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봉사자들은 배식 2시간 전인 오전 9시 부터 국과 밑반찬을 준비하느라 잠시도 쉴틈이 없다. 300명에서 많게는 500명에 이르는 많은 식사를 준비해야 하기 때문이다. 이날 메뉴는 나물무침과 콩자반, 김치, 된장국. 어르신들은 김이 모락모락 나는 된장국을 받아들고 연신 숟가락을 입으로 옮겼다. 상당수가 한 그릇 더 주문할 정도로 된장국은 인기를 끌었다. 빨간 조끼를 걸친 여래구도봉사단 10여명은 능숙한 솜씨로 거동이 불편한 노약자들을 식탁까지 부축해 주고 빈그릇을 치우는 등 궂은 일을 도맡아 했다.
봉사단은 처음에는 노인들에게 식사를 대접했지만 지금은 원하는 사람 누구에게나 급식을 제공한다. 이제는 광주와 성남시에 입소문이 점심때만 되면 독거노인과 노숙자 들로 급식소가 붐빈다.
창단이후 줄곧 봉사단을 이끌고 있는 신연진 단장(57)은 “노인들이 맛있게 드시고 흡족한 표정을 지을 때는 덩달아 기분이 좋아진다”면서 “나눔을 통해 봉사의 의미를 맛보고 있다”고 말했다. 하루도 빼먹지 않고 나오는 열성 봉사자이기도 한 신 단장은 “아침부터 배식이 끝나는 2시까지 모두 다섯 시간 이상 정신없이 뛰어다니다 보면 땀으로 목욕을 하고, 몸은 녹초가 되지만 기분만은 날아갈 듯 상쾌하다.”고 봉사행의 감회도 덧붙였다.
여래종 여래구도봉사단은 1988년부터 평일(월요일~금요일) 점심에 무료급식을 펼쳐왔다. 지금까지 비가 오나 눈이오나 한 차례도 거르지 않아 무료급식 횟수만도 4500여회에 이른다. 그래서 성남과 광주 지역 주민들에게 여래종은 ‘봉사종’으로 통한다. 18년의 짧지않은 역사답게 여래구도봉사단은 3백여명의 회원들이 가입돼 있다. 연령층도 20~60대까지 다양하다. 종단 차원에서 적극적으로 지원하기 때문에 봉사단원들은 종단의 공식적인 포교사라는 자긍심을 갖고 활발한 봉사 활동을 펼치고 있다.
여래구도봉사단은 매년 부처님오신날을 전후해 여래구도 봉사단 주최로 지역 노인잔치도 열고 있다. 올해는 2천명에 달하는 노인들이 참석했으며, 스리랑카 국립무용단의 댄스공연과 인기 가수 공연 등으로 흥겨운 한마당을 연출했다.
또한 성남시민을 위한 불교영화제를 지난해 처음으로 8월 한달간 다섯 번에 걸쳐 개최해 성남 일반시민들에게 좋은 호응을 받았다. 이외에도 ‘여래구도 봉사단’은 소년소녀가장돕기와 장애우 돕기 일환으로 장학금 후원과 휠채어 전달도 하고 있으며, 매월 정기적으로 양로원인 자광원을 방문해 어르신들을 대상으로 이미용 봉사도 하고 있다.
봉사단의 활동은 비단 국내에만 머물지 않는다. 5년전부터 완전히 파손된 미얀마 파간 대탑 복원 불사와 파간지역의 우물 개간 사업에도 정기적으로 참여한다. 또한 최근들어서는 스리랑카 콜롬보에 유치원과 문화센터도 봉사단원들의 기금으로 건립중이다.
여래종 총무원장 혜안 스님은 “나눔과 봉사는 부처님의 가르침 가운데 가장 중요한 덕목이다. 이런 다양한 봉사 활동을 통해 불교와 여래종단이 불자들뿐만 아니라 일반인들에게 좀더 친숙하게 다가설 수 있는 계기가 됐으면 좋겠다”며 “모든 면에서 열악할 수 밖에 없는 군소종단이 살아남기 위해서는 대중들에게 가장 가깝게 다가설 수 있는 보살행과 봉사행의 실천이 중요하다는 생각에서 종단차원에서 봉사단을 적극하고 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