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근현대불교사는 그 중요성에 비해 연구 성과가 극히 미진한 분야 가운데 하나다. 따라서 이번 학술회의는 그동안 불교학계가 진행해 온 한국근현대 불교사 연구의 양적 질적 성과를 점검하고 그 연구 방향을 제시하는 자리가 될 전망이다.
그나마 1990년대 들어 몇몇 연구자와 단체들에 의해 연구 성과가 축적되고 있고, 점차 그 중요성을 인정받고 있는 상태다. 따라서 이번 학술발표는 불교사학계가 소홀히 해온 근현대 불교사 연구의 현실을 점검하고 저변을 확대하는 기회가 될 것으로 기대된다.
특히 젊고 참신한 소장 학자들의 참여가 두드러진 것도 이번 행사의 관심거리다. 최혜경(성신여대)씨는 ‘일제의 불교정책’이라는 논문을 통해 일제의 불교정책 연구에 대한 시기별 주제별 분석을 시도하고 향후 연구 과제를 제안한다. 김경집(동국대)씨는 ‘일제침략기 불교계의 대중화 및 개혁운동’이라는 논문을 통해 근현대 한국불교사가 여타 인문 사회과학 분야와의 공동연구가 미흡한 탓에 공인된 이론의 정립을 어렵게 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덕진(창원전문대)씨도 ‘한국 근현대 불교사 연구의 동향과 과제’라는 논문으로 경허 용성 한영 만공 한암 만해 권상로 스님 등에 대한 연구 성과를 분석하고 향후 연구 과제를 제시했다.
이밖에 前 동국대 교수 인환 스님, 한국불교선리연구원장 법진 스님, 성신여대 최혜경, 서강대 이경순, 동국대 김경집, 경원대 이재헌, 창원전문대 이덕진, 부천대 김광식 씨 등이 종합토론에 참여한다.
[인터뷰]한국불교선리연구원 법진 스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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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불교선리연구원은 지난해 6월 선학원의 정체성을 밝히고 미래 비전을 제시하기 위해 발족했다. 더불어 한국불교학의 발전과 인재양성을 위한 불사에도 뜻을 두고 있다. 선학원 설립일에 맞춰 열리는 분원장 회의를 겸한 이날 학술회의는 선학원의 정체성과 자긍심을 고취하는데도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한다.
행사의 특징은?
-이번 학술 행사는 젊고 힘 있는 소장학자들의 비판의식을 담으려 노력했다. 학술행사가 획일적인 인적구성으로 대중들에게 외면당하는 현실을 답습하지 않을 것이다. 불교외적인 다양한 분야에서 불교를 바라볼 수 있는 시각을 제시하려 한다.
주제가 한국불교 근현대사인 이유는?
-최근 발간된 <태고종사>사건은 5~60년대 일어났던 법난에 대한 해석이 이해당사자였던 조계종과 태고종의 입장차에 따라 현격히 달라질 수 있음을 여실히 보여준 사례다. 조계종과 태고종은 각기 ‘정화’와 ‘법난’으로 근대사의 한 장면을 해석하고 있다. 그러나 선학원은 암울했던 일제강점기 한국불교의 등불 같은 역할을 해왔고 일련의 사건에 대해 왜곡 없이 바르게 역사적 사실을 규명할 의무가 있다.
선학원이 바라보는 정화의 의미는?
-지금의 정화라는 표현은 너무나 좁은 의미로만 사용되고 있다. 선학원이 처음 제시한 ‘정화’는 왜색화 되어가는 한국불교의 정체성을 회복하는 것이었는데 언제부터인지 비구ㆍ대처의 갈등이 가장 극에 달했던 5~60년대 벌어진 법난만을 의미하는 것은 잘못된 것이다. 승가고유의 대중공의제의 회복 등 한국불교를 바로잡아야 할 것이 너무나 많다. ‘정화’는 과거의 개념이 아니라 오늘날에도 살아있는 한국불교의 ‘화두’와 같은 것이다.
이후의 과제는?
-해방이후에도 선학원은 한국불교 근현대사의 매우 중요한 역할을 해왔다. 이 시기에 대한 자료와 연구 성과를 다시 점검하고 역사적 진실을 올바르게 규명하는 것이 시급한 과제다. 이번 행사는 선학원사를 체계적으로 재정립하는 단초를 제공하고 학자들에게는 근현대 연구의 방향을 제시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