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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장철, 사찰김치 담그세요
입동(立冬) 추위가 매섭게 지나고, 겨울채비를 해야 할 때가 됐다. 겨울채비라고 하면 첫 손가락에 꼽히는 것이 바로 김장이다. 우리네 밥상에 빠지지 않고 올라오는 김치지만, 요즘 김치가 겪는 시련도 만만치 않다. 입맛의 서구화와 외식문화 발달로 김치 소비량이 계속 감소하고 있는 가운데 지난해 중국산 김치의 기생충 파동으로 김치 전체에 대한 불신도 팽배해졌다. 하지만 김치를 외면할 수만은 없는 일. 더구나 올해는 무와 배추 가격도 예년에 비해 저렴해졌다고 하니 직접 김치를 담가보는 것은 어떨까? 무공해 배추로 건강에 좋은 사찰김치 담는 방법을 알아본다.

▷ 김장 재료 고르기
●배추
배추는 겉잎이 무성하고 속잎이 노란색을 띠는 것이 좋다. 잎이 서로 잘 밀착되어 있고 흰 줄기 부분을 눌렀을 때 단단해야 한다. 또 같은 크기라도 들어보았을 때 속이 꽉 차 묵직한 느낌이 나는 것을 고른다. 반으로 갈랐을 때는 속이 연한 미색을 띄고, 속잎은 씹을수록 고소한 맛이 나는 것이 맛있는 고추다.
●무
무는 묵직하고 굴곡 없이 일정하고 매끈한 것이 맛있다. 무청이 싱싱하고 무에 흠이 많지 않은 것이 좋다. 또 수분이 많고 단단하며 비교적 매운맛이 강해야 시간이 지나도 김치가 잘 시지 않는다. 김장용 무나 깍두기, 석박지를 담글 때는 희고 단단하며 위아래 굵기가 비슷한 것을 고른다.
●총각무
흙이 그대로 묻어 있고 무청이 싱싱한 것이 맛도 좋다. 총각무김치는 다른 기침에 비해 양념이 많이 들어가기 때문에 물기가 너무 많은 총각무는 김치를 담근 뒤 쉽게 물러진다. 무와 무청 사이 부분이 진한 초록색을 띠는 것은 수확한 지 오래된 것이므로 꼭 확인한다.
●마른 고추
마른 고추는 햇볕에 널어서 말린 태양초와 불을 때서 열기로 말린 화건초로 나뉜다. 태양초는 과피(果皮)가 두껍고 색이 선명하며 매운맛이 강하다. 화건초는 검붉은 색을 띠며 태양초보다 매운맛이 덜하고 껍질도 얇다.
●굵은 소금
최근 중국산 소금이 많이 수입되어 좋은 소금을 고르는 일이 쉽지 않다. 중국산 소금보다 국내산 소금이 손으로 비볐을 때 잘 부서진다. 또한 색깔은 흰색을 띠며 물기가 없고 손으로 만졌을 때 보슬보슬한 감촉이 느껴질 정도로 입자가 거친 것이 좋다. 소금은 사용하기 전에 재빨리 물에 한 번 넣었다가 물기를 빼 사용하면 불순물이 제거되어 깨끗한 소금을 사용할 수 있다.

▷ 믿을 수 있는 김장재료, 여기서 사세요
최근 주부들이 김장재료를 고를 때 무엇보다 신경 쓰는 것은 재료의 ‘안정성’이다. 농약 등의 화학재료를 사용하지 않은 재료를 사용해야 안심할 수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무턱대로 비싼 재료만 찾을 수는 없는 일이다. 재료 구입이 고민이라면 사찰 생협으로 눈을 돌려보자.
11월 5일 봉은사에서 귀농장터를 열기도 한 인드라망생협(www.budcoop.com)은 인터넷 홈페이지와 전화로 친환경농산물을 판매하고 있다. 생산자는 연두농장으로, 경기도 시흥 지역 주부들이 직접 농사지은 친환경 재료를 이용한 것이다. 유기농 배추는 1포기에 2000원, 유기농 고춧가루를 1만3천~1만5천원 선에 구입할 수 있다. 무농약 절임배추는 20kg에 3만4천원으로, 약 배추 10통 정도에 해당하는 분량이다. 배추 외에도 무(1kg 1천원)와 알타리 무(2kg 3천원), 찹쌀(1kg 5천원), 왕소금(3kg 2천8백원) 등의 부재료도 함께 판매하고 있다.(02)576-1882

【박상혜씨에게 배우는 사찰김치 4選】
마늘과 젓갈 대신 찹쌀풀과 과일즙 등을 이용해 만드는 사찰김치는 한겨울 든든한 영양공급원이 된다. 현대불교 자료사진

