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월 15일 원적에 든 휴암당 정천 대종사의 영결식과 다비식이 19일 오전 11시 고성 문수암에서 엄수됐다. 11시 명종 5타로 시작된 영결식에는 조계종 종정 법전 스님, 원로의원 진제 스님, 지혜 스님, 조계종 총무원장 지관 스님을 비롯한 사부대중 1천여명이 운집, 정천 대종사의 원적을 애도했다. 영결식은 영결 법요, 헌다, 헌향, 행장소개, 추도 입정, 영결사, 법어, 추도사, 조사, 조가, 분향 및 헌화의 순서로 진행됐다.
원로회의 의장 종산 스님은 진제 스님이 대독한 영결사를 통해 “아직 제도해야 할 중생들이 이렇게 지천인데 홀로 열반락을 즐기시렵니까? 대자대비심으로 그저 화장찰해(華藏刹海에 잠시만 머무시다가 원생으로 저희들 곁에 다시 오십시오”라고 말했다.
이어 조계종 종정 법전 스님은 법어에서 “백천간두에서 한걸음 더 나아가 법신을 이루었으니 어찌 종사의 본분상에 생몰이 있겠습니까?”라며 “견문각지를 거두어 진용은 적막하지만, 본지풍광은 눈앞에 역역합니다”라고 말했다.
또한 조계종 총무원장 지관 스님은 “잠들기 전이나 일어나기 전 머리를 쓰다듬으며 출가 본분을 잊지 말라고 일깨워주셨던 스님의 수행면모가 아직도 생생하고 개미떼의 생명을 죽이지 않기 위해 목적지를 바로 앞에 두고 30여 리 길을 돌아갔다는 스님의 생전 일화가 후학들의 마음을 때리니 앞으로 스님의 가르침을 따라 열심히 정진하는 사부대중이 되겠다”고 추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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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스님의 영결식에는 조계종 종정 법전 스님 원로의원 진제 스님 지혜 스님 조계종 총무원장 지관 스님을 비롯한 사부대중 1천여명이 참석했다. |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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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결식에 이어 국화꽃으로 장식된 스님의 법구는 만장을 앞세우고 영결식장 바로 아래쪽에 마련된 다비장으로 향했다. 스님의 연화대가 마련된 곳을 중심으로 청량산과 신도들이 둥그렇게 에워싸고 있었다. 스님의 법구가 연화대에 자리 잡고 거화를 하려고 하는 동안, 하늘에 햇무리가 뜨자, 대중들은 “스님 가시는 길에 상서로운 조짐이 나타났다”고 기뻐했다.
“스님 불 들어갑니다. 어서 나오십시오!” 12시 30분경 여기저기서 들리는 외침소리와 함께 법전 스님, 지관 스님을 비롯한 문도들이 일제히 거화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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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다비식을 시작할 무렵 하늘에서 햇무리가 나타나 보는 이들의 탄성을 자아냈다. |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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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얀 연기가 피어오르고 연화대가 흔적 없이 사라져갔다. 연화대 바깥에서는 불을 잠재우기 위해 물이 뿌려지고 연화대 안쪽에서 물길이 타들어가며 내는 소리가 간간히 들리기 시작했다. 정천 스님의 법신은 연기로 화해 문수암과 약사전 약사대불을 돌고 구름 낮게 드리운 하늘로 사라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