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기 2568. 3.27 (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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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빛고을불교아카데미] 무엇을 믿고 의지해야 하나
(제1강: 信)혜거 스님(서울 금강선원 원장)/ 4월 18일
혜거스님

광주승보회, 현대불교신문사 공동주최

오늘 저에게 주어진 주제가 신해행증(信解行證) 중 첫 번째, 믿을 신(信)자입니다. 경전에서 바른 믿음에 대해서 수없이 많이 설하고 있지만 이 중에서 가장 믿음이 강조된 경전은 최상승의 사상을 담고 있는 화엄경입니다. 또한 대승기신론에는 믿음에 대한 바른 정의가 내려져 있습니다. 먼저 믿음에 대하여 기신론에서 어떻게 정의를 내리고 있는지 살펴보겠습니다.

기신론에서는‘믿음을 성취하려고 하는 사람은 어떤 마음을 가져야 믿음을 성취할 수 있는가?’이렇게 자문을 하고 다음과 같이 답을 하고 있습니다.‘믿음을 성취하려면 우선 세 가지 마음이 있어야 한다. 그것은 직심(直心), 심심(深心), 대비심(大悲心)이다.’

첫 번째 마음이 곧을 직(直)자 직심(直心)입니다. 직심은 올곧은 마음입니다. 두 번째 마음은 깊을 심(深)자 심심(深心)입니다. 아주 깊은 마음이 있어야 한다고 했습니다. 세 번째 마음은 대비심(大悲心), 대자비심(大慈悲心)입니다. 이 세 가지가 이루어지면 신이 비로소 성취가 된다고 하였습니다.

여기서 직심(直心)은 무엇을 말하느냐? 우리가 어렸을 적에 한 번 품은 뜻을 죽을 때까지 변하지 않고 계속 실천에 옮길 수 있으면 보살입니다. 사람이 자라면서 어릴 적에는 꿈이 크다가 20대 이후로 점점 꿈이 작아지다가 3~40대가 되면 꿈이 없어집니다. 이처럼 한번 먹은 마음이 지속되는 일이 없습니다. 믿음(信)을 성취하려고 하면 첫 번째 조건이 지속되는 마음, 올곧은 마음, 즉 이리 갔다 저리 갔다 하지 않는 마음이 최우선입니다. 그렇다면 어떤 것이 올곧은 마음이냐. 기신론에서 부연 설명하는데 다름이 아니라‘진여법(眞如法)을 바로 믿으면 그것이 직심이다’라고 정의를 내렸어요. 무엇이 진여법이냐. 이게 얼른 쉽지가 않거든요. 진여법의 반대말을 이해하면 진여라는 말을 쉽게 이해합니다.‘진여의 반대말은 다름이 아니라 망념(妄念)이다’라고 되어있어요. 그래서‘망념이 없는 마음이면 올곧은 마음이다’라고 이해하면 직심을 조금 이해할 수 있습니다.

다음은 깊은 마음(深心)에 대해서 말해보겠습니다.
마음이라는 것은 눈으로 보고 아는 마음, 의식으로 아는 마음, 깊은 잠재의식에서 아는 마음, 근본자리에서 생각해서 아는 마음 등 이렇게 마음의 단계가 수없이 있습니다. 눈으로 보고 아는 마음은 눈앞에 보이는 꽃을 보고 시선에서 사라지면 그 마음이 없어집니다. 의식에 담아진 마음은 봤으면 본 마음을 돌려도 꽃 모양이 있어요. 이게 의식으로 아는 마음이에요. 눈을 돌려도 의식의 마음에 꽃이 있었는데 하루밤 지나고 나면 없어집니다. 며칠이 지나도 없어지지 않으면 좀 더 깊은 곳에서 꽃을 본 마음입니다.
대부분의 사람들이 깊은 마음을 찾아 볼려면 찾아지지 않거든요. 그래서 이런 깊은 마음을 기신론에서는 락집일체제선행(樂集一切諸善行)이라고 했습니다. 즉 ‘모든 선행을 잊어버리지 말고 계속 반복해서 실천하라. 이것이 바로 깊은 마음이다’라고 설명하거든요.

세상을 살면서도 성공을 하려면 한 가지 새기는 마음이 있어서 그것을 놓지 않는 마음이 있어야 합니다. 오늘 이 자리에 참석하신 여러분은 마음에다 무엇을 새겨놓으면 깊은 마음이 이루어지느냐. 집 어디든지 일일일선(一日一善)을 새겨놓으십시오. 이것을 써붙여 놓고 날마다 보면 처음에는 무심코 봤지만 언젠가는 하루에 한 가지 선을 실천에 옮기게 될 것입니다. 하루에 한 가지 선이 실천되는 순간 깊은 마음이 성취되었다 할 수 있습니다.

그 다음이 대비심입니다. 사람은 상황에 따라서 동정심이 없는 사람이 없습니다. 연민하는 마음이 일어나지 않는 사람이 없습니다. 다만 그러한 마음이 순간 일어나고 사라지듯 지속성이 없습니다. 대자비심이 순간 일어났다 사라지게 하는 것이 아니라 계속 지속되게 하는 것을 수행이라고 합니다. 일체중생의 고통을 덜어주고, 다른 사람의 어려움을 덜어주고, 이 마음이 사무쳐서 내가 움직이고 있는 곳에서는 어려움이 하나도 없게 한다. 그리고 아무리 어려워도 내가 가면 해결해주겠다는 간절한 심원이 싹이 터서 가득 채워지면 대비심이 됩니다. 이러한 대자비심이 자나 깨나 잊어버리지 않고 계속 놓치지 않으면 그러면 信이 성취된 것이라 할 수 있을 것입니다. 이렇게 해서 믿을 신(信)자를 온전히 수행하는 쪽에서 설명한 것이 기신론입니다.

