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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교의 생활화 현대화 세계화’를 사시로 1994년 창간 이래 신행과 포교를 이끄는 정론지로서 선도적 행보를 해온 현대불교신문. 운영주체인 한마음선원의 법인 해체 결의로 12월 27일자로 폐간 위기를 맞았다. 그러나 이 일이 알려지면서 1000만 불자들의 대변지를 자임하며 불교언론발전에 지대한 공을 세운 ‘현대불교’가 폐간되는 일은 없어야 한다는 여론이 회오리처럼 일파만파 커지고 있다. 폐간위기를 맞은 본지는 12월 15일 태고종 한국불교전통문화전승관에서 조계종 한국불교문화사업단장 종훈 스님과 성태용 (사)우리는선우 이사장, 최정희 前 <현대불교> 편집국장을 초청, 긴급좌담을 열었다.
참석자
종훈 스님(조계종 한국불교문화사업단장)
성태용((사)우리는선우 이사장)
최정희(前 현대불교 편집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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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훈 스님 불교언론이 지향해야할 방향을 제시해온 <현대불교> 폐간 소식은 매우 의아하고 당혹스럽다. 특히 한마음선원이 운영이 불가능한 상황이라든지 재정적인 파산 위험이 있는 상황이라면 이해가 가겠지만, 전혀 그런 문제가 없는데도 <현대불교> 폐간이라는 결정을 내렸기 때문이다. 그동안 적자를 감안하지 않고 운영해 왔다고는 생각하지 않는다. 또 신행 포교 혁신, 불교문화 창달, 불교학 발전 등에 크게 기여해 온 <현대불교>를 폐간한다면 한마음선원뿐만 아니라 불교계 전체의 큰 손실이 될 것이다.
성태용 불교언론이 재정 지원없이 운영된다는 것은 불가능한 상황이다. 그런 면에서 한마음선원이 계속적인 지원을 통해 <현대불교>를 발전시켜 왔다는 점은 인정하지 않을 수 없다. 특히 일찍이 신문을 통한 포교의 중요성을 깨닫고 지원과 노력을 기울인 점은 한마음선원의 큰 업적이다.
최정희 <현대불교>는 12년 동안 사찰을 짓고 불교회관을 건립하는 불사 이상의 효과를 냈다. 전국의 중·고교에 데생용 반가사유상을 보급하고 어린이와 군포교를 위한 후원 유도, 불자들의 신행혁신을 위한 각종 법회, 불교의 사회복지활동 장려 등 대단한 성과를 거뒀다.
성태용 <현대불교>가 지닌 강점은, 불교교단 문제에는 중도적인 견지에서 접근하고 수행, 신행, 포교, 문화, 수행환경 수호 등의 문제에는 적극적으로 보도해 왔다는 점이다. 예를 들어 대장경 전산화 불사가 이루어질 때 <현대불교>는 그 필요성과 진행상황 등을 자세하게 보도함으로써 불자들의 동참을 이끌어내 불사가 성공적으로 이뤄질 수 있도록 했다. 이처럼 그동안 <현대불교>가 일군 성과와 업적, 그리고 구축한 인프라와 데이터를 버리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
▶불교계 전체의 큰 손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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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연 지금의 상황이 <현대불교>를 폐간으로 몰고갈 상황인가? 폐간의 가장 큰 피해자는 종사자들인데 그것이 정당한가를 돌아봐야 한다. 불과 3주 전에 회사해체를 통고한 것은 너무나 비불교적인 처사다. 법적으로 문제없다고 도덕적으로도 문제가 없는 것은 아님을 명심해야 한다.
성태용 한마음선원만큼 포교의지를 갖고 있는 곳은 많지 않다. 적자를 감수해가며 그동안 유지해왔다는 것만 해도 큰 포교의지라 말 할 수 있다. <현대불교>를 어떤 식으로든 살리고 유지하는 방향이 그 포교의지에 상응하는 일이다. 그동안 운영이 어려웠다면 어려움을 줄일 수 있는 길을 함께 모색하고 원만히 해결해 나가면서 유종의 미를 거둬야 한다.
