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기 2568. 10.26 (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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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우방 원장, "'영기(靈氣)'가 문양 연구의 열쇠"
광배ㆍ공포ㆍ벽화 등 문양의 상징성 새롭게 해석
일향 한국미술사연구원 강우방 원장
불상의 광배무늬, 목조건축물의 공포, 고분벽화 등에 나타난 무늬와 문양은 무엇을 상징하고 있을까.
일향한국미술사연구원 강우방 원장은 최근 불교미술에 나타난 추상ㆍ구상적 무늬와 문양들의 표현원리와 그것이 상징하는 것이 무엇인지에 대한 체계적 분석을 담은 논문 ‘영기문의 성립과 전개’를 발표했다.
강 원장은 논문에서 “불교미술에 나타나는 무늬와 문양은 비로자나, 우주에 충만한 기(氣) 또는 도(道), 생명, 성령 등을 상징하고 있다”며 “이러한 영기(靈氣) 문양은 다시 운기문양(구름모양의 무늬), 불꽃문양, 팔메트 문양(덩굴무늬) 등으로 나눌 수 있다”고 밝히고 있다.
이러한 영기문양의 핵심은 영기를 발산하고 또 다른 문양을 탄생시키는 구심점 역할을 하는 영기의 싹에 있다. 영기의 싹은 영기문양을 구성하는 최소단위로 ‘운기화생(雲氣化生)’ 또는 ‘생명의 싹’으로 표현되기도 한다.
즉 영기의 싹이 가지를 쳐 다양한 문양으로 결합해 무한히 뻗쳐나가는 여러 가지 영기문양을 만들어 낸다는 것이다. 이러한 예는 백제 금동광배의 영기문양, 백제 금동대향로의 용의 꼬리에 나타난 팔메트 문양, 고려청자의 연꽃무늬에 나타난 영기의 싹 등에서 찾아볼 수 있다.
강 원장은 또 “무늬ㆍ문양에 대한 체계적 이해가 중요한 이유는 다른 회화적 요소들은 당대의 특수한 상황의 산물이지만 무늬들은 현재에 이르기까지 모든 조형미술에 지속돼 온 통시적 요소이기 때문”이라고 주장한다.
다시 말해 무늬와 문양에 대한 해독과 재인식은 통일신라, 고려시대, 조선시대 그리고 오늘에 이르기까지 한국문화 전반을 이해할 수 있는 단초역할을 하며 더 나아가 동아시아 조형미술의 도상에 대한 체계적인 해석이 가능하다는 것을 뜻한다.
논문에서는 무늬의 전승과정에 대해 “인도의 광배무늬은 중국과 한국에 와서 불꽃문양 영기문, 태극문양 영기문 등 여러 가지 추상적인 무늬로 바뀌었고 고구려 고분벽화의 영기무늬는 일본의 유매도노(夢殿)의 무늬에 영향을 미쳤다”고 설명하고 있다.
노병철 기자 | sasiman@buddhapia.com
2006-11-21 오전 9:3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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