몽골의 14세 소년이 11월 30일 서울 영등포 김안과에서 ‘망막 수술’을 받았다. 서울에 들어온 지 4일만의 일이다. 한국 입국 이후 곧바로 정밀검사에 들어가 수술을 받기까지 소년의 옆을 떠나지 않은 사람이 있다. 김안과 손경수(53) 박사.
손 박사가 소년과 인연이 된 것은 지난 9월 전국병원불자연합회(회장 이원철ㆍ동국대 한방병원장)의 몽골 해외의료봉사 때다. 당시 바트솜보르 소재 국립 양로원에서 의료봉사를 하던 손 박사는 1년 전 소에 받쳐 실명을 한 소년을 진료하게 됐다. 한쪽 눈은 이미 시력을 잃었고, 다른 한 쪽마저 거의 실명상태인데다, 눈이 찌그러지기 시작해 그대로 두었다가는 얼굴형체마저 일그러질 상황이었다.
손 박사는 의료봉사를 마친 날 열린 평가회에서 소년을 한국에 데리고 와서 수술을 해주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털어놨고, 병원불자연합회가 방법 물색에 나섰다. 그러자 몽골 고려사를 운영하고 있는 서울 금강선원(주지 활안)이 소년의 항공료와 체제비 일체를, 김안과는 수술비 일체를 부담하겠다는 뜻을 전해왔다.
소년이 눈을 뜨게 되기까지는 더 복잡한 과정을 거쳐야 한다. 그리고 수술이 끝나더라도 어느 정도 볼 수 있을지는 아직 장담할 수 없다. 하지만 병원불자연합회는 바트솜보르 주민들에게 ‘희망의 눈’을 뜨게 해 주었다. 그리고 한국불교의 ‘따뜻한 마음’을 심어 주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