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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제의 미소’가 보호각을 벗어나 햇빛 속에서 되살아난다.
충남 서산시와 태안군은 훼손 방지를 위해 세운 보호각이 습기를 유발하고 자연채광을 가려 마애삼존불의 미소를 제대로 감상할 수 없게 한다는 지적에 따라 국보 마애삼존불의 보호각을 대폭 정비할 방침이다.
지난해 초 서산마애삼존불(국보 제84호)의 보호각을 지붕과 기둥만 남기고 모두 철거했던 서산시는 최근 새 보호각의 기본설계를 마무리하고 다음 달 중 설계에 착수한다. 새로운 설계에 따르면 마애삼존불 위에 자연채광이 이뤄질 수 있도록 투명한 재질의 비 가림 시설을 설치하고, 벽이나 기둥은 세우지 않는다. 서산마애삼존불은 1965년 풍화와 인위적 훼손을 막기 위해 보호각이 설치된 지 42년 만에 햇빛을 받으며 온화한 모습을 되찾게 되는 것이다.
서산시는 “폐쇄형 보호각으로 인해 보호각 내부와 암벽에 이슬 맺힘 현상이 나타나 마애삼존불을 훼손한다는 진단에 따라 보호각을 철거하고, 자연채광과 통풍이 가능한 새로운 시설을 설치하게 됐다”고 밝혔다.
태안군도 태안마애삼존불(국보 제307호)의 이슬 맺힘 현상 제거를 위해 3월부터 1억원을 투입, 보호각을 정비키로 했다. 태안군은 이슬 맺힘 현상을 유발하는 홍살문을 넓히는 한편 비가 보호각 안으로 들어오지 않도록 풍판(風板)도 설치할 계획이다. 이에 더해 서산마애삼존불과 마찬가지로 보호각을 완전히 철거하고 자연채광이 가능하도록 하는 방안도 검토 중이다. 또한 마애삼존불 뒤 도로의 진동이 마애삼존불의 훼손을 가속화할 수 있다고 판단해 과속방지턱도 설치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