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산재가 중요무형문화재로 지정되는데 큰 공로를 인정받아 자리를 같이 한 홍윤식 명예교수(동국대)는 “이미 세계문화유산으로 등록된 강릉 단오제보다 우리나라 우리 민족만의 독특한 불교의례가 영산재인 만큼 영산재는 세계문화유산에 등록돼야한다”며 “내 나이 70대에 들어서 마지막 원은 영산재를 세계문화유산에 등재시키는 것 뿐”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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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격적으로 시작된 이날 세미나에서 첫 발표를 맡은 이명복 교수(동국대 법학과)는 ‘불교와 법’ 발표에서 “불교의 가르침은 만민법적 요소를 가지고 있고 이 요소는 시공간을 초월하여 인간사회에서 ''살아 있는 법''으로 지대한 영향력을 발휘하고 있다”며 “부처님의 가르침이 논리적 기초에 의해 형성된 산물이 아니라 진리 그 자성이기 때문에 그렇다”고 주장했다. 또한 "현실에서 우리가 접하고 있는 사회규범과 아직 접하지 않은 규범의 법원(法源)을 불법에서 구할 수 있다는 것은 비약적인 주장이 아니다”라고 발표를 마무리했다.
두 번째 발표자로 나선 김흥우 명예교수(동국대 연극과)는 ‘한국 목련극에 나타난 지옥형상’에서 “목련존자가 지옥에 떨어진 어머니를 구하기 위해 지옥에 간다는 얘기가 담긴 목련극은 중국에서는 ‘목련회’라는 연극의 한 장르로 자리잡았다”며 “우리나라의 목련극은 죽은 자는 죽음과 후세 사이의 중간 세계에 머무는 동안생전의 업보에 상응한 심판을 받게 된다는 내용이 공통적으로 들어간다”고 지적했다. 이어 “극장 공간보다는 사찰 경내에서 ‘우란분재’의 의식과 결부되어 이루어졌을 때 ‘목련극’은 확대 발전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
김갑기 교수(동국대 국문학과)는 ‘문화공간으로서의 사찰’에서 제영시의 한 분야로 사찰제영시를 제시했다. 제영시(題詠詩)는 ‘시적 흥취가 그 지역의 경치와 맞아서 그 진경을 그대로 묘사한 시’를 말한다. 사찰제영시란 사찰을 소재로 한 제영시이다. 김갑기 교수는 “산사는 유불간의 격의없는 만남의 공간이었고 그곳에서 만나던 당대 식자들에 의해 시ㆍ서ㆍ화의 삼절을 즐기는 고급 문화예술이 포함돼있다”며 “사찰제영시를 통해 사찰은 해탈염원의 승무는 물론 바라춤 영산재 등 다양한 불교의식에 따른 각종 무용과 그에 따르는 음악의 시연장이었음을 드러낸다”고 지적했다.
반짓소리로 전하는 ‘옹호게’ ‘창불’ 두 곡의 선율적 특징을 살핀 ‘범패 반짓소리 연구’의 발표자 장휘주 박사(서울대 국악과)는 “‘옹호게’는 첫 구와 둘째 구는 홋소리로, 세 번째 구는 평염불로, 네 번째 구는 홋소리 짓소리 홋소리로 부르는 것이 특징이고, ‘창불’은 시작부분의 봉청은 짓소리로 다음부터는 평염불로 쓰는 것이 나타난다”며 “반짓소리라는 것은 선율의 일부만이 짓소리로 전하는 소리라는 것이 입증됐고 한 곡을 두고 홋소리에서 짓소리로의 선율 이동이나 짓소리에서 평염불로의 선율이동이 가능하다는 것을 보여주는 매우 흥미로운 현상”이라고 분석했다.
‘티베트 불교 의식의 수행적 의미-악ㆍ가ㆍ무 등의 개별적 요소에서 종합 의례까지’를 발표한 최로덴 객원연구원(티베트 불교 고등연구소)은 “티베트 불교의 의례의식에는 깔라짜끄라 입문 관정식과 같은 큰 단위의 밀교 입문 관정 의식이나 티베트의 신년 불교 축제인 ‘묀람’, 세첸 승원의 춤극은 물론이고, 일상의 수행의식인 7지 작법 공양과 같은 조그만 의식 행위에도 악ㆍ가ㆍ무가 들어있으며 이 개별 요소들이 지니고 있는 기본적인 상징성과 수행적 의미가 확대되어 대중 교화나 승가 교육의 전승 체계로 활용되고 있다”고 소개했다.
‘범패의 전승’을 발표한 능화 스님(동방대학원대학교 겸임교수)은 “바람춤 8종목, 나비춤 18종목, 법고춤 1종목, 타주춤 1종목 등 28종류의 작법무가 있고 범패의 경우 짓소리 72종류에서 현재 불리어지는 곡목은 모두 15종이다. 이 모든 것을 몇몇 어장스님들이 전승보존하는 것은 무리가 따르기에 영산재를 세부 종목으로 분할해 예능보유자를 지정하고 전승보존에 힘써야 한다”고 제안했다. 또한 범패 전승 발전을 위해 “영산재 년 2회 이상 발표, 무대화를 통한 대중화, 기업메세나 시행, 세계문화유산 등재” 등을 발전방안으로 제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