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220여 사립박물관과 미술관의 50% 정도는 설립자나 관장 개인이 운영비를 부담하며, 종사자의 평균 급여는 111만원인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학예사의 평균 근무기간이 30여 개월에 불과한 등 박물관 운영 상황이 열악한 것으로 확인됐다.
한국사립박물관협회(회장 전보삼)는 최근 이 같은 내용을 담은 <국내외 사립박물관 실태조사 및 한국사립박물관의 장단기 진흥방안>을 발간했다. 최병식 교수(경희대 미술학부)와 연구진 15명이 지난 1년간 현장ㆍ설문조사를 진행한 결과다. 사찰 성보박물관을 포함하는 국내 사립박물관에 관한 현황파악과 실태분석이 이뤄진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조사보고서에 따르면 사립박물관의 28%는 연간 5천만원에서 1억원 정도의 운영비를 지출하고 있으며, 5천만원 미만인 곳도 20%이나 된다. 사립박물관의 운영비는 전체의 50% 정도가 설립자나 법인 자체 기금으로 충당하고 있으며, 입장료와 지원금 등으로 운영한다는 비율은 각각 16%에 불과했다. 미국의 경우 사립박물관이 사립 자선단체 지원금(35%)과 정부 지원금(25%)으로 운영되는 것과는 자못 대조적이다.
최병식 교수는 “사회간접시설인 사립박물관의 공공성을 인정해야 한다”고 전제하고 “정부는 전문적 평가 프로그램을 통해 사립박물관에 대한 지원을 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전보삼 회장(만해박물관장)은 “그간 사립박물관의 정책대안이나 좌표설정에 필요한 기초 조사가 이뤄지지 않았었다”며 “이번 조사보고서가 한국사립박물관 중흥의 기틀을 마련하는데 중요한 자료가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