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겨울 같지 않은 포근한 날씨가 이어지던 2월 초, 날씨만큼이나 따뜻한 소식이 남쪽에서 전해졌다. 불교계 복지법인으로는 최초로 사회복지법인 내원(이사장 정련)이 경남 거제에 재활전문병원 ‘마하재활병원’을 개원한다는 것이다. 2월 28일 첫 진료를 앞두고 시설을 개방한 마하재활병원을 7일 찾아가봤다.
▷ 환자 입장을 먼저 생각한 설계
경남 거제시 동부면 부춘마을. 80여 가구 남짓이 모여 사는 작은 마을에 대도시에도 흔치 않은 재활병원이 우뚝 서 있었다. 지하 1층 지상 3층, 연건평 1200평 규모에 100 병상을 보유하고 있는 마하재활병원은 수도권을 제외한다면 가장 큰 규모를 자랑한다.
2003년부터 건립이 추진된 마하재활병원은 2005년 착공해 이제 막바지 마무리 작업만 남겨두고 있다. 투입된 건축비만 33억원. 정부지원금 23억과 사회복지법인 내원의 출자금 10억원이 보태졌다. 28일 개원에 맞춰 2명의 의사와 7명의 간호사, 15명의 물리치료사를 비롯해 35명의 전문 인력이 배치될 예정이다.
규모도 크지만 내용면에서도 결코 다른 병원에 뒤지지 않는다. 병원은 재활의학과와 지역민을 위한 내과ㆍ가정의학과를 갖추고 있다. 의약분업지역에서도 제외될 만큼 의료혜택을 받기 힘든 지역임을 감안해 인근 5개 면의 주민들이 언제든 병원을 이용할 수 있도록 했다. 장기간 입원해야 하는 재활환자들의 생활에 불편함이 없도록 물리치료실을 1층에 두고, 입원실도 최대한 넓게 설계한 것도 마하재활병원의 특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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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층에는 내과ㆍ가정의학과 진료실과 재활환자를 위한 운동치료실, 작업치료실, 열전기 치료실 등 재활 물리치료시설, 약국 등이 갖춰져 있다. 방사선 촬영이 더욱 쉽게 설계된 6-way X선 촬영기와 골밀도측정기 등의 첨단장비를 완비한 전문 치료시설도 1층에 위치해 있다. 물리치료실 우성식 실장은 “환자와 물리치료사가 1:1로 치료를 받을 수 있어 재활이 더욱 효율적으로 이뤄질 수 있다”고 강조한다.
입원실이 있는 2층과 3층 역시 환자들의 쾌적함과 편리함을 고려한 흔적이 역력하다. 건물 전체를 관통하는 홀을 두어 어디서든 하늘을 볼 수 있고, 2층과 3층 옥상을 개방해 환자들이 언제든 신선한 공기를 쐴 수 있게 했다. 간병인이나 환자 가족을 위한 취사실과 탈의실, 환자를 위한 목욕탕도 별도로 마련했다. 또한 재활의지가 강한 환자들을 위해 2층과 3층에 각각 운동치료실을 설치, 24시간 개방함으로써 빠른 재활을 돕는다.
마하재활병원 김윤경 사무국장은 “실내외 휴게공간을 줄이고 병상을 더 늘일 수도 있었지만, 환자들이 내 집처럼 편안하고 쾌적하게 생활할 수 있도록 여유 공간을 많이 두었다”고 말한다.
▷ 왜 재활병원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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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에서는 현재 470만 명이 지체장애나 교통사고, 뇌졸중 등의 장애로 고통 받고 있다. 이들은 단시간의 치료로 완치되는 것이 아니라 장기간의 입원을 통해 꾸준한 재활치료를 받아야 한다.
하지만 현재 우리나라 재활병원의 병상 수는 4000여 개에 불과하다. 더구나 환자가 입원 2~3개월 후에는 다른 병원으로 옮겨가야 하는 의료법상 환자들이 장기적인 입원치료를 받기가 쉽지 않다. 가장 재활이 필요한 시기에 입원할 수 있는 병원을 구하지 못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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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하재활병원은 이처럼 뇌졸중(중풍)을 앓거나 교통사고ㆍ산업재해 등으로 질병을 얻은 사람, 관절염이나 허리통증 등 만성노인환자들이 장기간 입원해 치료를 받으며 재활의 기회를 가질 수 있도록 하기 위해 마련된 곳이다. 수익 창출을 목적으로 하는 의료법인이 아닌, 사회복지법인의 명의로 병원을 세운 만큼 ‘경제적 이익’이 아닌 환자에 대한 ‘복지’를 건립이념으로 삼고 있다.
여기에 더해 거제의 깨끗한 공기와 자연이 품에 안긴 환경조건은 환자의 재활의지와 효율을 더욱 높여줄 것으로 기대된다. 이미 개원 소식을 듣고 입원을 예약한 환자들도 상당수다. 마하재활병원이 부처님의 자비와 자연의 넉넉함 속에서 환자의 재활 의지를 싹틔우는 불국토가 되길 기대해 본다. (055)633-30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