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교방송 이사장 종하 스님이 3월 14일자로 이사 임기가 만료됨에 따라 이사장직을 내놓아야 할 상황에 처했다. 이는 지난 1월 9일 불교방송 제5대 이사장에 취임한지 불과 두 달 밖에 안돼 불교방송의 위상에 흠집이 난 것이 아니냐는 우려의 목소리가 높다.
이런 초유의 사태가 일어난 발단은 3월 12일 열리기로 돼 있는 제61차 이사회가 무산되면서 부터다. 이날 이사회에서는 종하 스님의 이사직 임기 연장과 통도사 출자 지분 이사 예정자인 조계종 총무부장 현문 스님의 이사 선출이 주요 안건이었다. 하지만 이날 이사회에는 총 19명의 이사중 7명만이 참석해 성원미달로 이사회 개최가 무산됐다. 불교방송 정관은 이사장직에 대해 이사 재임 기간에만 할 수 있도록 명시돼 있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불교방송 이사회는 3월 15일부터 상임이사 영담 스님의 직무대행 체제로 운영되게 됐다.
이번 이사회 성원 무산에 대해 불교방송의 모 이사는 “현문 스님의 이사 선임건에 대해 불만을 품은 모 이사가 전화를 걸어 불참 협조를 유도하는 전화를 받은 건 사실”이라며 “하지만 종하 스님이 임기 만료로 이사장직을 물러나야할 상황까지는 미처 생각하지 못했다”고 당황스러워 했다.
이에 대해 이해 당사자인 모 이사는 “내가 전화를 걸어 불교방송 이사들의 불참을 유도했다는 것은 전혀 사실 무근”이라며 “지난번 이사회 때 통도사 지분으로 들어오는 이사는 주지가 선출된 뒤 다시 논의하자고 결정한 바 있어 직무대행이었던 현문 스님은 적합하지 않다는 것을 말했을 뿐”이라고 해명했다.
이와 관련 불교방송 감사 종훈 스님은 “불교방송에 출자한 지분으로 선출되는 이사는 해당 사찰에서 지명해 주는 이사를 선임하는게 관례이다”며 “하지만 현문 스님 본인이 자신의 문제가 거론 되는 것을 원치 않아 차기 이사회의 이사 선출 안건 상정에는 제외를 시켰다”고 말했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이번 문제의 해결이 될 3월 21일 오전 10시 30분 마포 홀리데이인 호텔에서 열리는 이사회 결과에 이목이 쏠리고 있다. 이날 이사회에는 종하 스님의 이사 임기 연장과 이사장 선출의 건이 맞물려 있기 때문이다.
이름을 밝히기 꺼리는 불교방송의 한 이사는 “종하 스님이 이사장직을 수행하는데 문제가 된 이사직 임기 연장만 무리없이 통과된다면 이사장을 맡는 것은 거의 당연지사가 아니냐”며 “불교방송의 안정을 위해서는 자리 때문에 잡음이 일어나는 일은 없어야 할 것”이라고 우려를 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