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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재 보존과 복원은 ‘예방적 차원의 방책’이 전제되어야 합니다. 예방 보존 활동이 작품의 피해를 줄이고 수리 작업을 최소화하기 때문입니다.”(파트리치아 미라콜라 이탈리아 국립중앙복원학교 연구원)
조계종(총무원장 지관)과 주한이탈리아문화원이 주최한 ‘문화재 보존과학 공동 심포지엄’에 참석한 한국과 이탈리아의 문화재 전문가들은 ‘성보문화재의 보존과 복원을 위해 예방활동이 필수적’이라는데 의견을 함께 했다. 심포지엄은 4월 24일 서울 견지동 한국불교역사문화기념관 2층 국제회의장에서 열렸다. 이날 행사에는 조계종 문화부장 탁연 스님과 막시모 안드레아 레제리 주한이탈리아 대사, 유홍준 문화재청장, 이탈리아 국립중앙복원학교 연구원 등 200여 명이 참석했다.
‘문화재 보존현황과 연구방법’이란 주제로 열린 1부 발표에서 안병찬 교수(경주대 문화재보존학과)는 ‘사찰문화재의 보존현황과 미래’란 주제발제를 통해 ▷ 성보문화재보존패트롤 운영 ▷ 성보문화제 복제프로젝트 ▷ 불교중앙박물관과 문화재 보존과학 관련기관과의 협력체계 구축 등을 제안했다.
안 교수는 “성보문화재는 제작 당시의 사회ㆍ문화와 전통 과학기술, 정보가 축적된 산물”이라고 정의한 후 “성보문화재의 수리ㆍ복원과 관련한 보존철학이 정립되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목조건축물이나 석조물의 손상된 원 부재를 새 부재로 교체하며 원 부내를 폐기처분하거나 복원된 부분이 구별되지 않게 복원하는 것 등은 보존지침의 부재(不在)로 일어나는 일이므로 지양해야 한다는 것이다. 복원 작업은 ‘불가피한 경우 최소한’으로 이루어져야 하는 만큼, 이에 앞서 문화재의 현재 상태를 정확히 진단해서 기록ㆍ관리하고, 문화재 보존 환경관리ㆍ유물 취급법 등에 관한 가이드라인을 담은 ‘성보문화재 보존관리지침’을 시급히 마련해야 한다고 안 교수는 주장했다.
이와 더불어 야외에 위치한 성보문화재의 관리를 위해 각 지역별로 사찰과 대학을 중심으로 야외 성보문화재를 순찰, 관리하는 ‘성보문화재 보존패트롤’을 운영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파트리치아 미라콜라 박사 역시 “적절한 시기에 예방과 보존을 통해 문화재의 수명을 관리하는 것이 복원 활동의 기본 원칙”이라며 “복원 작업은 불가피할 경우 최소한으로 작품에 개입해 이뤄져야 한다”고 말했다.
2부 ‘목조문화재의 보존과학’과 3부 ‘전적류 및 견직물의 보존과학’ 발표에서는 분야별 복원 사례와 복원기술의 교류가 이뤄졌다. 김익주 연구원(경담문화재 보존연구소)이 ‘불교 목조 문화재 보존처리’를 주제로 전북 김제 흥복사 대웅전 삼존불의 복원과정을 공개했고, 코스탄자 론고 연구원은 ‘다채로운 목공예품의 보존’을 주제로 이탈리아의 목공예품 복원 기술을 소개했다. 보존과학 전문가인 박지선 교수(용인대)는 ‘한국 불화 및 전적의 보존처리’를, 마누엘라 자르바 연구원은 ‘이탈리아 견직물의 복원과 보존문제’를 주제로 직물과 전적류 보존 과정의 구체적인 노하우를 설명했다.
한편, 심포지엄에 참가한 이탈리아 연구원들은 25일부터 4박 5일간의 일정으로 통도사와 불국사 등을 방문하고 템플스테이를 체험하며 성보문화재를 직접 참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