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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교음악’을 찾아 떠났던 긴 여행에서 이종만(49)이 돌아왔다. 포크락을 한가득 가지고서. 그 음악 보따리가 4월 15일 오후 3시와 5시 문화일보홀에서 펼쳐진다. 제목은 ‘음악이 생의 전부는 아니겠지만’이다. 그런데 그에게 음악은 생의 전부였다. 그는 80년대 초부터 그룹 ‘참새를 태운 잠수함’을 결성해 포크음악계의 대표 주자로 떠오르며 주목받았다.
또한 96년부터는 ‘좋은벗 풍경소리’를 만들어 13년간 어린이 찬불가 포교에 매진해오고 있다. 본업이 바뀐셈이다. 그런 그가 왜 이번에 포그 콘서트를 열게 됐을까?
“장롱 속에 꼭꼭 묻어놨던 내 것을 좀 찾아야 겠다는 생각을 했어요. 모든 것이 다 때가 있는 것 같아요. 그 시절인연이 바로 지금이라고 생각했지요.” 그래서 이번 콘서트에는 그가 지난 10여년동안 열정을 바쳤던 찬불가는 레퍼토리에 없다.
“오랫만에 서는 포크 무대에 벌써부터 긴장이 돼요”라며 가벼운 흥분을 내보인 이 남자는 2시간의 인터뷰 내내 진지했다. 3월 23일 인사동 찻집에서 만난 그는 점점 포크가수로 돌아오고 있었다.
▲차 한 잔…정체성
“찬불가는 내면의 평화를 주지만, 포크음악은 삶의 희망을 주는 것 같다. 찬불동요음반은 23집까지 만들었지만 포크음반은 2002년 4집 ‘종로아저씨’가 마지막이었다. 부족하지만 그래도 찬불가 포교에 온 열정을 바쳐왔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하나만을 생각하며 일하다보니 생각이 많이 작아진 느낌이다. 이제 잠시 더 큰 찬불가포교를 위해 잠시 휴식을 동반한 외도를 하고 싶었다. 재충전을 위해서….”
▲차 두 잔…무대
“이번 공연은 4년만에 처음갖는 것이다. 2000년 들어 두 번째 콘서트니 정말 오래간만이다. 총 2부로 나눠 1시간 30분 정도 노래할 예정이다. 1부에서는 대표곡인 ‘음악이 생의 전부는 아니겠지만’ ‘살아있는 기억’ ‘어느 보조웨이터의 이야기’ ‘장돌뱅이’ ‘자유의 바람’ 등 그동안 발표했던 음반 수록곡을 부른다. 2부는 재미위주다. ‘라구요’ ‘물좀주소’ ‘커피한잔’ ‘빗속의 여인’ 등 80~90년대 대중들의 사랑을 받았던 노래를 이종만식으로 선사할 것이다.
기타이외에 피아노, 드럼, 베이스, 건반 등을 사용해 공연장이 아닌 마치 내 방에 온 것 같은 포근함을 주고 싶다. 아직 대중가수로 살아가고 있다는 걸 보여주고 싶다”
▲차 세 잔…음악
“불교음악과 포크음악 모두 내 삶을 움직이는 원동력이다. 80년대 밤무대에서 노래하며 비교적 돈과 인기를 얻었지만 항상 마음속이 허전했었다. 낮과 밤이 뒤바뀐 일상, 술취한 사람들에게 이따금씩 상처받는 자좀심 등. 항상 이건 아닌데 하는 생각을 했다. 그러던중 90년대 초 조계사 어린이 합주단을 지도하며 불교음악에 관심을 가졌고, 이제는 내 업이 되버렸다. 어떤 장르의 음악이 든지 난 사람의 마음을 움직이는 음악의 힘을 맏고 산다.”
▲차 네 잔… 포크가수 이종만
“중고시절부터 기타가 좋았다. 용돈을 모아 기타를 샀을때 모든 것을 다 얻은 느낌이었다. 정식으로 활동한 것은 1979년 그룹 ‘참새를 태운 잠수함’을 결성하면서부터다. 이후 86년에 첫 음반인 ‘이종만과 자유인’을, 89년 2집 ‘신사와 청바지’, 92년 3집 ‘나의 선택’, 2002년 4집 ‘종로 아저씨’를 냈다.
▲마지막 잔…미래
역시 본업은 어린이 찬불가 포교다. 5월 3일~5일까지 찬불가 콘서트를 연다. 계절별로 공연을 가질 생각이다. 개인적으로 5집 음반 기획도 고려중이다. 이번 공연처럼 본업을 잠시 휴업하고 돌아와 포크 무대로 이따금씩 휴가를 오겠다. 포크와 락은 내 정신적 삶의 원천이자 휴식처다. 일 할때나 휴가 때나 음악을 놓지 못하는 걸 보니 역시 음악은 내 삶의 전부인 것 같다. 공연문의 (02)723-983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