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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신 훼손하지 않으며 현대적 음식 개발해야"
[인터뷰]사찰음식 강좌 여는 정산 스님
사찰음식전문가 정산 스님(산촌 대표)은 올해 동산불교대학 사찰음식학과를 통해 후진 양성에 나설 예정이다.
사찰음식연구가 정산 스님. 아직은 사찰음식전문점 ‘산촌(山村)’ 대표 ‘김연식’이라는 속명으로 더 널리 알려져 있는 정산 스님이 올 한해 사찰음식 전문가 양성에 발 벗고 나선다. 지난 20여 년간 ‘산촌’을 세계적으로 유명한 음식점으로 키웠지만, 체계적인 교육을 통해 후계자를 양성하지 못한 데 대한 아쉬움이 컸기 때문이다.

그 첫 걸음으로 올해 3월 개강하는 동산불교대학의 사찰음식학과 강의를 맡았다. 그동안 개인 연구소 등에서는 사찰음식 강의가 열려 왔지만 교양대학 내에 정식 교과목으로 강좌가 개설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기초과정 1년과 연수과정 1~2년으로 구성될 사찰음식학과에서는 이론체계 정립과 실습을 병행할 예정이다.

또한 스님은 ‘사찰음식 아카데미(가칭)’를 개설해 심도 깊은 강좌를 마련하고 전문가를 양성하겠다는 계획도 가지고 있다. 사찰음식을 지속적으로 가르칠 수 있는 법인체를 구성해 공간을 확보하고, 커리큘럼을 체계화해 나가기 위해서다.

“우리의 전통적인 사찰음식이 서구화된 식습관과 대중의 무관심으로 인해 점차 사라지거나 왜곡되고 있습니다. 한시라도 빨리 사찰마다 전래되는 고유의 음식을 찾아내고 기록해야 합니다.”
정산 스님은 열다섯 살 되던 해인 1961년 범어사로 출가했다. 음식 만드는 일에 유독 흥미를 가졌던 스님은 사찰음식이란 존재가 일반인에게 알려지기 전인 70년대 초반부터 사찰음식에 주목했다. 전국의 유명 사찰을 찾아다니며 입에서 입으로 전해져오던 ‘공양간 손맛’을 배웠고, 사찰의 특색 있는 음식들을 꼼꼼히 기록으로 남겼다.

이후 일간지와 잡지 기고를 통해 사찰음식을 알려 나가던 스님은, 80년대부터 서울 인사동에 사찰음식 전문점을 열고 이를 운영하는 데만 전력을 쏟았다. ‘스님이 왜 음식에만 관심을 가지냐’는 비난과 ‘사찰음식 연구에 예산을 쓸 수는 없다’는 종단의 무관심에도 더 이상 얽매이기 싫었다.

그렇게 26년이 훌쩍 흘렀다. 그 사이 ‘산촌’은 수많은 국내 언론은 물론 <뉴욕타임즈>에 ‘한국의 우수 레스토랑’으로 소개될 만큼 세계적인 음식점으로 성장했다. 스님 역시 적지 않은 변화를 겪었다. 비록 승적이 바뀌고 가사 색깔도 달라졌지만, 스님은 “그것은 그저 행정서류상의 변화일 뿐 나의 사찰음식에 대한 애정만큼은 변함없다”고 말한다.

“사찰음식에 대한 사회와 종단의 관심이 높은 지금이 연구에 박차를 가해야 할 때”라는 스님은 “사찰음식의 원형을 되찾고 보존하는 한편 사찰음식에 담긴 정신 훼손하지 않는 범위에서 현대인들의 입맛에 맞춰 다양한 음식을 개발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한편 정산 스님은 본지에 격주로 사찰음식에 관한 원고 ‘사찰음식의 모든 것’을 게재할 예정이다.
여수령 기자 | snoopy@buddhapia.com
2007-01-25 오전 11:4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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