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상적으로 선원의 규약ㆍ규칙 등을 일컫는 용어인 ‘청규(淸規)’는 정확히 어떤 의미를 담고 있는 말일까?

적멸 스님(현불사 주지)은 5월 4일 서울 법안정사 관음전에서 열린 대각사상연구원 학술세미나 ‘백용성 스님과 한국불교의 계율’에서 ‘근현대 한국선종교단에서 제정된 청규에 관한 고찰’을 발표했다. 이 발표에서 스님은 “청규라는 용어 사용에 관한 기준이 없다”며 “청규에 관한 충분한 연구가 이뤄지고 그 정의가 정확히 내려져야 한다”고 주장했다.

스님은 용성선사의 결사회 규칙, 한암선사의 선문규례, 성철선사의 공주규약 그리고 오늘날 조계종 5대 총림이 제정한 여러 규정을 살핀 후 “이 모두를 일괄적으로 청규라고 부르는데, 언제 누가 무슨 이유로 청규라 칭했는지는 알 수 없다”고 지적했다. 이어 스님은 “중국 선종교단의 청규는 백장의 청규를 말하는 것이고, 이후 제정된 청규서도 근본 사상이나 체제에 일관성을 유지하고 있다”며 “반면 우리나라 근현대의 제반 규정은 무엇을 청규라 하는지에 대한 의미가 정립되지 못한 실정”이라고 말했다.

또한 △각각의 제반 규정 사이에 상관성을 발견할 수 없고 △다짐이나 결의문을 청규에 포함시키고 있는 현실 △내용의 빈약성 △지나친 책임과 의무 강조 등을 문제점으로 지적하고, 청규에 대한 정의를 내리는 일이 시급하다고 촉구했다.

조계종은 지난해 10월 ‘조계종 선원청규 편찬위원회’를 발족하고, 종단 차원의 청규를 제정한다는 방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