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기 2569. 7.2 (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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봉선사강설대법회…‘교종본찰’ 정체성 확인한 법석
봉선사·현대불교 공동주최 10대 강백 초청 강설대법회 결산
조계종 제25교구본사 봉선사(주지 철안)와 현대불교신문사(사장 혜월)가 공동 주최한 ‘10대 강백초청 봉선사 강설대법회’가 대단원의 막을 내렸다. ‘경전수행을 통한 깨달음’을 주제로 9월 16일부터 11월 25일까지 10주간 매주 토요일 오후 봉선사 설법전에서 봉행된 강설대법회는 우리시대 강백들이 “경전 속에 깨달음의 길이 있음”을 역설한 보기 드문 법석이었다. 조계종 총무원장 지관스님이 <금강경>을 강설하며 시작된 법회는 월운 스님의 <능엄경> 강설과 보살계 수계식으로 회향됐다. 간화선 열풍이 불고 있는 가운데 수행의 기본이 되는 교학의 자리를 되짚어보는 계기가 된 것도 법회 개최의 성과로 평가되고 있다. “선과 교는 깨달음으로 가는 방편일 뿐 그 자체에 깨달음이 있는 것은 아니므로 경전 속에 제시된 깨달음의 길을 확연하게 믿고 행하는 것이 중요한 것”이라는 것이 이번 법회의 총체적인 결론이었다. 연인원 1만 여명이 운집한 이번 법회는 ‘경전 수행’이라는 테마로 대형 기획법회의 또 다른 전형을 형상화 시켰다.
봉선사 조실 월운 스님(맨 오른쪽)이 우룡 스님(두번째)과 담소를 나누며 설법전으로 향하고 있다.

조실 월운 스님 매번 법문 경청…‘홍법강원’ 재건·‘불경서당’ 활성화 계기
봉선사가 ‘강설대법회’를 통해 교종본찰로서의 정체성을 확고히 했다. 그 중심에는 조실 월운 스님이 있다. 월운 스님은 설법전에서 봉행되는 법회에 단 한 번도 거르지 않고 참석, 법사스님의 법문을 경청해 불자들을 감동시켰다. 운허 스님 문하에서 동문수학한 총무원장 지관 스님을 비롯한 대부분의 법사스님들이 “조실스님께서 처소에 가셔서 쉬시면 좋겠다”고 요청했지만 스님은 법문이 끝날 때까지 자리를 지켰다.
봉선사 주지 철안 스님은 “이번 법회는 봉선사를 봉선사이게 한 가장 의미있는 불사”라고 자평했다. 스님은 “법회의 전통을 계속 이어 교종본찰의 정체성을 더욱 공고히 하도록 할 생각”이라는 계획도 밝혔다.
이번 법회를 통해 봉선사는 두 가지의 역사를 되찾을 수 있는 계기를 마련했다. 철안 스님은 “동국대학의 전신인 명진학교를 세우신 월초 스님이 설립하셨던 홍법강원을 다시 재건하고자 한다”며 “수도권에 비구스님들을 위한 강원이 없는 실정에서 교종본찰인 봉선사가 홍법강원을 재건하는 것은 매우 뜻 깊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또 월운 스님이 지도하는 불경서당이 그간의 침체를 벗고 새로운 활로를 찾을 전망이다. 불경서당은 현재 불교학계에서 활약하는 신진과 중진 학자들을 배출한 공부모임이다. 월운 스님은 질의자로 법회에 참석한 정진원 박사에게 “불경서당이 다시 활기를 찾을 수 있는 길을 모색하라”고 주문했다.

