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지 선임권을 놓고 갈등을 겪고 있는 선암사 문제에 중립적 입장의 재적승들이 주도적으로 수습에 나섬에 따라 조속한 시일 내에 정상화 될 것으로 기대된다.
선암사 재적승들은 11월 18일 광주 학림사에서 간담회를 열고, 선암사 사태의 원만 해결을 위해 ‘태고총림 선암사 수습대책위원회’를 구성했다.
이날 간담회 참석자들은 수습대책위원회의 중립성 확보를 위해 전 현직 주지 및 그 측근 등 이번 사태의 적극 가담자는 일체 배제하고, 승납 15년 이상의 중진급 재적승으로 구성할 것을 결의했다.
이에 재적승들은 수습대책위원회 위원장에 법천 스님을, 부위원장에 남파·현호 스님 등 총 15명의 수습대책위원을 선임했다.
수습대책위원회의 한 관계자에 따르면 회의 결과 △전 현직 주지 및 이들이 임명한 소임자 등 양측의 선암사 사태 적극 가담자를 선암사에서 퇴출시킨다 △임시관리위원장 설봉 스님을 주축으로 선암사를 한시적으로 운영 관리한다 △전산대회(재적승 총회)를 개최해 후임 주지를 선출한다 △태고총림 선암사법 개정 방향 및 선암사 운영에 대한 사항을 연구해 총무원에 건의한다 등을 골자로한 정상화 대책 마련에 진력하자는데 합의했다고 밝혔다.
수습대책위원회는 특히 12월 중으로 열릴 전산대회는 전통 산중법에 의거, 선암사 재적기간이 만 5년 이상된 승려에게만 참가자격이 주어지며, 이번 사태에 관련돼거나 정적 이상의 징계를 받고 사면 복권되지 않은 자는 참가할 수 없도록 할 방침이다.
또한 대책위원회는 선암사 주지 선출과 관련, 종정스님을 잘 받들고 대중의 화합을 도모하며, 선암사를 총림으로서 손색없이 운영해 갈 수 있는 스님을 선출키로 했다.
이에 대해 태고종 총무부장 월해 스님은 “여러차례 입장을 표명했듯이 선암사 재적승들의 의사에 반하여 자율적 운영권을 침해할 뜻은 추호도 없다”며 “선암사 문제를 재적승 스스로 풀어보겠다는 의지로 사태 수습에 앞장 서는 데 대책위원회가 큰 역할을 해주길 바란다”고 말했다.
또한 스님은 “선암사법 개정과 관련해 서면으로 제출되는 재적승들의 건의사항은 정기 중앙종회에서 총림법을 개정할 때 적극 반영하겠다”고 덧붙였다.
하지만 총무원측은 사태 책임자의 징계문제, 민형사간 소송 문제, 정적 이상의 징계를 받은 자에 대해 전산대회에서 사면을 결의하는 문제 등은 수습대책위가 결의하거나 처리할 사항이 아님을 분명히 밝혀 완전 해결까지는 넘어야 할 산이 있음을 시사했다.
한편 선암사는 전현직 주지들이 대화를 통해 선암사 정상화를 수차례 시도했지만 서로의 주장이 평행선을 달리면서 10월 23일 이후 협상이 중단됐다.
이런와중에 11월 3일, 前주지(금용)측 스님과 신도들은 10월 8일 이후 25일간 종무소를 차지하고 있던 현 주지(승조) 측 스님들을 몰아내고 종무소를 차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