빛고을불교아카데미에서 법문하는 혜거스님

그러면 믿을 신자를 다시 생각해보면, 신이란 무엇인가. 신이란 불신의 반대말이 신이죠. 그러면 믿지 않는 사람과 믿는 사람이 얼마만큼 차이가 나느냐. 신이 있는 사람은 몸과 마음이 전부가 즐겁고, 무엇을 보든지 긍정적입니다. 믿음이 있는 사람은 아무리 어려운 환경에 처해도‘내가 해결할 수 있어’하는 사람이고, 믿음이 없는 사람은 좋은 환경에 있어도 ‘이게 계속될까’이런 생각을 가져요. 그런 의심 한번 내는 과보가 좋은 환경이 지속되지 않게 하는 것입니다. 어려운 환경에 처해 있는데 내가 해결할 수 있어 그런 마음을 낸 사람은 반드시 어려움을 극복할 수 있게 됩니다. 우리가 세상 살아가는데 가장 큰 병은 불신이에요. 성공한 사람에게 가장 큰 비결은 바로 믿음입니다.

지금부터 믿음을 통하여 세상을 긍정하고 아무리 어려워도 긍정하면서 믿고 살면 우리 운명이 확실히 바뀔 것입니다.

업에서 벗어나고 싶다면 가장 첫 번째 무엇을 가져야 하느냐. 방금 전에 기신론에서 직심, 신심, 대비심을 말하였는데 그 다음단계로 가져야 할 마음이 자비심입니다. 옹졸한 마음이나 미워하는 마음, 그리고 원망하는 마음을 내면 안됩니다.

바른 수행을 위해서는 제일 첫 번째가 자비심입니다. 그 다음에는 바라밀을 닦아야 합니다. 바라밀 중 제일 으뜸이 베푸어 주는 것, 즉 보시바라밀입니다. 이것이 자비심하고 똑같아요. 그 다음에는 중생을 하나도 버리지 말고 전부 포용하는 것, 전부 포용해서 중생을 올바로 가게 하는 것입니다. 이 마음이 확실해 지는 것을 불자의 본행本行이라고 합니다. 불자라면 누구나 근본적으로 행해야 하는 것을 본행이라 하는데 불자의 본행이라 하면 첫째 대비심, 둘째 바라밀, 셋째 섭화중생(攝化衆生)입니다. 본행을 삼게 되면 이것이 바로 다름이 아닌 신조가 되는 것입니다. 신조가 이루어지기 위해서는 어떻게 해야 하나. 그것은 바로 원력(願力)입니다. 우리가 살아가면서 희망이나 꿈이 없으면 어찌 사람이라고 하겠습니까. 희망과 꿈이 없는 삶은 금수의 삶입니다.

사람답게 불자답게 살고 싶으면 원력을 세우고, 큰 서원을 세워야 합니다. 기신론에서는 시간의 한정을 두지 말고 서원을 놓지 말아라 했습니다. 이 말은 언제까지 하고 언제까지 안한다 이것을 두지 말고 이 세계가 없어질 때까지 서원을 놓지 말라는 뜻입니다.

절에 다니면 방편(方便)이라는 말이 귀에 익어요. 방편을 잘못이해하면 임기응변이라고 착각할 수가 있습니다. 방편은 임기응변이 아니고 그 상황을 모면하기 위해서 거짓말 하는 것이 아니고 자비심과 지혜가 원융해지는 것을 방편이라고 합니다.

불자라면 마땅히 대비심, 본원력, 죽을 때까지 가지고 가야 합니다.
대비심만 있고 지혜가 없다면 내 것 다주고 자기는 굶어 죽어야 합니다. 이것은 무지죠. 대비심은 남도 도와주고 나도 이롭고 이것이 대비심입니다. 이 두 가지 이루어진 것을 방편이라고 합니다.

우리는 불자로써 무엇을 이루어야 합니까.
첫째 본행(本行), 둘째 본원(本願), 셋째 자비방편(悲智方便)을 이루어야 합니다. 이것이 이루어지면 믿음 信이 확실하게 생깁니다. 세가지를 잘 지키고 닦아서 깨달음에 이르는 첫 번째 문 믿음을 확실히 증장시키기를 바라겠습니다.
마지막으로 믿음에 대해서 가장 잘 표현된 것이 화엄경인데 화엄경 현수품에 나온 게송을 읽고 마무리 하겠습니다.

信能惠施心無?(신능혜시심무린) 믿음은 은혜를 베풀어 마음에 인색함이 없게 할 수
信能歡喜入佛法(신능환희입불법) 믿음은 환희하여 불법에 들어갈 수 있게 하며
信能增長智功德(신능증장지공덕) 믿음은 지혜의 공덕을 증장할 수 있고
信能必到如來地(신능필도여래지) 믿음은 반드시 여래의 단계에 이르게 할 수 있도다.

信令諸根淨明利(신령제근정명리) 믿음은 모든 감관을 깨끗하고 밝고 예리하게 하고
信力堅固無能壞(신력견고무능괴) 믿음의 힘은 견고하여 무너뜨릴 수 없으며
信能永滅煩惱本(신능영멸번뇌본) 믿음은 영원히 번뇌의 뿌리를 없앨 수 있고
信能專向佛功德(신능전향불공덕) 믿음은 오로지 부처님의 공덕으로 향할 수 있게 하는도다.
정리= 조영훈(빛고을불교아카데미 운영위원) |
2007-04-23 오후 12:4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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