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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목! 이 기업]전통벽돌 복원한 동희산업
전통방식으로 생산된 양질의 전돌이 점차 사찰불사에 폭넓게 활용되면서 최근 전통문화의 원형을 되찾는 사례가 늘고 있다. 기존의 전돌은 굽는 가마와 온도의 차이로 인해 전통방식의 전돌과 달리 냉파(추위에 얼었다가 녹는 과정에서 균열이 발생하고 파열되는 현상)에 약해 가치를 떨어뜨린다는 지적을 받아왔다.
단가마에서 전돌을 굽는 모습

전돌은 전돌 그 자체의 색상과 문양, 크기, 용도에 따라 분위기를 달리 할 수 있어 삼국시대로부터 조선시대에 이르기까지 사찰건축은 물론 궁궐, 달, 성곽, 탑 등의 지상건축물의 벽과 바닥재로 애용됐다. 특히 1000년의 세월에도 견뎌내는 견고함과 멋을 부릴 수 있는 조형미를 갖춘 소재로 우수성을 인정받았다.
현재 남아 있는 문화재 중에도 국보 30호로 지정된 분황사석탑을 비롯해 안동신세동전탑(국보 16호), 청양 장곡사 상·하 대웅전(보물 161,182호), 송림사 5층전탑(보물 189호), 정선 정암사 수마노탑(보물 410호) 등은 대표적인 전돌건축물로 꼽힌다. 뿐만 아니라 국보 1호인 남대문, 경복궁 자경전 십장생굴뚝(보물 810호) 등 각종 문화재 등에서 흔히 볼 수 있다.
전돌로 모양을 낸 전통양식의 건축물

그러나 현대에 복원된 전돌은 문화재적 가치 보다 상업성에 치우친 결과 전돌 고유의 특성을 살리지 못해 왔다. 비싼 가격에도 불구하고 오히려 외관을 손상시키는 역효과를 초래하고 있다. 요즘 시공하는 사찰의 신·개축, 각종 문화재 시설의 개·보수 등에 사용되는 전돌 대부분이 이같은 문제를 안고 있다.
이런 단점을 극복하기 위한 시도를 꾸준히 전개한 끝에, 최근 한 업체가 전통방식의 제조기술을 복원, 전통 그대로의 전돌을 개발하는데 성공했다. 전돌 문화재를 가장 많이 보유하고 전통양식의 건축이 대세를 이루고 있는 불교계로서는 희소식이 아닐 수 없다.
복원을 이뤄낸 (주)동희산업(대표이사 이충근, 경북 상주시 모서면 소재)은 고유 전돌과 현대 전돌의 차이를 가마와 굽고 식히는 온도에서 발견해냈다.
현대 전돌은 대량생산을 위해 길이가 긴 터널식 가마에서 섭씨 800도로 구운 뒤 순간적으로 상온에 노출시키는 서양식 붉은 벽돌 제조방식을 택하고 있다. 이로 인해 보이지 않는 균열이 발생하고, 건축자재로 사용될 경우 변색은 물론 습기의 침투로 인한 동파 또는 냉파를 피할 수 없게 된다.
그러나 동희산업은 단(單)가마에서 1200도로 점토를 구운 뒤 서서히 식힘으로써 강도 높고 균열 없는 전돌을 개발했다. 이 전돌은 불완전연소로 탄소성분을 착색시키는 ‘침탄공정’을 거쳐 해충을 방제하는 기능까지 갖췄다. 단가마의 단점인 생산량의 한계도 단가마 6기를 확보해 극복해냈다. 단가마는 도예가들이 사용하는 한 칸짜리 도자기용 가마로, 한번에 2만7000장의 전돌을 구울 수 있다.
전톨로 지은 사찰 모습

동희산업의 단가마에서 생산된 전돌은 특허청으로부터 국내에서는 유일하게 고유 전돌의 특성을 살린 ‘탄소성분을 함유한 제조법’을 인정받아 올 1월 특허(0545844호)와 실용실안을 획득했고, 10월에는 코너 벽돌과 제조장치에 대한 특허(10-0635831호)와 실용실안을 등록했다.
고유 전돌은 내·외벽은 물론 바닥, 코너, 단 등 제한 받지 않는 전돌 48종을 개발한 이후 안동 하회마을, 전주 한옥마을, 명동성당, 태안성당, TV드라마 대장금·신돈 세트장, 대청호미술관 등에 활용됐다. 뿐만 아니라 서산 서광사와 담양 천불선원, 대전 금화선원 등 사찰에서도 고유 전돌을 자재로 쓰며 가치를 인정받았다.
동희산업에서 복원한 고유 전돌은 사찰과 성보문화재에서의 효용가치가 높을 것으로 기대된다. 성보문화재 주변의 건축자재 대부분이 시멘트로 조성돼 문화재와 어울리지 않는다는 지적을 끊임없이 받아왔기 때문이다. 문화재 복원을 담당하고 있는 문화재청에서도 향후 문화재 개·보수에 고유 전돌을 사용하는 것을 검토중이다. (054)534-8267 www.jeondol.com


"대웅전 시멘트 바닥 보고 마음 아팠어요"
◇동희산업 대표이사 이충근

동희산업 이충근 대표이사
“일전에 마곡사에 갔을 때 보물로 지정돼 있는 대웅보전과 대광보전의 웅장함에 입이 벌어지더군요. 그런데 주변의 바닥은 포방전(바닥재)이 아닌 시멘트로 발라진 것을 보고 마음이 아팠습니다. 이것이 문화재를 가장 많이 보유하고 있는 불교계의 현실이 아닌가 생각됩니다.”
사찰의 문화재 관리실태를 보며 안타까움을 느낄 때가 한두번이 아니었다는 (주)동희산업 이충근 사장. 2년여 동안 실패를 거듭하면서도 고유의 특성을 살린 전돌을 복원해 낼 수 있었던 것은 우리의 전통을 되살리겠다는 열정이 있었기 때문이다.
고유 전돌의 맥을 살리겠다는 장인정신으로 무장한 그는 “콘크리트가 대세를 이룬 요즘의 건축문화가 이제는 우리 나름의 건축문화로 바뀌어야 한다”며 “디자인과 지속성이 우수해 1000년이 지나도 변치 않는 색상과 질감을 유지하는 고유 전돌이야말로 가장 좋은 대안”이라고 강조했다.
이충근 사장은 앞으로도 선조들의 지혜와 현대기술을 잘 조화시켜 최고 품질의 전돌을 생산하는데 최선을 다하는 장인이 되겠다고 다짐했다.
박봉영 기자 | bypark@buddhapia.com
2006-11-17 오후 6:1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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