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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단법인 장경도량 고려대장경연구소(이사장 종림)가 4월 2일 세종문화회관 세종홀에서 ‘2011년 고려대장경 천년의 해 선언식’을 개최하고 대장경 조성의 새로운 천 년을 준비한다. 2011년은 1011년 고려 초조대장경의 조성이 시작된 지 천 년이 되는 해. 고려대장경연구소는 ‘천 년의 지혜를, 천 년의 미래로’라는 모토 아래 이를 기념하는 다채로운 사업을 마련했다.
고려 초조대장경은 송나라 개보대장경 이후 세계 두 번째로 조성된 대장경. 하지만 그 존재가 알려져 학계의 주목을 받기 시작한 것은 불과 1967년부터다. 11,000여 권에 달하는 초조대장경의 목판은 소실됐고, 인본(印本)이 일본 교토 남선사에 2,000여권, 대마도에 600여 권, 우리나라에 300여 권 등 총 3,000여 권이 남아 있다.
현재 고려대장경연구소는 일본 하나조노대학 국제선학연구소와 연구협정을 체결하고 남선사 소장 초조대장경판을 디지털화하고 있다. 연구소는 2011년까지 초조대장경의 디지털화와 연구 시스템을 완성한다는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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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구소는 고려대장경의 역사적 의의를 알리는 데도 앞장선다.
이를 위해 이어령 중앙일보 고문과 루이스 랭카스터 교수(미국 버클리대) 등을 포함하는 문화ㆍ학계 전문가 100인을 중심으로 ‘고려대장경 천년의 해 기념사업 준비위원회’를 꾸렸다. 준비위원회는 4월 2일 선포식을 시작으로 자료집 발간, 홈페이지 구축, 학술회의와 정기 강연회 개최 등 고려대장경의 역사ㆍ문화사적 의의를 알리는데 나설 예정이다.
종림 스님은 “흔히 부처님의 가피로 외세의 침입을 막으려 조성한 것으로만 알고 있지만, 고려대장경은 당시 사회의 문화ㆍ예술ㆍ지식체계를 결집한 당대 아시아 지식사의 결정판”이라고 강조한다. 초조대장경 간행을 시작으로 교장(속장경), 재조대장경(해인사 팔만대장경)으로 이어지는 대장경 간행의 역사는 단순한 ‘불경(佛經) 편찬''이 아닌 곧 우리나라 지식의 결집체라는 것이다.
고려대장경연구소 오윤희 소장은 “초조대장경은 이번 디지털화 사업을 통해 처음으로 공개되는 귀중한 자료”라며 “서지학적 중요성 외에도 각필, 도장, 판화 등 문화사적으로도 ‘보물창고’라 할 만큼 학술적 가치가 풍부하다”고 설명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