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찰에서 발우공양할 때 고춧가루 하나도 함부로 버리지 않는다. 음식물에 대한 고마움과 소중함 때문이다.
쓰레기가 별로 배출되지 않을 것 같은 사찰. 그런데 일부 사찰의 쓰레기 발생량이 일반 가정보다 3배 정도 많은 것으로 조사됐다. 이들 사찰 쓰레기의 많은 부분을 탐방객들이 배출하고 있어, 대책이 시급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 같은 결과는 조계종이 사찰의 친환경적 생활과 생태사찰 만들기 일환으로 발간한 〈사찰쓰레기 처리현황 및 문제점 분석과 대책마련연구〉(책임연구원 : 이병인 부산대학교 지역환경시스템공학과 교수)에서 드러났다.
총 25개 사찰을 대상으로 한 연구결과, 사찰 상주인원에 의한 1인 1일 쓰레기 발생량은 일반 가정(1040g)의 55%정도였다. 그러나 탐방객의 영향이 많은 6개 사찰의 쓰레기 발생량은 3111g으로서, 일반가정보다 3배 많았다.
예를 들어 지난해 양산 내원사 지역의 전체 쓰레기 발생량 47280kg 중 내원사 자체의 상주인원에 의한 쓰레기 발생량(6085kg)은 12.9%에 불과했다. 나머지 87.1%는 탐방객에 의한 쓰레기인 것으로 나타났다. 내원사는 지난해 5210만원을 쓰레기 처리 비용으로 지출했다.
이에 따라 종단에서는 사찰 쓰레기 처리를 위해 △사찰 쓰레기 관리 지침서 개발 및 보급 △현대적이고 친환경적인 재의식 및 재문화 정립 △사찰 내 쓰레기 관련 시설 개선ㆍ정비 △사찰 경내 쓰레기통 개발 및 보급 △사찰 소임자 교육 △탐방객에 대한 교육 및 홍보 등이 필요한 것으로 지적됐다.
종단 외부적으로는 △정부, 지자체, 공단 등 유관기관과의 협의를 통해 탐방객 쓰레기에 대한 지원 및 협조방안 강구 △탐방객에 대한 상시적인 홍보와 계몽활동 등이 시급한 것으로 조사됐다.
조계종 사회부장 지원 스님은 “환경위원회를 통해 ‘사찰 쓰레기 관리 지침서’ 개발을 진행하는 한편, 정부 등과 탐방객에 의한 사찰 쓰레기 발생량 감량을 위한 협의를 진행할 예정”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