최정희 불교언론 환경은 매우 열악하고 흑자를 내는 길은 참으로 어렵다. 그런 가운데 한마음선원의 부담이 컸을 수 있다. 그렇다면 이제 부담을 최소화하는 방안을 모색하면서 문제를 풀어가야 한다. 그동안 <현대불교>의 업적을 평가한다면 그것은 한마음선원의 전법원력과 구성원들의 뜻을 모은 노력의 결실이다.
성태용 지난 12년 동안 <현대불교>가 걸어온 길은 곧 한마음선원의 포교의지와 다름 아니다. 그러나 지금의 <현대불교>는 한마음선원만의 것이라고 단정지을 수는 없다.
이사회의 결정이 법적인 효력은 있겠지만 <현대불교>는 이미 불교계 공공자산이 됐다. 수많은 독자가 있고, 신문사가 추진한, 각종 공익을 위한 불사에 협조했던 사찰과 불자들이 있음을 분명히 알아야 한다.
종훈 스님 법인 해체, 즉 폐간은 법률적인 방법이겠지만, 모든 일에는 도덕적인 문제가 결부된다. <현대불교>에 종사하는 직원들의 입장에서 볼 때는 생계의 문제다. 이들의 어려움을 방관하는 것은 비불교적이다. 중요한 것은 일방적으로 어느 한쪽의 희생으로 몰아가선 안 된다는 점이다.
서로 타협해서 자구책을 마련하고, 조정하는 과정에서 서로 양보하고 조정하는 기간이 필요하다고 본다.
한마음선원의 위상은 <현대불교>를 운영한 후 엄청나게 달라졌다. <현대불교>가 없었더라면 한마음선원의 위상이 지금과 같았을 거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이런 측면에서 한마음선원이 <현대불교>를 계속 유지한다면 지금의 출혈을 감수할 가치가 있다.
▶한마음선원의 ‘언론불사’ 업적 지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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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태용 한마음선원의 공을 부정하는 이는 아마 없을 것이다. 그러나 일을 잘 해오다가도 그만두게 되면 오히려 반대충격을 받을 수 있다. 지금이 그런 상황이다. 폐간한다고 했을 때 한마음선원이 져야할 부담은 상상 이상으로 크다. 시작을 하지 않았다면 몰라도 잘 해 오던 것을 접는 것은 큰 실망이며, 거꾸로 원망으로 돌아가게 된다. 불교가 뒷걸음질 칠 것이 뻔한 일을 결정한 한마음선원의 재고가 필요하다.
종훈 스님 인프라와 데이터 등 <현대불교>가 갖고 있는 유·무형의 자산이 아주 많다고 본다. 그것만으로도 지원없이 운영될 수 있다. 하지만 현실적으로 가장 중요한 문제는 <현대불교>에 몸담고 있는 이들의 마음가짐이다. 종사자들의 마음자세에 따라 폐간될 수도 있고, 한 걸음 더 나아갈 수 있는 발판이 될 수도 있다.
상황을 파악해보니, 폐간 결정이후 종사자들이 한마음선원에 요구하는 내용이 결코 지나치지 않다. 누구나 공감할만한 현실적인 요구를 하고 있다. 선원이 조금만 마음을 열면 수용할 수 있는 사안이다. 폐간까지 너무 시간이 없으니까 시간을 조금만 달라, 그동안 축적된 자료와 데이터를 양도해달라, 그러면 자구노력을 통해 고통을 감내하고라도 스스로 살아갈 수 있는 구조를 만들겠다는 것이다. 이런 것도 받아들이지 못한다면 어떻게 종교인이라고 할 수 있겠는가.
