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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EO, 사찰서 만나다]⑤구자선 ‘자연과 사람’ 회장
“욕심 버리고 바른 안목 키우세요”
최근 ‘사찰경영’이라는 말이 관심을 모을 만큼 불교와 경영, 경제를 접목하려는 시도가 활발하다. 이는 자본주의의 폐해를 극복하기 위한 대안으로 1980년대 등장한 불교경제학이 저변을 넓히는 계기가 되고 있다.
기업의 경우 어떤 가치를 추구하느냐에 따라 그 기업의 성과나 미래는 크게 달라진다. CEO의 경영철학이 기업성공의 핵심요소가 되는 것도 이 때문이다. ‘CEO, 사찰서 만나다’ 기획의 다섯 번째 주인공인 구자선 (주)자연과사람 회장을 12월 3일 조계사에서 만나 불교경영과 불자CEO의 역할, 경영의 사회적 회향에 대해 들었다.

▷지금 있는 자리가 소중하다
구자선 회장
‘바로 지금, 이 순간을 필사적으로 살아라.’ 일본에서 가장 존경받는 경영자이자 경영의 신으로 통하는 이나모리 가즈오 교세라그룹 명예회장의 철학 가운데 하나다. 이런 자세야말로 미래를 열어주는 길이라는 확신에 찬 경영은 오늘의 교세라그룹을 만드는 원동력이었다.
(주)자연과사람의 구자선(70·사진) 회장도 누구보다 ‘오늘’의 가치를 소중히 여기는 CEO로 살아왔다고 자부한다. ‘지금 있는 이 자리, 또 이 순간에 희망이 있다’는 소신경영으로 살아왔기 때문이다.
1960년 후반 맨손으로 (주)태우주택을 일구었던 구회장의 경영자로서의 삶은 힘든 경제여건 가운데에서 견실한 노력으로 일관했다. 크고 작은 일을 구별하지 않고 주어진 일에 항상 최선을 다했다.
5년전 (주)태우주택을 정리하고 전혀 다른 업종인 요식업체 (주)자연과사람의 회장으로 자리를 옮긴 것도 어디서든 최선을 다할 수 있는 일이 있었던 탓이다.
“대기업에서 일하면 좋겠지만 직장인 대부분은 그런 기업에서 일하지 못합니다. 그렇다면 내가 몸담고 있는 현재의 기업에서 자신의 가치를 높이는 일이 진정 행복한 일입니다.”
대기업과 겉모양 좋은 회사만을 선호하는 요즘 젊은이들의 세태를 꼬집는 구회장의 목소리에는 안타까움이 배어있다. 일의 기쁨을 제대로 알지 못하기 때문이란다. “다시 뽑으면 된다”며 직원들의 소중함을 알지 못하는 회사는 오래 가지 못한다고 지적한다.
“경영자는 중요하고 말단 직원은 중요하지 않은 회사는 단 한 곳도 없습니다. 경영자든, 말단직원이든 톱니가 맞물려 돌아가지 않으면 어긋날 수밖에 없는 것이지요. 경영자는 직원의 가치를 살려주는 경영이 필요하고, 직원은 그 자리에서 최선을 다하는 자세가 필요합니다.”

▷물러날 줄 알아야 기회 온다
구자선 회장은 독실한 불자였던 어머니의 영향을 받아 불교를 믿었지만 불심은 깊지 못했다. 불교에 대해 제대로 알려고 노력해본 적도 없었다.
한참 사업이 어려울 때 불교를 새롭게 접하게 됐고, 보다 다르게 보는 안목이 열렸다. 그것은 30년 세월과 땀이 담긴 회사를 정리하는 계기가 됐다.
“영주 부석사에서 3일 동안 기도정진을 하면서 오로지 하나에만 몰입할 수 있었습니다. 거창하게 표현하면 무아의 경지 같은 것이었어요. 그때 느꼈던 것은 그동안 피상적으로 알고 있던 불교는 진짜가 아니라 빈껍데기에 불과하다는 것이었습니다.”
이후 회사 정리절차에 들어간 구회장은 갖고 있던 개인재산까지 대부분 매각해 빚을 정리했다. (주)자연과사람 회장으로 자리를 옮긴 뒤 동국대 불교대학원에서 CEO를 대상으로 진행하고 있는 최고위과정을 이수했다. 불교와 경영에 대해 공부하며 경영관도 다시 세웠다. 그것은 바른 생각과 지금 있는 자리의 가치를 소중히 여길 줄 아는 마음을 지닌 경영자이다.
“사업을 하다보면 누구나 욕심이 생겨 곳곳에 도사리고 있는 유혹을 당할 때가 있습니다. 이 때 현상과 사물을 바르게 보는 안목이 없으면 쉽게 그 유혹에 빠져버리고 말지요. 제 경우가 그랬어요. 생각이 바르지 못했기 때문에 바른 안목도 없었던 것입니다.”

■ 구자선 회장은
1937년 전북 부안에서 태어난 구자선 회장은 (주)태우주택을 설립해 대표이사, 회장을 역임했다.
현재 (주)자연과사람 회장, 동국대 불교대학원 CEO과정 총동창회장, 조계종 중앙신도회 고문, 서울 조계사 신도회 고문 등으로 활동중이다. 법명은 일타 스님으로부터 받은 덕암(德庵).
박봉영 기자 | bypark@buddhapia.com
2006-12-13 오후 2:1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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