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천성산 터널 구간 공사 방해로 실형을 선고받았던 지율 스님이 곧바로 항소하고 항소이유서를 제출한 가운데 또 하나의 의미 있는 토론회를 부산의 <공간초록 www.spacechorok.org)>에서 연다.
12월 15일, 16일에 진행되는 이번 토론회는 새만금, 천성산, 을숙도 대법원 판결에 대한 비판과 향후 환경 운동의 실천 방향 등에 대한 고민을 안고 ‘2006년, 생명의 대안은 없다’라는 명제로 진행된다. 2003년 5월, 2003년 9월에 이어 3차로 열리는 이번 토론회는 ‘새만금, 천성산, 을숙도의 아픔을 딛고’라는 부제를 달고 녹색평론사, 부안사람들, 천성산 대책위, 낙동강 하구 살리기 시민연대 등 그동안 세 사안에서 활동해왔던 활동가들이 함께 주최한다. 토론회는 2월 15일 오후 6시에 시작되며 다음날인 16일 을숙도 기행으로 마무리 된다.
이번 토론회는 2006년 한 해 동안 ‘환경이냐, 개발이냐’를 두고 진행됐던 새만금, 천성산, 을숙도의 법정 공방이 모두 대법원 패소 판결로 결론이 난 것과 관련 환경 운동의 현재를 돌아보고 미래의 희망적 방향을 짚어보기 위해 마련됐다. 법정 공방은 끝이 났지만 이 세 사안에서 생명을 걸고 싸워왔던 활동가, 전문가, 시민이 한자리에 모여 그동안의 실천을 되돌아보며 그동안의 연대를 더욱 지속적으로 이어가는 방안을 모색하게 된다.
2006년 한해는 환경운동가들에겐 절망의 해였다. 많은 활동가들이 생명을 걸고 싸워왔지만, 대법원 패소로 세계 5대 갯벌의 하나인 새만금, 살아 있는 유전자 박물관이라 불리는 22개의 고층늪을 가진 천성산, 동양 최대의 철새 도래지인 을숙도에는 방조제, 천성산 지하를 관통하는 16m의 장대터널, 명지대교가 들어서게 된 까닭이다. 이러한 상황에서 이날 진행될 토론회는 그동안의 환경 운동을 냉철하게 돌아보는 자성의 시간인 동시에 한국 사회의 환경에 대한 인식을 재고하는 토론회가 될 것으로 보인다.
발제는 두 가지 주제로 진행된다. 첫 번째는 세 사안의 현장에서 함께 했던 활동가의 소회를 듣는 시간으로 새만금 고은식, 천성산 박영관, 을숙도 박중록, 김음정 활동가 등이 그간의 활동에서 환경운동의 현재와 새로운 실천과 희망의 방향을 제시한다.
두 번째는 ‘대법원 판결문, 한국사회의 현재’라는 주제로 법률 전문가, 시민, 지율 스님 등이 발제자로 나서 대법원 판결문에 대한 비판의 시간을 갖는다. 인제대 강제규 법학과 교수, 이계삼 밀양 밀성고 교사가 법원 판결문에 대한 비판을 지율 스님이 ‘자연의 섭리와 인간의 법’이라는 발제를 우석훈 성공회대 외래교수가 ‘한국 사회의 현재, 국토 생태계의 미래’라는 발제를 이어간다.
지율 스님은 “인간의 법정에서는 패소로 끝이 난 듯하지만 자연가 역사의 엄중한 비판은 아직도 남아 있다”며 “새만금의 짱뚱어, 천성산 도롱뇽, 을숙도의 고니가 우리에게 건넨 이야기들을 활동가들의 입을 통해 들어보는 시간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