▶돈으로 평가못할 자산 축적
성태용 <현대불교> 같은 언론을 하나 제대로 키우기가 어려운데, 이런 상황이 온데 대해 한편으로는 슬픈 생각이 든다. 누구의 책임이라고 한정하기 보다는 모두의 책임이 아닌가 돌아보자. 종단은 종단대로, 불자는 불자대로 불교언론이 자생할 수 없는 구조를 깨지 못했기 때문이다. 이런 상황이라면 제2, 제3의 사태가 계속 일어날 것이다. 이번 기회에 불교언론이 자립할 수 있는 풍토를 모든 종단과 사찰, 스님과 신도들이 만들어갔으면 좋겠다.
특히 문제의 핵심에 자리한 한마음선원은 <현대불교>의 업적과 역할을 생각해보고, <현대불교> 종사자들은 그동안 한마음선원이 얼마나 어렵게 운영해왔는가 하는 감사의 마음을 다시 한번 생각하면서 회생의 길을 찾아가는 수순이 되어야 한다. 이런 과정에서 불교언론의 현주소가 점검되고 거듭날 수 있을 것이다.
종훈 스님 지난 20여년 동안 불교언론이 꽤 늘었다. 이런 환경에서 <현대불교>는 얼마나 차별화하고 경쟁력 있는 신문으로 거듭나려고 노력했는지 스스로를 살펴보는 계기로 삼아야 한다.
성태용 지식정보화사회에서 언론의 중요성은 무시할 수 없다. <현대불교>는 돈으로 평가할 수 없을 정도의 자산을 축적했다. 이를 앞으로 더 활용한다면 틀림없이 불교발전의 동력이 될 것이다. 한마음선원은 이를 아름답게 회향할 수 있는 조처를 취해주어야 하고, 직원들은 뼈를 깎는 고통을 겪더라도 숙고하는 기회로 삼아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우선적으로 폐간 결정이 재고돼야 하는 것은 자명한 일이다.
▶가치·위상 재인식…발전기회로
최정희 12년동안 한마음선원이 지원을 아끼지 않은 것은 감사해야할 일이다. 그만큼 현장에서 뛰는 포교사의 몫을 <현대불교>가 해왔다고 생각한다.
이 모든 것이 한마음선원의 공이다. 이 공을 모든 대중이 나눌 수 있도록 하는 것이 필요하다. 지원폭을 최소화해서 살릴 수 있는 방법이 있을 것이다. 혹은 한마음선원이 아니라도 <현대불교>를 살릴 수 있는 대안을 찾아야 한다. <현대불교>가 폐간되는 일은 절대 안된다.
넓은 시각으로 한마음선원, <현대불교> 경영진, 직원들 모두 그동안의 자세를 돌아보고 ‘어떻게 하면 내 몫을 다하고 더 큰 효과를 낼 수 있을까’를 고민하고 자기반성이 필요하다.
위기는 곧 기회이기도 하다. 이번 일을 기회로 삼아 좋은 결실을 맺길 바란다.
종훈 스님 <현대불교> 폐간 소식을 듣고 이 자리에 모였는데, 폐간은 절대 안 된다는 전제에는 한결 같은 의견이다. 한마음선원은 <현대불교>를 짐으로 생각하기 보다는 함께 굴러가는 바퀴로 인식해야 한다. 제 식구 키우는 데도 학비가 드는 것처럼 한마음선원이 <현대불교>를 바라보는 시각을 넓혀주길 바란다. <현대불교> 직원들은 흔들리지 말고 마음을 하나로 모아 용맹정진해 나가길 기대한다.
성태용 한마음선원에서 이렇게 어려운 결정을 할 때는 속사정이 있고 그만큼 괴로움도 컸을 것이다. 또 폐간 결정을 한 후의 파장을 보면서 <현대불교>의 가치와 위상을 재인식하는 계기도 됐을 것이다. <현대불교> 직원들에게는 12년의 과거를 되돌아보고 우리 힘으로 살아갈 수 있는가 돌아보는 계기가 됐을 것이다.
한걸음씩만 양보한다면 <현대불교>가 위기를 모면하고 더욱더 발전할 수 있는 기회가 되리라 믿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