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리석은 청년들이 기도한다고 불교가 무너지겠는가? 그들의 어리석음을 오히려 불쌍히 여기고 참다운 종교관을 키워주는데 역점을 둬야 한다.”
“주인이 주인노릇을 똑바로 못하니 남의 집을 함부로 넘보는 것이다. 이번을 계기로 불교도들이 자기성찰의 시간을 갖고 결속력을 보여줘 다시는 이런 일이 재발하지 않도록 해야 한다.”
2006년 6월 4일 벡스코에서 열렸던 기독교 청년단체의 기도회에서 ‘사찰이 무너지도록’이라는 기도 문구를 사용하며 구체적인 사찰명까지 거론하는 불상사가 있었다. 이 소식을 접한 부산교계의 반응은 엇갈렸다. 그러나 부산불교계는 침묵하지 않았고 엇갈리는 의견들을 모아 부산불교계의 승재가가 대대적으로 참여한 대책위원회가 꾸려졌다. 기독 청년단체를 향한 공개 항의 및 사과 요구는 물론 다각적인 대응책 마련을 고심해왔다.
불교교권수호협의회(상임대표 정각) 주최로 1월 23일 오후 3시 부산 KBS홀에서 열리는 불교수호대법회도 부산불교계의 이 같은 노력 중의 하나다. ‘종교평화’를 대전제로 열리는 대규모 불교수호대법회는 타종교를 부정하고 폄훼하는 일부 몰상식한 이들의 행태를 더 이상 좌시하지 않겠다는 부산불교계의 강력한 의지 표명이며 더불어 불교계 내부의 정진력을 새롭게 다지는 자리가 될 전망이다.
이 같은 부산불교계의 움직임은 그동안 수많은 훼불사건이나 교권침해 사례를 접하면서도 이렇다할 대응책을 내놓지 못했던 불교계가 이에 대응하는 전담기구를 만들고 조직적인 대응을 위해 나선 것이라 더욱 주목된다.
23일의 행사는 부산불교계 행사 중 최대 규모인 500여명의 스님들이 참석하는 것을 비롯, 5000여 사부대중이 운집한 가운데 종교편향과 불교탄압 및 훼손 사례 전시, 교권침해, 불교탄압 사례 발표, 영상물 상영, 참회정근, 호법단 발대식 등의 순서로 진행된다.
이날 행사의 하이라이트는 불교중흥과 교권수호를 위한 호법단 발대식. 신행단체 또는 사찰 신도 108인으로 구성될 108호법단은 2월 2일 교권 수호를 위한 3000배 용맹정진기도를 갖게 되며 각 사찰별로 호법단을 꾸려 지속적으로 교권수호와 불교중흥을 위한 기도회를 봉행하도록 한다는 방침이다.
특히 교권수호협의회는 교권 수호 움직임이 단순히 기독 청년연합의 기도회에 대한 대응으로 그치지 않고 향후 지속적으로 이어지도록 하기 위해 매일 반야심경 1회 사경과 발원문 작성, 불교수호 기도금 모금, 교권침해 사례 모음집 발간 등의 사업을 꾸준히 펼쳐나갈 방침이다. 이를 위해 교권수호협의회 상설화를 추진 중이며 호법단 3000배 기도회향과 사암연합회 기도 등의 열기를 이어 3월 중으로는 발심대법회를 개최할 예정이며 이러한 교권수호의 열기를 2007년 봉축 법요식에 맞춰 불교중흥의 기틀로 삼겠다는 각오다.
한편 2006년 6월에 열렸던 기도회에 영상 축하 메시지를 보냈던 이명박 前 서울 시장이 1월 23일 범어사를 방문할 예정인 가운데 대한불교청년회 부산지구의 청년들은 이명박 前 시장의 범어사 방문을 저지하겠다는 입장이어서 귀추가 주목되고 있다. (051)866-338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