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전 결집이 이뤄지기 전, 부처님 가르침은 제자들의 입에서 입으로 전해져 내려왔다. 그렇게 부처님 가르침이 구전되어 내려오는 것을 일컫는 ‘룽’을 한국에서는 처음으로 만나볼 수 있는 법회가 열린다.
11월 12~13일 오전 10시에는 부산의 한국티벳센터(www.tibetkorea.org) 광성사(주지 도향)에서, 14, 15일 저녁 7시에는 서울 마네 NGO교육센터에서 ‘룽’을 만나볼 수 있다. 특히 13일 광성사에서는 보살계 수계 법회도 함께 열린다.
이번에 한국에 초청돼 ‘룽’을 전승하는 스님은 미국 뉴욕에서 활동 중인 린포체(83)로 달라이라마가 게쉬(가장 높은 공부를 대표하는 자리인 게쉬하람바에 오르기 위한 시험) 시험을 볼 때, 대론 상대이기도 했으며 티베트에서는 ‘가르침의 창고’라고 존경받고 있는 정신적 스승이다. 달라이라마가 가장 존경하고 사랑하는 스승 중의 한 분인 린포체는 열번째 환생자로 알려져 있으며 70명이 넘는 스승 밑에서 경과 론을 두루 익혔다. 또한 네 번에 걸친 시험에 통과해 가장 높은 공부를 대표하는 자리인 게쉬 하람바를 성취해 지금의 링린포체, 소파린포체 등 많은 제자를 두었다. 1959년 중국이 티베트를 침공하자 목숨을 건 탈출 끝에 인도에서 망명생활을 하였고, 미국으로 건너가 미국뿐 아니라 여러 나라에서 법문을 하며 활동 중이다.
이번 한국 방문은 일본에서 열리는 달라이라마의 법회 참석차 일본을 방문하게 된 린포체를 한국티벳센터에서 어렵게 초청하면서 성사됐다. 팔순을 넘긴 고령에도 불구하고 이번 한국 법회가 끝나면 곧바로 인도 남부 데붕 사원에서 ‘룽’ 전승법회를 열 예정이다.
티베트에서는 ‘룽’이 전승되는 법회에 한번 참석하면 경전 30만 독의 공덕이 있다고 하여 많은 이들이 참석하고 있으며 ‘룽’은 경전과 함께 부처님 가르침의 요의를 담고 있는 핵심으로 인식되고 있다.
‘룽’ 전승 법회에서 설해지게 될 내용은 <금강경> <능엄주> <신묘장구대다라니> <미타경> <반야심경> <입보리행론> <원각경> <현관장엄론> <중론> <칠십공성론> 등으로 통역 없이 입에서 입으로 전해진 부처님의 가르침을 전해들을 수 있다. 이날 룽 법회는 한국불자들을 위한 린포체의 법문에 이어 1시간 30여분간 봉행된다.
한국과 티베트의 불교 교류를 위해 티베트어 교실, 티베트 경전 번역 등의 사업을 벌이고 있는 광성사는 앞으로 티베트 스님을 모셔 람림, 공관론(空觀論), 현관장엄론(現觀莊嚴論) 등에 대한 공부를 한달씩 집중적으로 진행할 예정이다. (051)243-2468 천미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