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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상으로 치유한다”
한국명상치료학회 14일 창립 기념 학술대회 개최
한국명상치료학회가 4월 14일 동국대학교 다향관에서 창립했다.

군 입대 5개월 만에 정신과에 입원한 모 병장(21). 6살 때 아버지의 갑작스런 죽음과 어머니의 사업실패 등을 겪으며 우울증을 앓아 온 그는 군대에서 자해소동까지 벌여 정신치료를 받게 됐다. 그의 치료를 맡은 김말환 교수(동국대 상담학과)는 ‘염지관(念止觀) 명상수행 프로그램’을 이용해 병사와 상담을 시작했다.

염지관 명상수행은 몸의 감각을 느끼고 관찰함으로써 고통을 발생시키는 마음의 현상 자체를 자각하고 수용하는 명상법을 말한다. 느낌을 알아차리고, 머물러서, 지켜보는 3단계를 거치며 정신적 장애를 극복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것이다. 김 교수를 찾은 병사 역시 자신의 어려움과 마음 상태를 관찰함으로써 마음의 병을 이기고 병원 치료를 무사히 마칠 수 있었다.

‘명상’은 오늘날 수많은 정신적 스트레스에 시달리는 현대인들의 심리치료에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다. 마음의 병을 치유하기 위해서는 문제의 근원인 ‘마음’을 다스려야 하기 때문이다. 이처럼 명상을 이용한 심리치료를 체계적으로 연구하고 학술적 토대를 쌓아갈 한국명상치료학회가 4월 14일 창립했다. 동국대학교 다향관에서 열린 창립총회에서는 인경 스님(동방대학원대학교 교수)이 원장에, 김말환 교수가 부회장에 각각 선출됐다.

한국명상치료학회 회장으로 선출된 인경 스님이 인사말을 하고 있다.

학회 창립을 이끌어 온 인경 스님은 “불교의 전통 수행법인 명상은 현대인들의 심리치료에 큰 도움이 되며, 이미 서구에서는 이 분야의 연구가 활발히 진행되고 있다”고 말했다. 또한 스님은 “소위 ‘명상의 시대’라고 할 만큼 현대인들은 명상에 많은 관심을 가지고 있다”며 “명상치료는 전통적인 명상 수행과는 달리 심리학과 불교라는 두 영역이 만나 이뤄지는 것이므로 전문적이고 지속적인 연구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이를 위해 한국명상치료학회는 정기적으로 학술대회를 개최하는 것은 물론 학술모임 조직, 논문집 <명상치료연구> 발간, 명상치료 교육 등의 사업을 펼쳐 나갈 예정이다. 또한 명상치료를 연구 지도하는 전문가가 부족한 현실에서, 학회 차원의 공인된 ‘명상치료사증’을 발급하는 등 명상치료 자격증 제도도 운영한다는 방침이다.

창립총회에 이어 열린 창립학술대회에서는 김말환 교수가 우울증을 앓고 있는 군인의 치료과정을 통해 ‘염지관 명상의 심리치료 사례연구’를, 안양규 교수(동국대 불교학과)가 ‘사고의 역기능과 그 해결: 붓다의 가르침과 아론 벡의 인지치료를 중심으로’를 주제로 발표했다. 이날 창립총회와 학술대회에는 명상치료에 대한 높은 관심을 보여주듯 전문가와 학회 회원 200여 명이 참석해 성황을 이뤘다.
여수령 기자 | snoopy@buddhapia.com
2007-04-19 오후 3:5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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