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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내 개방 바람을 타고 불교에 대한 젊은 층들의 연구와 신행이 활발히 이뤄지는 등 최근 10여 년 사이 중국 불교계는 급속한 성장을 거듭하고 있습니다.”
지난 3월 30일 중국 북경대에서 만난 북경대 종교연구소 루우열(73,樓宇烈) 소장. 중국 선종사를 전공한 루 소장은 “철학 뿐 아니라 문화, 사회 등 중국에 관해 연구하는 사람들이라면 누구나 기본적으로 불교에 관한 연구가 필요하다”며 “최근 중국에서는 젊은 층을 중심으로 불교 연구와 신행이 활발히 이뤄지고 있다”고 말한다.
루 소장에 따르면 최근 중국 내에서는 사찰 복원 및 건립과 승려 교육기관인 불학원(佛學院) 개원이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고 한다. 또한 각 사찰에서는 회보와 사보를 펴내고, 중국 각 성 마다 있는 불교협회에서도 불교잡지를 발행하고 있다.
불교학에 대한 관심도 높아져, 대학마다 불교학과를 개설하고 한 해 300여 명에 달하는 불교학 전공 석ㆍ박사를 배출하고 있다. 매년 1000여 편 가까이 쏟아지는 불교 관련 논문들은 불교 사상사적 측면 뿐 아니라 문화, 비교종교 등 다양한 분야로 그 연구 영역이 확대되고 있다. 또한 매년 20여 차례의 불교학회가 열리는 등 그야말로 ‘불교학 중흥기’를 맞고 있는 것이다.
“절강성과 복건성 등 동남 연안의 지역의 불교가 급속히 성장해 내지 불교의 성장을 이끌고 있는 형국입니다. 최근에는 일부 불자들을 중심으로 티베트 불교에 대한 관심도 높아지고 있습니다.”
특이한 점은 우리나라의 템플스테이와 유사한 단기출가 프로그램이 운영되고 있다는 점이다. 이는 중국 학생들이 1주일 간 절에 머물며 스님들과 똑같은 생활을 체험해 보는 프로그램으로, 지난해 20여 개 사찰에서 단기출가 프로그램을 개최했다. 한 회 마다 사찰 규모에 따라 적게는 40여 명에서 많게는 200여 명의 학생들이 참여한다고 한다.
“앞으로 한중일 삼국의 문화 교류에 있어 불교는 큰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됩니다. 나라마다 문화적 배경은 다르지만, 부처님 가르침과 자비사상에 입각해 교류할 때 서로를 더 잘 이해하고 받아들일 수 있을 것입니다. 한국과 중국도 앞으로 공동의 주제로 불교를 연구하고, 학자와 스님들의 교류도 활발히 이뤄져야 할 것입니다.”
루 교수는 최근 ‘선불교는 전통적인 의미의 불교가 아닌 중국인들만의 사유체계’라는 지적에 대해서도 “선불교의 근본은 부처님 가르침에서 벗어나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선불교는 중국에서 탄생한 것이 확실하지만, 그 근본정신을 부처님의 가르침에서 찾을 수 있다”는 루 교수는 “선불교, 대승불교, 소승불교는 겉옷만 다르게 입었을 뿐 그 중심사상은 한 뿌리에서 출발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