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립공원입장료 폐지로 문화재관람료 징수와 관련해 문화재 보호사찰이 비난의 뭇매를 맞고 있는 가운데 고불총림 장성 백양사가 우려를 표명하고 나섰다.

백양사(주지 성오)는 서옹대종사 원적 3주기를 맞아 1월 7일 오후 1시 백양사 문도 중진스님 20여명이 참가한 가운데 임회를 열고 국립공원에서 사찰 토지를 제외시켜 줄 것을 요구하는 결의문을 채택했다.

이는 전국 문화재 보유사찰의 문화재관람료 징수가 불법적으로 이뤄지고 있는 것 같은 여론이 형성되고, 나아가 불법(佛法) 폄하와 불교계 매도로 이어지고 있는데 따른 결의다.

백양사 대중은 결의문을 통해 "백양사는 백암산이라는 고유한 산 이름을 내장산국립공원으로 덧씌워 역사를 왜곡하고 자존심에 큰 상처를 주었을 뿐만 아니라 공원지정에 따른 행정규제와 종교활동의 장애를 초래하고 있다"며 "불교계의 동의 없이 일방적으로 지정된 사찰토지와 자연문화유산에 대한 국립공원 지정은 해제되어야 하며, 이 지역의 보호를 위해 ''백암산 역사자연문화유산지구''로 명칭을 변경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이를 위해 △국립공원에서 사찰 토지 제외 △수행환경 훼손 방지 위한 국립공원 해제 등을 제안했으며, △순수등산객과 국립공원 탐방객에게 남창지구 개방 등을 추가적으로 조치했다.

다음은 결의문 전문.

문화재 관람료 징수에 대한 백양사 입장

세계자연보전연맹(IUCN)이 정한 국립공원의 정의를 보면 영감적, 교육적, 문화적 그리고 여가선용을 위한 특별한 조건하에서만 탐방이 허용되어야 한다고 되어 있습니다. 지금 문제가 되고 있는 등산객들에게 관람료 징수문제는 국립공원의 정의를 이해한다면 있을 수 없는 논란입니다. 우리나라의 국립공원은 무분별한 등산객과 행락객들로 인하여 지켜지는게 아니라 파괴되어 가고 있습니다. 애초 국립공원의 지정 목적이 역사와 자연문화유산을 보호함에 있었다면 국립공원의 무분별한 개방은 지양되어야 됩니다. 국립공원 대부분은 우리 민족의 정서와 오랜 세월 같이 해온 불교문화유산을 포함하고 있으며 국립공원으로 지정된 지역의 대부분은 사찰 소유지입니다. 당연히 교육, 문화적 차원에서 불교가 그 권리를 행사하고, 이용할 수 있습니다. 보호해야할 가치가 있는 것들은 유형의 것들만이 아닙니다. 눈에 보이지 않는 무형의 유산들이 더욱 그 빛을 더할 수 가 있습니다. 문화재관람료는 가치 있는 것들을 보호하기 위한 최소한의 유지비입니다. 세계 각국은 지금 경제적 성장의 바탕위에 문화선진국이 되기 위하여 문화산업에 많은 힘을 기울이고 있습니다. 당연히 정부는 대한민국의 위상을 위하여, 문화적 정체성과 보존에 노력하여야 되며, 사찰문화재에 대한 지원과 협조를 더욱 강화하여야 합니다. 1. 국립공원에서 사찰 토지를 제외시켜야 합니다. 1971년 군사정권은 천여년간 산과 문화재를 지켜온 불교계와 동의 없이 국립공원으로 지정하였습니다. 지정과 함께 행정적인 규제와 종교 활동에 심각한 장애를 초래하였습니다. 특히 백양사는 백암산 이라는 고유의 산 이름을 내장산국립공원으로 덧 씌워 역사를 왜곡하고 자존심에 큰 상처를 주었습니다. 백암산의 대부분 토지는 백양사의 소유이고 백양사스님들의 노력으로 오늘에 이르렀습니다. 불교계와 동의 없이 일방적으로 지정된 사찰토지와 자연문화유산에 대한 국립공원 지정은 당연히 해제되어야하며, 이 지역의 보호를 위하여 ‘백암산역사자연문화유산지구’로 명칭을 변경할 것을 요구합니다. 2. 백암산 성지를 찾아온 문화재관람객에게는 주차료를 받지 않습니다. 문화재 관람료를 낸 관람객은 등산을 하기 위해 이 곳을 찾은 것이 아니라 백양사의 불교문화재와 백암산의 자연과 문화유산을 찾아온 분들입니다. 관람객에게 국립공원은 부당하게 주차료를 징수하고 있습니다. 천 몇백원의 국립공원입장료를 폐지한다고 온갖 홍보는 다하면서 4000원의 주차료는 계속 징수하고 있는 모순이 계속되고 있습니다. 백암산을 찾은 문화재관람객에 대한 국립공원관리공단의 주차료 징수는 부당합니다. 3. 순수등산객과 국립공원 탐방하는 분들을 위하여 남창지구를 개방하였습니다. 백암산의 남창지구는 사자암지(獅子庵地) 약수암지(藥水庵地) 등의 역사적인 사적지와 의승군의 혼이 어려 있는 입암산성이 있습니다. 특히 남창지구의 오른쪽은 백암산의 뒷면으로 대부분이 백양사 토지입니다. 백양사는 순수 등산객과 국립공원 탐방객을 위하여 남창지구를 무료로 개방합니다. 4. 국립공원의 이름으로 수행도량을 파괴하고 있습니다. 전국 5대 총림의 하나인 고불총림 대웅전에서 약 300미터 떨어진 곳에 야영장을 지정하여 백양사의 수행환경에 장애를 초래하고 있습니다. 사찰 바로 옆에서 통돼지 바비큐를 하고 밤새 고성방가를 하여도 야영장으로 지정되어 막을 수없는 형편입니다. 이러한 국립공원의 수행환경 파괴행위를 막기 위해서라도 국립공원의 해제를 주장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