
오늘은 불기 2551년을 맞는 부처님 오신날입니다. 바로 오늘 부처님은 역사적 존재로 탄생하시어 유일한 삶을 사셨지만 법신(法身)은 항상 생멸이 없고 시공을 초월해 있기 때문에 우주법계에 충만해 계십니다.
부처님은 모든 중생이 부처님같이 절대 평등한 불성(佛性)을 지니고 있음을 선언하시고, 올바른 깨달음을 열어 중생을 해탈시키기 위해 오신 것입니다.
우리가 이 날을 기쁘고 즐거운 마음으로 봉축하는 것은 부처님께서 인도 카필라왕국의 태자의 몸으로 강탄하셨기 때문이 아니라, 왕위를 버리고 출가수도 하시어 큰 깨달음을 이루시고 중생들에게 해탈의 대도를 보여주셨기 때문입니다.
부처님께서 룸비니 동산에서 탄생하실 때 사방으로 일곱 걸음을 걸으시고 하늘과 땅을 가리키시며 “天上天下(천상천하) 唯我獨尊(유아독존)” 이라 외치셨습니다.
이는 부처님만이 홀로 높은 주인이라는 것이 아니라 이 세상에 태어나 대지를 밟고 서 있는 모든 사람이 바로 주인이라는 뜻입니다.
모두가 자기자신의 주인이고, 가정의 주인이며, 사회의 주인이고, 국가의 주인, 나아가 세계의 주인임을 강조하신 것입니다.
주인처럼 생활하고, 행동하는 이의 삶은 바람처럼 왔다가 사라지고, 의미없이 살아가는 나그네의 삶과 달리 세상을 긍정적으로 바라보며, 차별과 분별심을 버리고 남과 더불어 살아가는 보람되고 행복한 삶입니다.
부처님께서는 모든 중생이 평등한 불성(佛性)을 지니고 있으며, 특히 인간의 생명과 존엄은 어떠한 사상과 제도, 권력에 의해 구속되거나 억압받아서는 안 됨을 보여주시기 위해 이 땅에 오셨습니다.
그리고 일평생을 생명의 절대적 가치를 구현하기 위해 이 땅에 오셨습니다. 그래서 부처님께서 세상에 오신 이 날을 생명해탈의 날이요, 인간존엄의 대선언을 선포한 역사적인 날이라 합니다.
부처님은 인류가 지향하여야 할 공동체 삶의 모범을 제시하셨습니다. 바로 상의상존(相依相存)해야 하는 공동체의 원리, 베풂과 나눔이 있어야 하는 공존(共存)의 법칙을 대중 속에서 시현해 보이신 것입니다.
공동체의 삶은 모든 이가 세상의 주인이라는 생각으로 고통받는 중생을 외면하지 말고, 무명(無明)과 이기심(利己心)에서 허덕이는 중생을 부처님 열반과 해탈의 세계로 제도하는 일이며, 불의와 증오로 가득한 원망의 마음을 버리고 자비(慈悲)와 은혜(恩惠)의 마음자리로 바꾸는 일입니다.
부처님 오신날을 맞이하여 모든 사부대중들이 부처님께서 깨달으신 진리를 실천하고, 대립과 갈등의 질곡을 벗어나 해탈과 열반의 길로 인도되시고, 각 가정과 이 사회에 부처님의 지혜와 자비가 충만하기를 서원합니다. 성도합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