봉선사의 자랑거리 중 하나인 능엄학림의 역할이 법회를 더욱 장엄했다. 능엄학림 학감 취봉 스님은 직접 법사스님과 질의자들에게 차 대접을 하며 불편함이 없도록 살폈다.
봉선사 총무국장 선우 스님의 사회 솜씨도 빛났다. 목소리가 좋아 염불 소리가 청아한 선우 스님이 청법게를 올릴 때는 법문을 청하는 대중의 마음들이 더욱 경건해졌다.
기획국장 초격 스님도 이법 법회를 성공으로 이끈 원동력이었다. 초격 스님(현등사 주지)은 법회준비를 위해 여름 한철을 다 바쳤다. 현등사 사리 반환 문제로 바쁜 가운데서도 법회 일정 조정과 법사스님과 질의자 섭외에 비지땀을 흘렸기 때문이다.
임연태 기자 ytlim@buddhapia.com

메모하고 집에서 다시 복습
- 84세 고령에 결석 한번도 안한 가성화 보살

가성화 보살
매 법회 때마다 맨 앞줄 가운데 자리는 늘 은은한 미소를 짓는 가성화(84)보살 차지였다. 10차례의 봉선사 강설대법회를 단 한 차례도 빼놓지 않고 모두 참가한 가성화 보살은 봉선사에서는 유명인사다. ‘45년 봉선사 신도’라는 한결같은 세월도 그렇지만 누구나 존경할 정도로 신심 굳고 열심히 공부하고 수행하는 ‘대보살’로 잘 알려져 있다. “내용이 어렵지는 않았어요, 다 공부했던 것들이니까. 스님들 법문으로 경전을 공부하니까 새로운 느낌도 들었죠.”
가성화 보살이 가지고 다니는 가방 안에는 금강경과 천수경, 그리고 10차례 강설대법회 내용을 꼼꼼하게 요약한 노트가 들어있다. 10년 넘게 경전을 공부했어도 늘 처음하는 것처럼 철저히 메모하고 다시 복습을 한다. 84세라는 노령에도 매주 토요일마다 절에 와서 2시간씩 꼭 기도를 하고 있다.

“영상에 담아 두고 두고 봐야죠”
- 법회 녹화하며 공부한 김효종 거사

김효종 거사
마지막 법회날도 김효종(67) 거사는 법당 가운데에서 카메라를 설치하고 스님의 법문을 영상으로 담았다. 10차례 중 8번의 법회가 이렇게 영상으로 남겨졌다.
“공부도 하고, 자료도 남기고 여러모로 의미가 있어요. 주옥같은 법문들인데 영상으로 남겨놓지 않으면 어디 가서 다시 들을 수 있겠습니까.” 김 거사가 이렇게 스님들 법문을 영상으로 담기 시작한 것은 10년 전. 서예를 하다 <반야심경>을 쓰면서 의미를 알게 됐고, 그길로 불자가 돼서 5년 간 공부를 하다가 아예 자료를 남기자고 결심하고 시작한 일이다. 지금까지 법정 스님(길상사) 등 여러 스님들의 법문과 달라이라마의 활동, 그리고 인도 미얀마 네팔 티베트 불교 유적지 등도 기록으로 남겼다. 우리는 선우 창립멤버이기도 한 김 거사는 봉선사 영어반에서 공부하는 등 ‘활동력’을 자랑한다.

“주차장도 법당이었습니다”
- 차량 정리하며 법문들은 이금의 거사

이금의 거사
“제게는 주차장이 법당이었습니다. 사람들은 법당에 앉아서 법문을 들었지만 저는 그럴 수 없었죠. 하지만 법문 내용은 또렷하게 기억합니다. ”
8차 법회 때 선배가 유명을 달리해 상가집에 있으면서도 이금의(47) 거사의 마음은 봉선사 주차장에 있었다. 나머지 아홉 차례 법회에서 이 거사는 주차장을 법당삼아 스피커에서 흘러나오는 법문을 들었다. 마지막 월운 스님 법회 때도 이 거사는 두툼한 장갑을 끼고 교통정리를 하느라 여념이 없으면서도 법문을 놓치지 않으려 귀를 쫑긋 세웠다.
낮 12시부터 6시까지 6시간 동안 꼬박 서 있어야 하는 쉽지 않은 일이지만 이 거사 얼굴에는 미소가 떠나질 않는다. 이 거사는 초하루·보름 법회와 각종 사중행사 때에도 교통정리 자원봉사를 한다. 벌써 9년째다. 한명우 기자


