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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골절 농사 짓고 도시절 장터 열고~
FTA? 사찰 중심 지역공동체가 대안이다
농업시장 개방으로 농업 기반이 무너지고 있는 우리 농촌경제 위기의 단면에는 농촌에 위치한 사찰의 위기도 포함돼 있다. 사찰도 인드라망처럼 복잡하게 얽힌 지역의 경제·생활·문화 등 모든 분야에 걸쳐 영향을 고스란히 받을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농촌지역에 위치한 사찰경제를 회생시키기 위해서는 지역사찰의 혁신적인 변화는 물론, 도시에 위치한 사찰도 일정부분 역할이 필요하다. 이로 인해 사찰을 중심으로 한 지역공동체, 지역사찰과 도심사찰의 도농공동체를 시도하고 있는 남원 실상사(063-636-3031)와 인드라망생명공동체(02-576-5886)의 활동이 주목 받고 있다.

그림=이동수
현미, 백미, 감자, 고구마, 꿀, 비비추나물, 산뽕잎나물, 산취나물, 오미자효소, 매실효소, 복분자효소, 메주콩, 건표고버섯, 참깨, 참기름…. 11월 5일, 서울 강남 봉은사 주차장에서 펼쳐지는 ‘가을한마당 귀농장터’에 올 가을 수확한 친환경농산물이 시중보다 20~30% 저렴한 가격으로 선보인다.
‘귀농장터’는 불교계에서 유일하게 도농공동체운동을 벌이는 인드라망생명공동체(상임대표 도법)가 봉은사(02-511-6070)와 함께 2003년부터 매년 가을 개최하고 있다.
그러나 가을 수확물을 팔고 사는 단순한 장터가 아니라, 지역사찰과 도심사찰이 하나의 공동체를 이룬 대표적인 도농공동체 모델이라는 점에서 각별한 의미가 담겼다. 또한 장터에 나오는 농산물은 남원 실상사가 귀농인, 지역민과 함께 손잡고 형성한 공동체에서 생산한 친환경농산물이어서 의미는 더욱 크다.
인드라망생명공동체가 추진하고 있는 도농공동체운동은 실상사와 인근 산내면 주민들의 지역공동체로부터 출발했다. 실상사는 소유하고 있던 땅 1만평과 불교사상에 기반을 둔 철학적 근거를 제공했고, 이를 터전으로 불교귀농학교와 실상사 귀농학교, 인드라망생협, 실상사 작은학교, 지리산영농조합 등이 도농공동체마을을 형성하고 있다. 특히 지리산영농조합은 지난해 국고보조금과 지역민이 출자해 설립, 조합원으로 지역민 50여가구가 참여하며 도농공동체운동에 탄력으로 작용하고 있다.
이들은 매월 한차례 실상사에 모여 ‘나눔 수행 화합’의 모임을 열어 친목도모, 공동체의 방향과 역할을 공유할 뿐만 아니라, 실상사 스님들과 교류하면서 지역공동체에 필요한 철학과 이론을 제공받는다.
실상사와 산내면 공동체에서 생산된 친환경농산물은 봉은사, 서울 능인선원, 수원포교당, 부천 석왕사, 대구 관오사 등 사찰내 설치된 생협매장과 ‘친환경 공양미 올리기 운동’에 동참하고 있는 20여 사찰을 통해 싼 가격으로 도시 불자들의 밥상에 제공된다.
이로 인해 실상사를 구심점으로 한 도농공동체운동은 국내에서 유일하게 면단위에서 인구가 증가하는 등의 가시적인 효과로 나타나고 있다. 운동이 처음 시작된 1998년부터 지금까지 산내면 마을공동체에 정착한 귀농자는 244명에 달한다. 뿐만 아니라 기존의 지역민 자녀가 7명인데 반해 귀농가정의 자녀는 11명으로 지역민 자녀를 넘어섰다.
그러나 가장 큰 효과는 사찰이 지역민들과 함께 지역공동체를 형성하고 이를 근간으로 지역의 경제·문화·교육 등의 질을 높일 수 있다는 자신감을 얻은 점이다.
사찰의 입장에서도 유휴부지를 귀농인과 지역민들에게 내놓으면서 지역공동체를 형성할 수 있다는 가능성을 확인한 것은 큰 성과다. 이는 전국의 사찰이 갖고 있는 방대한 유휴부지를 활용할 수 있는 효과적인 대안이 될 수도 있기 때문이다.
이같은 실상사의 시도는 향후 농촌지역 사찰이 나아가야할 지역공동체의 모범적인 모델이 되고 있다. 또한 평창 월정사, 구례 화엄사, 강화 선원사 등에서 진행하고 있는 사찰과 지역민이 결합된 영농법인도 사찰경제와 지역경제를 살리는 방안으로 제시되기도 한다.
도심사찰에서도 1사(寺)1촌(村) 또는 1사1공동체가 결연해 농산물의 판로를 개척해 줌으로써 지역경제에 도움을 주는 역할을 해주어야 가능한 일이다.
이향민 인드라망생명공동체 사무처장은 “농촌경제의 어려움이 농촌사찰의 어려움으로 이어지는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사찰이 지역민의 생활 속으로 파고들어야 한다”며 “유휴부지를 많이 소유하고 있는 사찰의 여건을 잘 활용한다면 지역적 특성에 맞는 해결책을 찾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박봉영 기자 | bypark@buddhapia.com
2006-11-01 오전 9:0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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