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시골에서 직접 짠 들기름을 가지고 오셨습니다. 게다가 미역도 가지고 오셨습니다. 제 고향 대천은 재래미역이 그리 흔한 곳은 아닙니다. 하지만 근처에 섬들이 많아 수작업으로 만들어지는 질 좋은 재래미역을 어렵사리 구할 때가 있지요.
어머니가 가져다주신 미역을 함께 손질하며 이런저런 세상사는 이야기를 나누었습니다. 제 어릴 적 이야기를 하며 옛 추억에 빠져 있을 때, 어머니는 문득 ‘미역자반은 현종 스님을 따라갈 사람이 없다’는 말씀을 하셨습니다.
현종 스님은 지금도 어머니가 다니고 있는 대천의 대승사란 자그만 암자의 주지 스님이십니다. 요리 솜씨가 얼마나 좋으셨던지 스님께서 만들어 주신 음식들은 지금 생각해 보아도 입안에 침이 고일 정도입니다. 그 중에서도 미역자반의 맛을 잊지 못합니다. 지금도 저는 그 미역자반 맛을 재현해보려 노력하지만, 현종 스님의 미역자반 맛을 따라가지 못합니다.
어머니는 “네가 음식을 잘 만든다고 해도 손맛을 따르기는 힘들다”며, “손맛도 손맛이지만, 깨끗한 마음으로 음식을 만드니 더 맛있는 것”이라고 말씀하십니다. 자만하지 말고, 자연과 세월의 이치에 감사하며 음식을 만들라는 어머니의 충고가 아닐까 싶습니다.
호박소 도토리 부꾸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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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료: 애호박 1개, 도토리가루 1/2컵, 통밀가루 1/2컵, 전분가루 1큰술, 들기름, 참기름, 소금 약간, 통깨 약간
1. 애호박은 돌려 깎기 해 채 썬 후 소금에 살짝 절였다가 참기름에 볶는다.
2. 도토리가루와 밀가루, 전분가루를 함께 반죽한다.
3. 프라이팬에 반죽을 한 두 수저 정도로 떠서 동그랗게 만들어 부친다. 호박소를 넣어 부꾸미를 만든다.
미역 튀김 자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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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료: 마른 미역 1줌, 포도씨기름, 양념장(진간장 2큰술, 물엿 1작은술, 설탕 1작은술, 통깨 약간, 다진 대파 흰부분 약간)
1. 미역은 먹기 좋은 크기로 자른 후 냉수에 잠시 담갔다 건진다.
2. 물기를 완전히 제거한다.
3. 분량의 재료로 양념장을 만든다.
4. 기름에 미역을 튀겨준다.
5. 튀긴 미역을 양념장에 버무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