강설대법회 이모저모
한글반야심경·합창단 음성공양 ‘감동’


◆…한글역경의 시조 운허 스님과 동국역경원장 월운 스님의 주석사찰답게 봉선사는 대웅전 이름도 ‘큰법당’이고 법회 때마다 우리말 반야심경을 봉독한다. 이번 강설대법회에서도 봉선사는 외부에서 온 불자들을 위해 매주 법회 시작 전 운허 스님이 번역한 우리말 반야심경이 프린트 된 용지를 나눠주었다.
◆…가을이 시작되는 시기에 법회가 시작되어 가을이 끝나는 때에 법회도 끝났다. 매번 법회에 참가한 사람들은 “봉선사와 수목원 길에서 한 주 한 주 변해가는 가을 풍경을 느끼는 것도 법당 밖의 법문이었다”고 입을 모았다.
봉선사 경내와 진입로에 걸린 다양한 현수막이 법회를 장엄했다.

◆…봉선사 경내는 물론 장현리에서 수목원 길로 접어드는 순간부터 법회를 알리는 현수막과 안내판이 내내 볼거리를 선사했다. 여느 현수막과는 다른 모양의 봉선사 안내판은 4Km가 넘는 지역부터 설치되어 찾아오는 불자들을 안내했으며 현수막은 호젓한 숲길을 장엄하며 10주동안 법회를 알렸다.
◆…봉선사 능엄학림 스님들이 매주 법회마다 참석한 것은 물론이고 다른 지역의 학인스님들도 찾아 왔다. 특히 지안 스님이 법사로 초청된 10월 21일에는 지안 스님이 원장으로 있는 조계종 승가대학원 학인 스님 6명이 동참했다.
또 삼선승가대학 학감 수경 스님 질의자로 나선 11월 18일에는 삼선승가대 학인 8명이 설법전에서 통광 스님의 법문을 들었다.
홍보 포스터의 ‘메인모델’ 수성스님(대구 정토사)도 대구에서 두 차례나 올라와와 법문을 들었다.
◆…봉선사 합창단의 음성공양도 법회를 거룩하게 장엄한 영양소였다. 삼귀의와 사홍서원 사은가 등 의식곡을 이끈 것은 물론 법회 때마다 다른 곡목의 축하 음성공양을 준비해 참가자들을 기쁘게 했다. 마지막 법회때는 시작 전 ‘송학사’ 등의 가요로 법회 분위기를 한층 고조시켰으며 대중가요 ‘어머나’를 개사한 노래를 선물해 흥을 돋우기도 했다.
◆…봉선사 설법전은 올 가을 겹경사를 맞은 무대다. 강설대법회가 열려 매주 500명 이상의 불자들이 모이기도 했지만 11월 21일 부처님 점안식을 봉행했다.
이로써 설법전 보수불사가 완성돼 4일 후인 25일에는 부처님을 모신 가운데 여법하게 강설대법회 회향법회가 봉행돼 환희심을 더했다. 설법전은 올 봄부터 단청과 내부 장엄불사를 진행해 강설대법회 회향에 맞춰 마무리 됐다.
봉선사 조실 월운 스님(사진 왼쪽)은 현대불교신문사 사장 혜월 스님에게 감사패를 전달했다.

◆…이번 법회를 공동 주최한 봉선사와 현대불교는 서로에게 감사 하는 마음을 담아 감사패를 전달했다. 봉선사 조실 월운 스님은 현대불교신문사에, 현대불교신문사는 조실 월운 스님과 주지 철안 스님에게 감사패를 전달했으며, 철안 스님은 총무국장 선우 스님과 기획국장 초격스님에게 공로패를 전달하기도 했다. 함께 일하고 서로의 노고를 치하하는 아름다운 풍경이었다.
공동취재단
글ㆍ사진=공동취재단 |
2006-12-09 오전 10:4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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