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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복지법인 인덕원 이사장 성운 스님은 3월 23일 지역사회 복지포교 30년을 기념하는 ‘무차대법회’를 봉행하고, 불교계가 노인복지 사업에 앞장서야 한다고 촉구했다. 그동안 아동ㆍ장애인 등 다양한 계층의 복지사업을 꾸려 왔지만, 오늘날 우리 사회에 가장 필요한 것이 바로 노인복지라는 인식 때문이다.
“평생을 부처님의 마음으로 가정을 꾸리고 자식을 키워낸 불자들이 나이가 들어서는 이웃종교 복지시설에서 생을 마감하는 경우가 적지 않습니다. 우리나라도 15년 남짓이면 전 국민 중 65세 이상 인구가 14%를 넘는 고령사회가 됩니다. 치매ㆍ중풍으로 고통 받는 어르신들의 복지 문제는 가정과 사회의 큰 문제로 떠오를 것입니다. 불교계는 이러한 문제에 대해 어떤 준비를 하고 있는지 돌아봐야 합니다.”
불교 복지계의 ‘성공모델’로 꼽히는 성운 스님. 스님이 복지에 관심을 가지게 된 것은 “지역에서 필요한 사찰이 되어야 한다”는 신념 때문이다.
“지역 주민들에게 외면 받는 불교가 되어서는 안 됩니다. 현대인들이 무엇을 필요로 하는지를 잘 살피고 국가나 사회의 손길이 미치지 않는 곳에 자비를 베푸는 것, 그것이 바로 불교가 해야 할 일입니다.”
1978년 서울 은평구 삼천사에 자리를 잡은 스님은 지역민들에게 ‘다가가는’ 사찰이 되기 위해 노력했다. 소년소녀가장의 부모 노릇이며 독거노인의 자녀 역할을 하면서 복지시설 건립을 발원했다. 10여 년 간의 준비 끝에 1994년 사회복지법인 인덕원을 설립하고 어린이집과 노인복지회관 등을 위탁 운영했다. 97년에는 법인 직영으로 인덕어린이집과 인덕노인복지회관을 건립하게 됐다. 이후 시립 은평노인종합복지관, 구립 어린이집, 은평구립도서관, 역촌노인복지센터 길음종합사회복지관 등을 수탁했다. 현재 사회복지법인 인덕원에만 250여 명의 종사자가 근무하고 있고, 지난 한해 시설 이용 인원만도 530여 만 명에 이른다.
하지만 스님은 ‘규모’나 ‘시설 수’가 중요한 것이 아니라고 지적한다.
“위탁ㆍ수탁 운영에는 한계가 있습니다. 작더라도 불교계가 직접 운영하는 복지시설이 늘어나야 합니다. 전국의 각 사찰들도 재정 형편과 지역 특성에 맞는 복지시설을 운영해야 합니다. 비록 작은 시설일지라도 지역민들이 느끼는 불교에 대한 이미지는 크게 변할 것입니다. 그것이 바로 포교가 아니겠습니까?”
스님은 최근 정부 지원 사업으로 소규모 노인요양원을 건립해 9월 경 문을 열 예정이다. 현재 인덕원 자리에 5년간 150억원을 투자해 3500평 규모의 ‘종합노인복지타운’도 건립할 계획이다. 여기에는 스님들을 위한 무료 요양시설, 유ㆍ무료 요양원, 치매중풍시설, 노인복지문제 연구소 등이 들어서게 된다.
“세상을 위해 수행하는 것이 바로 복지라고 생각합니다. 제가 일구어 온 복지사업들이 우리 사회를 불국토로 만들어 나가는데 작은 디딤돌이 되길 바라는 마음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