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적인 불교학자인 스즈키 다이세쓰가 1927년부터 그 이듬해까지 2년 동안 오사카의 어느 선사(禪寺)에서 벌인 10차례의 강연 기록을 모아놓은 일종의 강연집이다.
19세기와 20세기에 걸쳐 1세기에 가까운 95세를 일기로 삶을 마감한 스즈키 다이세쓰는 불교학자로 또 사상가로서 자국 일본보다는 오히려 서구에 더 이름이 알려진 학자였다.
스즈키 다이세쓰의 대표작 가운데 하나인 <선이란 무엇인가>는 ‘경험’과 ‘신비주의적 체험’을 강조하면서 선불교의 역사와 일화 그리고 선불교의 여러 개념들을 담담히 이야기하듯 들려준다.
총 10회에 걸쳐 진행된 스즈키 다이세쓰의 강의는 ‘종교 경험으로서의 선’과 ‘불교에서 차지하는 선의 위치’로 크게 나눌 수 있다.
제1회 ‘종교 경험으로서의 선’에서는 종교 경험과 불교 생활 등 선과 종교 경험의 관계를 역설한다. 그는 불교는 지적인 경향이 농후한 종교로 계-정-혜를 수득하지 못하면 깨달음의 경지에 이르지 못한다고 말한다.
제2회 ‘불교에서 차지하는 선의 위치’에서는 종교 경험의 여러 요소와 형태를 분석하고 있다. 인간에게는 고-집-멸-도라는 사제가 있어 괴로움이 있어야만 자신의 위치를 자각할 수 있다고 말한다.
스즈키는 이 책을 통해 자신의 ‘선’ 경험의 깊이와 이론을 설명하는데, 이것은 불교의 선에 관심이 있거나 초보자들에게도 쉽게 접근하려는 노력이 글 전체에서 역력하게 보인다. 그렇다고 단번에 선의 깊이와 이론을 알 수 있다는 말이 아니다. 여러 번 반복하게 읽는다면, 자신만의 선 경험을 체험할 수 있다고 역설한다.
선이란 무엇인가?
스즈키 다이세쓰 지음| 이목 역
이론과실천|1만5000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