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기 2569. 9.20 (음)
> 종합
"간탐심 버려야 자비 세상"
지관 스님, '나눔과 화합' 위한 보살행 당부
불기 2551년 부처님오신날을 앞두고 전국이 축제 분위기다. 산골 암자에도 오색연등이 물결친다. 도심지에는 대형 장엄물이 위용을 드러낸다. 봉축행사의 개막을 알리는 서울시청 앞 점등식도 5월 10일 열려 ‘나눔과 화합의 등’에 불이 밝혀졌다.

그런데 ‘나눔’과 ‘화합’을 기원하는 등이 켜졌다는 것은 그만큼 우리사회에서 나눔과 화합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고 있다는 반증이 아닐까?

통계청이 5월 9일 발표한 ‘가계수지 동향’에 따르면 돈을 많이 버는 가구와 적게 버는 가구의 소득 격차가 더욱 벌어져 계층간 빈부 격차가 사상 최악을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나눔이 더욱 필요함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대통령 선거를 앞두고 정치권은 이전투구에 목숨을 걸고 있다. 당과 당 보다 당내 반목과 대립이 더욱 심하다. 당의 향방을 두고 대통령과 당 대표가 서로 때리기에 바쁘다. 경선 방법으로 같은 당 두 대권주자가 원색적인 비난을 쏟아내고 있다.

왜 나눔과 화합이 되지 않는 것일까? 조계종 총무원장 지관 스님은 10일 불교계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나눔이 잘 안 되는 것은 ‘간탐심’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간탐심은 절약과 다르다. 절약은 내가 쓸 것을 아끼는 것이지만, 간탐심은 꼭 써야 할 것을 안 쓰는 것이다.

지관 스님은 “나눔에는 남의 괴로움을 생각하는 것이 전제돼야 한다”고 말했다. 남의 괴로움을 생각한다면 자기 것도 선뜻 내놓을 수 있다는 얘기다.

지관 스님은 또 “자기입장만 생각하기 때문에 화합이 안 된다”고 꼬집었다. 나와 남 사이에 자비스러운 마음이 오고가야 하는데 그게 잘 안 된다. 내 것부터 생각하기 때문이다. 우리는 부처님과 거리가 멀다고 생각한다. 아니다. 남 생각 잘 하는 사람은 부처님이고, 잘 못하는 사람은 중생이다.

그런데 말은 쉽게 하지만 실천이 어렵다. 그래서 지관 스님은 “문수보살 같은 지혜의 눈을 가져야 하고, 관세음보살 같은 따뜻한 자비의 가슴이 있어야 하며, 보현보살 같은 실천의 발이 있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문수보살, 관세음보살, 보현보살은 우리에게 ‘그 원력으로 살 것’을 가르치는 분들이다.

지관 스님은 “지혜는 생각을 많이 해야 나온다. 생각을 많이 하려면 침묵하고 관(觀)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진리는 말을 떠난 자리다. 분별심으로 옳다 그르다 할 뿐이다. 말 없는 곳에서 찾아야 한다. ‘마음을 맑게, 세상을 향기롭게’하기 위해 우리 마음자리부터 관(觀)하자.
남동우 기자 | dwnam@buddhapia.com
2007-05-14 오후 1:3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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