사찰김치는 일반적인 김치에 들어가는 마늘과 젓갈 등의 양념들이 생략됩니다. 대신 찹쌀풀이나 밀가루풀 등을 이용해 맛을 내므로 담백한 맛을 즐길 수 있습니다.
김치 양념에 풀을 섞어주면 양념이 김치에 잘 버무려질 뿐만 아니라 풀의 녹말이 당화작용을 일으켜 김치 맛을 한층 더 깊게 만들어줍니다. 특히 열무김치나 깍두기, 총각김치 등 무김치에 풀을 넣으면 무의 단맛이 향상되고 매운맛이 줄어듭니다. 풀은 되직한 것보다는 묽은 것이 좋습니다. 보통 찹쌀가루나 밀가루 1큰술에 물 3컵 정도면 적당한 농도라 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일반 가정에서는 마늘과 젓갈을 넣지 않은 사찰식 김치를 만들어 먹기가 쉽지 않습니다. 아직 입맛이 사찰음식의 담백한 맛에 길들여지지 않은 탓입니다. 이럴 땐 몇 가지 재료만 응용해도 더 맛깔 나는 김치를 만들 수 있습니다.
젓갈을 싫어하는 사람이라면 건새우ㆍ다시마ㆍ멸치 등을 넣어 만든 팩을 끓는 물에 담갔다가 젓갈 대신 사용하면 담백한 맛을 낼 수 있습니다.
깍두기나 석박지, 총각김치, 무생채 등에 설탕을 넣으면 개운한 맛이 없고 국물도 깔끔하지 않습니다. 이럴 때는 홍시를 냉동실에 얼려놓았다가 해동시켜 즙을 내 넣어주면 단맛을 내되 강하지 않으며, 무를 연화시켜 맛을 더욱 풍부하게 만들어 줍니다.
김장김치가 아닌 즉석김치를 담글 때는 호박즙을 젓갈과 섞어 사용하면 김치가 숙성되면서 깊고 구수한 맛을 냅니다. 호박즙을 팩 상태로 얼려 두었다가 김치 담글 때마다 사용하면 풍부한 김치 맛을 즐길 수 있습니다.

□ 배추김치
배추 2포기, 굵은 소금 1컵, 꽃소금 1/2컵, 설탕 1큰술, 양념(무 1개, 미나리 1/3단, 다진 생강 2큰술, 고춧가루 1컵, 찹쌀풀 1/2컵)
배추김치. 사진제공=영진닷컴

1. 배추는 세로로 4등분해 굴은 소금에 담가 절인 후 물기를 뺀다.
2. 무는 깨끗이 씻은 후 채 썰어 꽃소금에 절였다가 씻은 뒤 물기를 빼준다. 미나리는 5cm 길이로 잘라둔다.
3. 분량의 재료로 양념장을 만든 후 꽃소금과 설탕으로 간을 맞춘다.
4. 절인 배추의 잎사귀 사이사이에 양념을 넣고 겉잎으로 싼 후 용기에 담는다.

□ 갓김치
갓 2단, 양파 1개, 굵은 소금 1/2컵, 양념(고춧가루 1컵, 통깨 1큰술, 다진 생강 1작은술, 찹쌀풀 1/2컵)
갓김치. 사진제공=영진닷컴

1. 갓은 머리가 붙어 있는 상태로 굵은 소금에 30분 정도 절여준 후 물기를 짜 놓는다.
2. 양파는 갈아서 즙을 낸다.
3. 분량의 재료에 양파즙을 넣어 김치 양념을 만든다.
3. 양념에 절여놓은 갓을 넣고 간이 잘 배도록 골고루 버무려 완성한다.

□ 백김치
재료: 배추 2포기, 무 1/2개, 깐 밤 5개, 배 1/2개, 대추 5개, 표고버섯 2개, 미나리 1/4단, 잣 2큰술, 소금(절임용 2컵, 소 버무림용 1/2컵), 생강즙 2큰술, 김칫국물(채수 4컵, 배즙 1개분, 찹쌀풀 1/2컵)
백김치. 사진제공=영진닷컴

1. 배추는 4등분해 소금물에 절인 후 물에 헹궈 물기를 뺀다.
2. 무는 0.4cm 굵기로 채 썰고 미나리는 5cm 길이로 자른다. 표고버섯과 씨를 제거한 대추는 채 썰고, 밤과 배는 손질해 가늘게 채 썰어 물에 담갔다 꺼낸다.
3. 무, 미나리, 대추, 표고버섯, 밤, 배, 생강즙, 잣을 섞어 소금으로 간을 해서 소를 만들고 분량의 재료로 김칫국물을 만든다.
4. 절인 배추에 만들어 놓은 소를 넣을 후 항아리에 담고 김칫국물을 부어 마무리 한다.

□ 동치미
재료: 무 10개, 배 2개, 실파 1/2단, 갓 1/2단, 홍고추 5개, 삭힌 청고추 10개, 소금물(물 30컵, 굵은 소금 2컵), 굵은 소금 2컵
동치미. 사진제공=영진닷컴

1. 무는 깨끗이 씻어 소금물에 담가 하룻밤 숙성시킨 다음 실파를 같이 넣어 30분 정도 더 절인다. 실파는 절인 후 2~3줄기씩 돌돌 말아둔다.
2. 배는 껍질째 깨끗이 씻어 4등분해 가른다.
3. 갓은 푸르고 어린잎을 골라 소금에 절였다가 한 줄기씩 돌돌 싸놓는다.
4. 소금물을 고운체에 밭쳐 깨끗한 국물을 만든다.
5. 용기에 무와 실파, 배, 홍고추, 삭힌 청고추, 갓 등을 켜켜이 놓고 돌로 눌러놓은 다음 소금물을 붓는다.
여수령 기자 | snoopy@buddhapia.com
2006-11-16 오전 9:4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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