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봉은사 신도회인 청정공덕회가 ‘청정도량가꾸기 비상대책위원회’를 결성하고 봉은사에서 중앙승가인대회를 개최한 중앙승가대 대책위원회 측에 6일 오후 성명서를 전달했다. 성명서에는 ‘승가인대회에 대한 봉은사의 입장’이 10가지 항목으로 정리돼 담겨있다.
청정도량가꾸기 비상대책위원회(위원장 안승기)는 성명서를 통해 “그간 봉은사는 불법홍포와 대사회활동을 통해 수도권 포교에 성과를 거둬왔으나 불미스러운 일이 발생할 경우 그간 쌓은 성과가 허사로 돌아갈 것”이라고 우려했다.
이어 “주지임기 만료를 앞두고 승가대가 봉은사에서 농성에 돌입하면 봉은사와 승가대가 밀약한 것처럼 비춰져 양쪽 모두에 이미지 손상을 가져올 가능성이 크니 농성만큼은 피해달라”며 “승가대는 여러 차례 분규를 겪어 민감한 신도들의 마음을 이해해 주어야 하고, 승가대 운영에 고충이 크다면 종단 신도들에게 고충을 설명해 공감대를 형성해야 할 것”이라고 호소했다.
대책위는 또 “승가대의 지원과 육성은 봉은사만이 담보해야 할 사안이 아닌, 종단 전체의 과제이므로 종단적 논의를 통해 대안을 이끌어 내 달라”며 “물리적 행동을 통한 문제해결이 아닌, 대화와 타협을 통해 해결을 모색할 것”을 부탁했다.
대책위 고문과 본부장 및 신도 50여명은 6일 오후 4시 30분경 신도회사무실에서 중앙승가대 대표단과 만나 이러한 뜻을 전달한 뒤, 이 자리에 참석한 중앙승가대 대책위 각명, 동문대표 해관, 총무국장 신담 스님 등 6명의 스님들로부터 7일까지만 보우당에 머물겠다는 약속을 받았다. 이어 신도들은 “스님들께서 하신 말씀이니 반드시 지키실 것이라 믿어 의심치 않는다”며 자진 해산했다. 후속대책은 7일 오후에 논의하기로 결의한 상태다.
그러나 안승기 비상대책위원장은 “봉은사 신도들은 1998년 승가대 학인들이 봉은사를 접수하려했던 일을 아직도 기억하고 있다”며 “승가대가 신도들의 생각에 반하는 행동을 할 경우 그간의 우호적 생각마저 사라질 수 있다”고 우려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