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불서(佛書)를 간행할 때 사용된 것으로 추정되는 국내 최고(最古)의 한글 금속활자가 발견됐다.
국립중앙박물관 역사부는 1월 4일 기자브리핑을 통해 “한글판 <능엄경>인 <능엄경언해, 1461년 作>를 간행할 때 사용한 을해자(乙亥字)일 가능성이 큰 금속활자 30여개와 우리나라 최초의 번역 시집인 <두시언해, 1481년 作>를 찍을 때 사용했던 한글 금속활자를 찾아냈다”고 밝혔다.
조사를 담당한 이재정 학예연구사는 “30자를 전자현미경 등으로 확대 촬영해 분석한 결과 <능엄경언해>나 <두시언해>의 한글 자체(字體)와 똑같았다”며 “나머지 720여 활자도 1668년에 만든 활자로 간행한 각종 언해본의 자체와 같아서 1668년에 만든 것으로 파악됐다”고 밝혔다.
이 학예연구사는 또 “조선시대 최초의 금속활자인 계미자(1403년)나 세종시대의 갑인자(1434년)는 실물이 남아 있지 않은 것으로 보이고 을해자로 확실시되는 이번 한글 금속활자가 국내 최고의 금속활자일 가능성이 매우 높다”고 말했다.
현재 고려시대 것으로 전해지는 한문 활자 2점이 남북한에 한 점씩 전하고 있으나, 출토지가 확실치 않고 수량이 워낙 적어 실제로 인쇄에 사용한 것인지는 확실치 않다.
한편 현전하는 세계 최고의 금속활자본은 1377년 간행된 <직지심체요절>인데, 이는 구텐베르크의 <성서(1455년 간행)>보다도 78년 빠른 것이다. 이규보의 <동국이상국집>에는 1234년 <상정고금예문>을 금속활자로 간행했다는 내용도 적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