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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절기 건강 ‘물’로 지키세요

“물, 잘 마시고 있습니까?”
너무나 당연하게 생각하면서도 쉽게 지켜지지 않는 일 중에 하나가 바로 ‘물 마시기’다. 우리 몸의 70%를 차지하는 물은 1~2%만 모자라도 이상증상이 나타나는 ‘건강의 바로미터’라 할 수 있다. 전문가들은 “물만 제대로 마셔도 건강을 유지할 수 있다”고 말한다. 아침 공복에 마시는 물 한 잔은 변비를 예방하고 위장기능을 좋게 한다. 봄철 황사가 심할 때도 물을 자주 섭취하면 몸 안에 들어온 중금속과 같은 유해물질이 빠져나가게 된다. 하지만 무턱대로 많이 마신다고 좋은 것만은 아니다. 쉬우면서도 까다로운 ‘물 바르게 마시는 법’을 알아본다.

▷ 왜 ‘물’인가?
세계보건기구(WHO)는 ‘인간에게 발생하는 질병의 80%는 물과 관련돼 있다’고 말한다. <물, 치료의 핵심이다>(물병자리)를 쓴 미국의 저명한 물 연구가 뱃맨겔리지 박사 역시 ‘거의 모든 질병은 몸의 수분 부족에서 발생한다’고 말한다.

물은 혈액의 구성 성분으로, 여러 영양분과 호르몬ㆍ효소ㆍ산소 등을 세포에 전달하는 역할을 한다. 침과 위액ㆍ담즙 등의 분비액을 구성하며, 몸속의 독소를 밖으로 배출하는 것을 돕는다. 또한 물은 장기 사이에 스며들어 장기의 마찰을 줄이고 움직임을 쉽게 만든다. 물을 ‘인체의 윤활유’라고 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이 밖에도 물은 체온을 조절하고 혈액의 점도를 조절하는 등 우리 몸에 없어서는 안 될 구성성분이다. 이처럼 중요한 물이 제대로 공급되지 않으면 신체기능 역시 저하될 수밖에 없다.

▷ 내 몸은 만성탈수?
늘 피곤하고 입안이 마른다. 혓바닥이나 손톱이 자주 갈라진다. 피부가 건조하고 탄력이 떨어진다. 특별한 질환이 없는데도 이런 증상이 계속된다면 ‘만성탈수증’을 의심해 봐야 한다. 만성탈수증은 아직 학문적으로 정립된 질병은 아니지만, 몸의 지속적인 수분 부족이 누적된 ‘영양부족’ 상태를 일컫는 말이다. 개인마다 차이가 있지만 물 섭취 하루 권장량인 1.5~2ℓ보다 적게 물을 마시는 사람이 물 섭취량을 늘린 후 앞서 열거한 상태가 호전된다면 만성탈수를 의심해 볼 수 있다. 만성탈수가 누적될 경우 몸속 수분이 부족하다는 신호인 갈증을 인지하지 못하며, 이는 변비와 비만ㆍ피로ㆍ노화의 원인으로 이어질 수 있다.

‘물을 충분히 마신다’고 생각하는 사람 중 커피나 녹차, 콜라 등의 양을 물 섭취량으로 계산하는 경우가 많은데, 이러한 음료는 수분섭취에 큰 도움이 되지 않는다. 카페인이 이뇨작용을 함으로써 오히려 몸속의 수분을 배출하기 때문이다. 식사 시 먹는 국의 양 또한 수분섭취량에서 제외해야 한다. 국에 포함된 소금, 단백질, 아미노산 등을 분해하기 위해서는 더 많은 양의 물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 얼마나 마실까?
성인 한 사람이 하루에 소변으로 배출하는 수분은 약 1.4ℓ, 땀과 호흡 등으로 배출되는 수분은 약 1ℓ다. 적어도 2~2.5ℓ의 수분은 섭취해야 한다는 말이다. 과일이나 야채, 식사 등으로 섭취하는 수분이 약 1ℓ 정도이므로, 물로 보충해야 하는 수분은 1~1.5ℓ이라는 결론이다. 전문가들이 ‘하루 8잔의 물을 마시라’고 권하는 것도 이러한 이유에서다.

하지만 우리나라 성인 남성의 물 섭취량이 하루 평균 980ℓ, 여성은 740ℓ에 불과하다는 조사결과에서도 보듯, 좀 더 ‘의식적’으로 물을 마셔야 할 필요가 있다. 담배를 피거나 술을 즐겨 마시는 사람이라면 일반 권장량보다 더 많은 물을 섭취해야 니코틴과 알코올을 배출할 수 있다.

어느 정도의 물을 마셔야 하는지는 전문가들에 따라 계산법이 다르다. 일반적으로는 몸무게 1kg당 33㎖ 이상의 물을 마시라고 조언한다. 몸무게가 60㎏인 사람은 250㎖ 잔으로 7~8잔 정도가 적당하다. 물은 입안이 마르거나 갈증을 느끼기 전에 마셔두는 것이 좋다. 갈증을 느끼는 상황은 이미 ‘수분 부족’을 경고하는 것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무턱대로 많이 마신다고 건강에 이로운 것은 아니다. 심장이나 신장이 안 좋은 사람, 나이가 많은 사람은 너무 급히 물을 마시지 않도록 한다. 마라톤 등 땀을 많이 흘린 후 수분을 지나치게 섭취하게 되면 ‘수분 중독’의 원인이 될 수 있다. 수분중독은 두통과 구역질, 현기증 등의 증상을 동반한다.

▷ 어떻게 마실까?
물은 맹물이나 끓인 수돗물이 적당하다. 차가운 물보다는 상온의 물이나 체온과 비슷한 미지근한 물이 몸에 부담을 적게 준다. 물은 ‘조금씩 자주’ 마시는 것이 정석이다. 한꺼번에 물을 몰아 마시면 혈액 속 나트륨을 희석시켜 체액불균형을 일으킬 수 있으므로, 천천히 씹어 마시는 습관을 들인다. 식사 중이나 식사를 마친 직후에는 물을 되도록 적게 마신다. 소화액을 묽게 만들어 소화를 더디게 할 뿐만 아니라 역류성 식도염이 있는 경우 이를 악화시킬 수 있기 때문이다. 대신 식사 30분~1시간 전, 운동하기 30분 전에 물을 충분히 마셔두는 것이 좋다.
여수령 기자 | snoopy@buddhapia.com
2007-02-23 오전 10:2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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