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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년 불교가 한창 불붙었던 시절에 불교 운동을 시작했으니 지금의 침체된 불교 현실이 더욱 안타깝다. 울산에 오자마자 몇날 며칠을 헤매며 찾아간 곳이 해남사였다. 곧바로 해남사울산불교청년회에 가입해 사물놀이팀을 만들어 활동했다.
“그때는 법회인원이 120명이 넘었어요. 신이 났죠. 그러나 노동운동을 하던 눈으로 봤을 때는 조직관리나 지도자 양성이 너무 안 된다 우려도 컸습니다.” 한 회장의 우려는 그리 머지않아 현실로 드러났다. 청년회 활동이 침체되기 시작하더니 법회 인원이 현저히 줄었고 지금 울산에서 청년회 법회가 열리는 곳이 3-4곳으로 줄어들어 버렸다.
그러나 한 회장에게 포기나 절망은 없다. 노동운동 당시부터 ‘강성’으로 통했던 그는 불교를 통해 성품은 많이 유해졌지만 아직도 될 때까지 하고야 마는 근성을 버리지는 않았기 때문이다. 그래서 한 회장은 ‘지칠 줄 모르는 무한에너지를 가진 사람’으로 통한다. 청년 불교의 침체를 말하는 시점에서 해도 해도 끝이 보이지 않는 일을 쉼 없이 해나가기 때문이다.
“청년 불교가 무너지면 한국불교의 ‘허리’가 끊어지는 겁니다. 청년들 스스로 변화하지 않으면 안 되는 절대 절명의 위기 앞에서 제가 할 수 있는 역할을 다할 뿐입니다.”
그만큼 절박하기에 한 회장은 물러날 수 없다. 마치 전쟁터에서 생명을 내걸고 앞으로 전진 하는 병사처럼 청년 불교에 활기를 불어넣는 일에 임한다. “체계적인 조직관리와 법회 프로그램 개발이 미래 청년 불교를 일으키는 열쇠가 될 것”이라고 믿는 한 회장은 “앞으로 중앙과 지역의 연계, 지구와 지회의 연계하고 지회 활성화를 위해 활동을 쉬고 있는 지회의 법회가 다시 열릴 수 있도록 적극 지원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를 위해 한 회장은 취임 직 후 조직의 말단 챙기기에 나섰다. 각 지회 순회 법회를 시작한 것이다. 울산은 물론 진주, 통영, 마산, 창원, 거제까지 지회순회를 하고 돌아오면 새벽 한두 시를 훌쩍 넘기곤 했다. 그러나 한 회장은 쉬지 않고 지구 임원들을 대상으로 하는 연수회를 열었다. 청년 불교 운동의 변화를 주도하는 주체가 바로 임원들이기 때문이다.
그의 활동이 청년포교에만 머물지는 않는다. 지금은 활동을 접었지만 2000년 초에는 울산불교신행단체연합회의 사무국장을 맡아 지금까지 전통을 이어오고 있는 포교지 월간 ‘불향’을 만드는 중심에 있기도 했다. 그가 말하는 청년 불교운동의 종착지는 ‘회향’에 있기에 그는 울산과 경남의 불교 발전에 청년들이 제 역할을 다하는 그날까지는 결코 지치지 않는 에너지를 뿜어내겠다는 각오로 가득 차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