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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0월 ‘가던 쉬드랍 초익홀링(Gaden Shedhorling) 불교사원’ 건립 10주년을 맞아 이 날을 국경일로 선포하고, 올초에 높이 9m의 유럽최대 불상과 ‘유럽불교센터’를 수도 엘리스타에 조성한 러시아연방 칼미크 공화국에 이어 이번에는 수천명 국민들이 수도 엘리스타의 새 사원인 ‘석가모니 금사원(The Golden Abode of the Buddha Shakyamuni)’에 모여 장중한 탄트라 의식을 거행했다고 ‘파율’이 전했다.
이 소식에 따르면, 칼미크의 수석 라마 텔로 툴쿠(Telo Tulku) 림포체는 “우리는 칼미크에서 대대손손 전승돼온 오랜 불교 전통의식을 복원하는 꿈을 키워왔지만, 그동안 러시아 역사의 암흑기를 거치면서 단절됐다”며 “탄트라 수행과 의식이 지유드메드(Gyudmed) 수도원 스님들의 도움 덕분에 3년 전부터 복원이 가능해졌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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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날 복원된 의식은 불법의 정신적 발전을 가로막는 걸림을 제거하기 위한 것으로, 일명 ‘토르그약(Torgyak).’ 이 의식에서는 매년 저무는 해의 말미를 기리기 위해 칼미크에서 3일간 기도를 했던 제사장 엘로(Yelo) 림포체가 특별히 참석하기도 했다
‘파율’은 특히 “지유드메드 수도원의 티베트 스님들은 15년 교육과정의 탄트라 의식수행을 밟아온 수행자”라며 “지난 5년간 매년 칼미크 공화국에 초대된 이들 지유드메드 수도원 스님들은 남부 러시아 불교공화국의 부흥을 지켜보며 기뻐했다”고 전했다.
총 120m 길이의 세계 최대 만트라를 조성한 투바공화국도 불교사원을 건립하는 중이다. ‘투바온라인’은 11월 8일 사원 건립을 위한 초석을 놓는 상량식을 거행했다고 전했다. 이 소식은 “투바 공화국 수도 키질 시의 드미트리 시장이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며 “불교사원 건립을 위한 후원 단체를 조직해 운영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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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바 공화국은 이미 사원 건축에 필요한 자금을 마련하기 위해 지난 5월 테베하이라 지방에서 마라톤 대회를 개최하는 등 모금활동을 벌여 미화 2,500달러를 조성했다.
러시아불교의 중심지인 부랴트 공화국도 최근 10년간 불교건축 공사를 진행, 사찰 20여 개를 새로 건립하거나 복원하는 등 불교 중흥에 나서고 있다. ‘인테르팍스’ 통신은 “부랴트 공화국이 지난 2월 울란-우데의 근교에서 새로운 사찰 ‘데바진(Devazhin)’을 개원했다”며 “부랴트 공화국 정부는 부랴트내의 불교사찰 건설 및 복원을 위해 올해 연방 예산에서 약 100만 루블의 지원금을 배당할 계획”이라고 보도했다.
이 통신은 또 ‘데바진’ 사찰 주지 바이르 스님의 말을 인용, “2만 5000여 명의 신도들이 기와불사에 동참한 덕에 사찰을 조성할 수 있었다”며 “4개월간의 외벽공사가 끝나고 몽골과 부랴트 조각가들이 40여 위의 불상을 조성했다”고 전했다.
이처럼 러시아연방 불교공화국들에서 불교 부흥 붐이 일어나자 현지 언론들은 그 원인에 대해 “러시아불교를 이끄는 주도층이 달라이라마 등의 티베트 스님들이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이들 언론은 또 “러시아 개방을 기점으로 왕성한 불교포교 활동을 벌여온 티베트 스님들이 최근에는 사원 건축 중심의 외형적 불사는 물론 탄트라 의식 복원 등 무형분야에도 관심을 넓혀가고 있다”고 판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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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제로 칼미크 공화국에 최근 열린 ‘토르그약’ 의식의 경우, 달라이라마가 2004년 11월에 이 공화국을 방문했을 때 처음 봉행됐을 정도로, 티베트 불교가 미치는 영향력은 절대적이었다. 이 당시, 깨달음에 일생을 바친 사람이 수행의 과정에서 일어날 모든 장애물을 없애주는 상징물인 ‘토르마(torma)’를 사용한 토르그약 의식에서, 12년 넘게 정신적 지도자를 친견할 기회가 없었던 러시아 불자들은 엘리스타 사원에 수만 명이 운집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