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 출신의 세계적인 생명운동가이자 환경운동가인 제인 구달(72) 박사가 11월 8일 서울 화계사에서 서툰 젓가락질로 불교식 식사법인 발우공양을 체험한 뒤 밝힌 소감이다.
화계사 국제선원 무심 스님으로부터 발우공양에 대해 차근차근 설명을 듣는 그의 모습은 진지했다. 죽비소리와 함께 시작된 발우공양. 낯선 환경과 체험이 낯설었지만, 발우공양에 담긴 의미를 듣고 감탄하지 않을 수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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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식이 여기에 오기까지 수고한 모든 이들에게 고마움을 전하고, 음식냄새를 맡고 찾아올 숲속의 동물들을 위해 자신의 밥알을 나누어 베푸는 마음을 전해들은 구달 박사는 숙연한 표정을 지었다. 게다가 물속의 미생물까지도 배려하지 않았던가.
열심히 설명하는 무심 스님에게 화계사 주지 수경 스님(불교환경연대 상임대표)은 좀 더 자세히 차근차근 설명해달라며 초대 손님을 배려했다. 어색한 자세로 1시간여 동안 발우공양을 하면서도 구달 박사는 이목이 쏠린 자신을 “동물원에서 먹이를 먹는 원숭이가 된 것 같다”며 웃음을 이끌었다.
앞서 열린 ‘희망의 밥상’ 강연회에서 구달 박사는 500여 불자들에게 우리 자신이 아닌 어린이들을 위해 환경운동을 실천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오늘날 우리가 누리고 있는 안락함은 수질과 토양, 공기를 오염시키며 얻은 대가인데, 이마저도 다국적기업과 일부 국가의 국민들만의 일이라는 것.
“유전자조작 식품과 대량 사육·학대로 키워진 동물들이 밥상에 오르는 것은 지구의 비극”이라는 구달 박사는 “어떠한 파괴에도 스스로를 회복하는 자연의 치유능력과 인간의 뛰어난 두뇌, 열정을 지닌 젊은이와 불굴의 인간정신이 있는 한 암울한 상황을 극복할 희망은 있다”고 희망의 메시지를 전했다.
또 이를 위해 우리의 밥상에 오르는 음식을 바꾸어 나가는 ‘희망의 밥상’과 자신이 펼치고 있는 ‘뿌리와 새싹(Roots & Shoots)’ 환경운동을 통해 모두가 공존하는 세상을 만들어나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구달 박사는 1960년부터 아프리카 탄자니아 곰비국립공원에서 야생 침팬지를 연구하며, 야생동물 보호와 사육 및 서식환경 개선을 위해 애써왔다. 매년 전 세계를 돌며 100회 이상의 강연을 통해 환경보전의 중요성을 전 세계인들에게 알리고 있다. 구달 박사의 활동으로 탄자니아, 영국, 미국, 캐나다 등 세계 여러 나라에서 자발적으로 ‘제인구달연구소’를 설립, ‘뿌리와 새싹’ 환경운동를 전개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