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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봉사는 나의 운명…한 시간이라도 더…”
자비나눔 원력대상 수상 춘전화 보살
독거노인들을 위한 음식준비에 여념이 없는 춘전화 보살
“한 시간 행복하고 싶으면 낮잠을 자고, 하루 행복하려면 낚시를 하고, 한 달간 행복하고 싶으면 결혼을 하고, 일년간 즐거우려면 재산을 물려받고, 평생 행복하려면 봉사를 하라.”

광주ㆍ전남지역 불자들의 신행공동체인 자비신행회가 12월 15일 광주 KBC 컨벤션 홀에서 개최한 ‘2006, 아름다운 자비나눔의 날’행사에서 이사장 현장 스님은 이 같은 속담으로 인사를 대신했다.

이날 날마다 행복한 삶을 살아가는 봉사자들 가운데 ‘올해의 자비나눔 원력대상’을 수상한 춘전화(박춘자ㆍ63)보살도 금년 한해를 되돌아보며 남다른 감회에 빠졌다.

춘전화 보살은 자비신행회가 사회복지봉사활동 인증관리센터로부터 봉사시간 인증 적용 후 처음으로 600시간을 돌파해 이날 대상을 받았다.

“봉사는 제가 즐거워서 하는 일이지 누구를 위해하는 것이 아닙니다. 그런데 상을 받고나니 부끄럽습니다.”

몇 년전 만해도 춘전화 보살은 움직이지 못하는 병자였다. 오래전부터 앓아온 류머티스 관절염, 심장병, 갑상선 등으로 5분도 걷지 못했다. 그나마 사찰에 나가 부처님 전에 의지하는 것이 전부였다.

20여 년전, 사찰 봉사자들과 함께 음성 꽃동네를 방문하게 되었다. 그날 춘전화 보살은 커다란 충격에 빠졌다. 우리 주위에는 이웃의 도움을 필요로 하는 이들이 너무 많다는 것을 알게 된 것이다.

그 후 “어차피 몸뚱이는 죽으면 흙으로 돌아가는 것, 조금이라도 움직일 수 있을 때 하자”며 자원봉사에 죽기 살기로 나서게 됐다.

움직이는 종합병원과 다름없는 몸을 이끌고 재활원을 찾아가 기저귀를 빨기 시작했다. 그런데 희유한 일이 생겨났다. 남을 위해 일하는 시간만은 잠시나마 몸의 고통이 사라졌다.
육체적 고통도 한 생각 돌리면 고통으로 느껴지지 않는다는 것을 알게 된 것이다.

이렇게 시작한 자원봉사가 조금씩 늘어났다. 매주 시간을 정해 정기적으로 봉사를 하게 되었고, 봉사를 하는 곳도 많을 때는 서너군 데가 됐다.

1999년, 반갑게도 광주 불교계에도 본격적인 봉사단체인 자비신행회가 생겼다. 근래에는 수요봉사팀장을 맡아 독거노인에게 밑반찬을 만들어 배달하고 있다. 초하루, 보름법회가 수요일과 겹쳐도 무조건 자원봉사가 우선이다. 독거노인들을 위하는 것이 곧 부처님에게 공양 올리는 일이기 때문이다.

수요봉사팀은 모두 7명이다. 팀원들은 모두가 동생쯤 돼는 후배들이다. 아침 8시30분이면 자비신행회 작업장으로 와서 밑반찬 4종류를 만든다. 점심공양을 하고 다시 배달 팀과 함께 노인들에게 직접 반찬을 전달하고나면 하루가 간다.

이번에 돌파한 600시간은 2003년부터 시행된 봉사시간 인증서에 기록된 시간이다.
“제가 좋아하는 일이어서 그동안 상을 거부했는데 이번에는 염치불구하고 받았습니다. 앞으로 딸아이와 손주 녀석들도 봉사에 참석하라고 권하고 싶은 마음에서였죠.”

손녀와 함께 행사장에 나와 상을 받은 춘전화 보살은 요즘도 손가락에 반창고가 떨어질 날이 없다. 관절염으로 걷지 못하고 손가락 마디마디가 욱신거리기 때문이다.
그래도 금년 봄부터 서서히 먹는 약을 줄이고 있다. 내년부터는 모든 약을 중단하겠다고 한다.
봉사할 때면 신바람이 나고 즐거워 아픔을 느끼지 못하기에 그 느낌을 평소에도 이어가려고 노력하고 있다. 그러다보니 약 없이는 못사는 줄 알았는데 이겨낼 수가 있게 된 것이다.
이준엽 기자 |
2007-01-02 오전 9:1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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