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기 2568. 10.26 (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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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제해도 담판한이 돼 앞만 보고 걸어가야"
조계종 종정 법전 스님 병술년 동안거 해제법어 발표
법전 스님

병술년 동안거 해제일을 맞아 조계종 종정 법전 스님이 해제법어를 발표했다.

법전 스님은 해제법어에서 “해제를 해도 행동거지는 담판한이 돼 앞만 보고 걸어갈 일이지 절대로 곁눈을 팔아서는 안 될 것”이라며 “화두 역시 담판한처럼 절대로 망상을 붙이지 말고 한 길로만 쭉 밀어붙여야 할 것”이라고 당부했다.

이와 관련 법전 스님은 “‘담판한’은 널따랗고 긴 판대기를 등에 지고 다니는 사람을 말한다. 사물의 한 면 만을 볼뿐 전체를 보지 못하는 사람을 비유한 말로서 단견에 빠져있는 외골수 내지는 외고집이라는 뜻”이라며 그런 외고집이 또 공부를 할 수 있게 만드는 또 다른 힘이 된다는 뜻이라고 설명했다.

따라서 법전 스님은 “결제는 앉아서 몸을 담판한을 만드는 것이요, 해제는 서서 마음을 담판한으로 만드는 일”이라며 “몸과 마음이 함께 담판한이 돼 도반과 선지식으로부터 ‘정말 담판한!’이라는 소리를 들을 수 있을 때 참으로 담판한을 벗어나는 도리가 그 속에 있음을 알게 될 것”이라고 해 해제시에도 부단 없는 정진을 계속하라는 경책을 했다.

한편 조계종 전국선원수좌회가 전국 선원의 정진대중 현황을 정리한 ‘병무년 동안거 선사방함록’에 따르면 전국 91개 선원(총림 5곳, 비구선원 53곳, 비구니선원 33곳)에서 정진대중 총 2144명(비구 1102명, 비구니 843명, 총림 199명)이 용맹정진한 것으로 집계됐다.

다음은 해제법어 전문.

조계종 종정예하 도림법전 대종사 동안거 해제법어

목주도명선사가 납자를 불렀습니다.

“대덕이여?”

납자가 고개를 돌리니 말했습니다.

“담판한擔板漢이구나.”

‘담판한’은 널다랗고 긴 판대기를 등에다가 지고 다니는 사람을 말합니다. 그러므로 머리를 돌릴 수 없기 때문에 한쪽 면 밖에 볼 수 없습니다. 따라서 사물의 한 면 만을 보고 전체를 보지 못하는 사람을 비유한 말입니다. 단견에 빠져있는 외골수 내지는 외고집이라는 뜻입니다. 조주선사도 시원찮은 납자를 ‘담판한’이라고 꾸짖었습니다.

남방에서 온 납자가 조주선사 회상에 참여하고자 하니 선사께서 물었습니다.

“남방에는 불법이 매우 성한데 그대는 거기에서 무엇을 했는가?”

“불법이 어찌 남북에 매여 있겠습니까?”

“그대가 설봉의존 선사나 운거도응 화상의 회상에서 왔다고 하더라도 담판한 일 뿐이다.”

설봉이나 운거 역시 당대의 대선지식들입니다. 누구 밑에서 공부한 것이 중요한 것이 아니라 스스로의 안목이 열렸는가 열리지 못했는가 하는 것이 더 중요한 일입니다. 육조혜능 선사의 나무꾼 행자시절 수준으로, 그것도 모방해서 한마디 대답했으니 ‘담판한’이라는 소리를 들어도 할 말이 없게 되었습니다.

이제 석 달 공부살림살이를 마치고 동안거 해제를 하는 날입니다. 해제를 해도 행동거지는 담판한이 되어 앞만 보고 걸어갈 일이지 절대로 옆눈을 팔아서는 안 될 것입니다. 화두 역시 담판한처럼 절대로 망상을 붙이지 말고 한 길로만 쭉 밀어붙여야 할 것입니다. 결제는 앉아서 몸을 담판한을 만드는 것이요, 해제는 서서 마음을 담판한으로 만드는 일입니다. 몸과 마음이 함께 담판한이 되어 도반과 선지식으로부터 ‘정말 담판한!’이라는 소리를 들을 수 있을 때 담판한을 벗어나는 도리가 참으로 그 속에 있음을 알게 될 것입니다.

담판한擔板漢이 낙수가落誰家오

일척안一隻眼으로 여하변如何辨고

심산오야월명중深山午夜月明中에

규곡석인심중전叫哭石人心中箭이로다

담판한이라는 말이 누구에게 떨어질 것인가를

한쪽 눈만 가지고서 어떻게 가릴 수 있겠는가?

깊은 산 한밤중에 달은 밝은데

울부짖는 돌장승은 심장에 화살을 맞은 탓이로다.

불기 2551(2007) 동안거 해제일에
남동우 기자 | dwnam@buddhapia.com
2007-02-28 오전 11:31:00
 
한마디
불교는 너무 세상과 동떨어진 일이나 관심을 갖는다. 특히 종정스님 같이 큰시님일수록 더 그렇다. 이러니 한국 땅이 개독교 나라가 되려고 대선주자들이 하나같이 불자가 없잖은가....
(2007-03-01 오후 10:37:15)
121
대학원 박사과정생에게 하는 말을 도청하면서 너무 어렵게 한다느니 뭐니 하는 넌 뭐냐? 유치원생이냐? 박사과정생에게 말할때는 박사과정에 맞게, 초딩에게 말할 땐 초딩에게 맞게 말하는 것 몰라?
(2007-02-28 오후 10:28:46)
104
총림선원 납자는 사회로 치면 대학원 이상 공부중인 사람들이다. 종정예하의 법어는 바로 대학원박사과정생들에게 당부한 글이다.
(2007-02-28 오후 10:26:44)
105
쉬운 말로 한 법문을 귀에 줏어 담는다고, 그 법문대로 되는 것은 아니지요. 오히려 그저 망상을 하나 보태는 것이 될 뿐. '담판한'이 되어 참구하라는 종정예하의 위 법문이 그 어떤 법문보다 귀하지 않은가요?
(2007-02-28 오후 5:51:38)
97
이러면 보나마나 종정예하 지지자 간화선 신봉자들은 "그깟 화두 머가 어렵냐!! 참구도 안하고 무조건 덮어놓고 어렵다 어렵다 하지말고 닥치고 참구나 해라!!" 라고 윽박지르겠죠. 하지만 부처님이나 다른나라 스님들이 존경과 귀의를 한몸에 받는건 법랍 3~40년된 스님들도 알아듣지 못하는 어려운 말과 몸짓이 아닌, 초등학생이나 직딩들도 바로 알아들을 수 있는 쉬운 말과 행동으로 보여주는게 아닌가요?
(2007-02-28 오후 2:43:10)
113
반면 다른나라 종정예하 스님들 법어는 초등학생이나 직딩불자들도 알아듣기 쉬운 말로 하면서도 부처님 가르침의 핵심을 정확히 전달하고 있습니다.
(2007-02-28 오후 2:40:54)
78
담판한이니 뭐니 우리같은 직딩불자들은 무슨말인지 하나도 못알아듣겠군요.
(2007-02-28 오후 2:38:11)
1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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