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강남 지역의 불자인구가 타종교 인구에 뒤떨어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개신교는 물론이고 비슷한 정도의 시설수를 보유하고 있는 천주교에 비해서도 신자 수가 적은 것으로 드러나, 거점사찰의 포교전략이 시급하게 필요하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이 같은 주장은 중앙승가대 김응철 교수가 10월 24일 봉은사 개산1212주년 기념세미나 ‘한국불교의 현황과 도심포교-봉은사와 도시지역을 중심으로’에서 발표된 내용이다.
김응철 교수의 발제문 ‘통계를 통해 본 강남 지역의 포교 현황과 대응방안’에 따르면 강남지역 종교인구 비율은 우리나라 전체(2005년도 기준)의 53.1%로 서울 전체의 종교인구비율에 비해 상대적으로 높다. 그러나 개신교 비율은 강동구 25.4%, 서초구 24.9%, 송파구 23.8%, 강남구 23.5% 등이며 천주교 비율은 서초구 21.1% 강남구 20.7% 송파구 16.4% 강동구 14.8%인 반면, 불교 인구는 송파구 16.2% 강동구 15.9% 서초구 15.3% 강남구 15.2%로 상대적으로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시설수에 있어서도 크게 뒤지는 것으로 드러났다. 봉은사가 위치한 서울 강남구의 경우, 관내 종교시설 중 개신교 교회는 322개에 이르지만 사찰은 20개소만 있을 뿐이다.
김 교수는 “강남에 각 종교단체에 종교부지가 불하되면서 종교간 경쟁이 치열하게 전개됐지만 불교계는 이 지역에 충분한 재원 및 종교시설을 확보하지 못해 포교경쟁에서 뒤쳐졌다”며 “이 외에도 원력과 지혜를 갖춘 포교사가 없고, 중산층 이상이 인구 대부분을 차지하는 강남지역 특화 프로그램이 없었으며 일요법회를 적극 시행하지 못했다”고 지적했다.
김 교수는 이에 대한 대안으로 △강남의 대형사찰들은 영향력이 적은 지역에 포교당을 설립하고 △도심포교 전문가를 육성하기 위한 교육프로그램을 실시하며 △지역 문화센터 및 도서관 등 신행과 포교의 중심이 될 문화프로그램을 개설할 것을 제안했다.
또 “강남지역은 9세 미만 어린이와 10대 청소년 계층을 대상으로 한 포교에 구멍이 뚫려 있다”고 지적하며 “이들을 위한 직접포교는 물론이고 학부모를 상대로 한 3040불교인재 양성 프로젝트를 실시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날 세미나에는 김관태 봉은사 연구위원도 ‘도심포교의 비전과 방향’을 주제로 논문을 발제했으며 조계종 포교원 김병주 팀장, 불광사 백용주 총무팀장 등이 논평을 맡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