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 주월동 미륵사(주지 혜법)는 1월 8일 경기도 광주 남한산성 북문 입구에 미륵사 선재원을 설립하고 부처님 점안법회를 봉행했다. 점안법회에서 혜법 스님은 인사말을 통해 “선재원 개원과 함께 본격적으로 장학사업, 노인복지사업을 펼치겠다”고 선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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혜법 스님이 불교복지를 서원하고 광주 무등산에 미륵사를 개창한 지 10년만이다. 이날 스님은 점안식 내내 눈시울을 적셨다. 지난세월이 주마등처럼 스쳤기 때문이다. 스님이 초등학교를 졸업할 무렵 부모님의 사업실패로 가정이 파산됐다. 7남매의 장녀로 졸지에 소녀가장이 되었고 제대로 학교를 다니지 못했다. 공부하고 싶었고, 부모님과 함께 살고 싶었던 마음이 불교복지를 펴겠다는 원력이 되었다.
스님은 미륵사에서 오갈 데 없는 노인들을 모시고 살았다. 음식에 남다른 재주가 많은 스님은 신도들과 함께 불우한 이웃을 찾아가 음식공양을 올렸다.
2004년 초파일을 앞둔 어느날, 그린벨트에 세워진 법당이 불법건물 철거반에 의해 허물어졌다. 또다시 하루아침에 가족이 흩어져야하는 아픔을 겪었다.
이듬해 공양주보살을 위해 마련해준 음식점이 운영난에 허덕이자 음식점을 아예 법당으로 바꾸었다. 저자거리에 미륵사를 다시 개창한 것이다. 희유하게도 수행환경은 어려워도 스님의 기도와 원력에 감응한 신도들이 몰렸다.
지난해에는 선재원봉사단(단장 구만본)을 창설했다. 비상연락망을 가동하면 시,공간을 초월해 100여명의 회원이 모인다. 선재원 봉사단은 계절이 바뀔 때마다 소외된 이웃과 외로운 노인들을 찾아가 공양을 올리고 있다. 지난 동짓날에도 소년원, 요양원, 복지관 등에 동지죽 5000 그릇을 공양했다.
미륵사 선재원의 음식은 독특하다. 떡국을 끓여도 울긋불긋 색이 나는 웰빙식이다. 단호박, 흑미, 녹차잎 등으로 갖가지 색을 내기 때문이다.
이번 성도재일에는 가정형편이 어려운 학생들에게 장학금을 지급한다. 미륵사 살림이 어려워도 해마다 4-5명의 학생들에게 주는 장학금만은 빠트리지 않았다.
이제 미륵사 선재원은 영광군 바닷가에 1만여 평의 부지를 확보하고 본격적인 생산활동에 들어간다. 스님의 주특기인 음식을 이용해 주부들을 위한 일자리를 창출하고, 수익금을 장학금과 노인복지 기금으로 활용하기 위해서이다. 다음달에는 노인 요양원 기공식도 갖는다.
이번에 개원한 경기도 광주의 미륵사선재원도 본래 음식점이었다. 남한산성 입구에 있는 가든을 사찰로 개창한 것이다.
이곳에서는 정진뿐 아니라 노인들을 모시고 살면서 주부들을 위한 일자리를 제공할 예정이다. 또한 영광에서 생산한 농산물을 서울지역에 판매하는 거점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하고있다.
“배고픈 이에게 먹을 것을 주고, 목마른 이에게 물을 주는 것이 불자가 해야 할 일입니다. 이것이 불교입니다”
혜법 스님이 현대불교신문 독자들에게 전하는 정해년 덕담이다. (062)672-000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