응답자들은 자신의 믿음에 엄격했다. 응답자 절반 이상이 자신들의 믿음이 부족하다는 평가를 내린 것이다. ‘스스로의 믿음에 점수를 준다면’이라는 질문에 가장 많은 응답자가 ‘40~50점(37.3%, 224명)대’를 꼽았다. ‘20~30점대’에도 14.7%(88명)가 답했다. ‘60~70점대’에 점수를 준 사람은 33.3%(198명), ‘80점 이상’의 점수를 준 사람은 15.0%(90명)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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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같은 평가는 믿음과 신행 일치도에도 그대로 적용됐다. ‘자신의 믿음과 신행이 얼마나 일치하고 있다고 생각하는가’란 질문에 ‘일치 하지 않은 편이다(40.5%, 243명)’라는 대답이 가장 높은 수치를 보였다. ‘일치하지 않는다’란 응답도 7.8%(47명)나 됐다. ‘일치 하는 편이다’와 ‘일치한다’는 각각 38.2%(229명)와 13.5%(81명)였다.
응답자 절반 이상은 ‘본래 부처’라는 것을 확신하고 있었다. 자신이 본래 부처임을 ‘믿는 편’이 35.7%(214명)였다. ‘확신한다’는 대답도 18.3%(110명)나 됐다. 하지만 ‘믿지 않는 편’도 34.0%(204명)나 됐다. 아예 ‘안 믿는다’라는 대답도 12.0%(72명)나 나왔다. 응답자 절반 가까이가 본래 부처임을 자각하지 못하고 있다는 얘기다. 따라서 이를 개선할 교리적 수행적 교육 방법이 모색돼야 함을 시사했다.
응답자 10명 중 7명은 부처님 가피력을 믿고 있었고, 10명 중 8명은 수행을 열심히 하면 깨달을 수 있다고 믿었다.
44.3%(266명)가 부처님 가피력을 ‘믿는다’라고 대답했고, ‘믿는 편’이라는 사람도 18.7%(112명) 정도 있었다. ‘믿지 않는 편’과 ‘안 믿는다’는 대답은 각각 11.3%(68명)와 25.7%(154명)였다.
열심히 수행하면 깨달을 수 있다고 ‘믿는다’라고 대답한 사람이 43.7%(262명)였으며, ‘믿는 편’이라는 대답도 20.3%(122명)로 나왔다. 하지만 수행을 열심히 해도 깨달을 수 없다는 사람도 26.0%(156명)나 됐다. ‘믿지 않는 편’ 또한 10.0%(60명).
인과와 윤회를 믿는 질문에 41.8%(251명)가 ‘믿는다’라고 대답했다. ‘믿는 편’이라고 대답한 사람도 21.2%(127명)로 나왔다.
하지만 응답자 10명 중 4명은 인과와 윤회를 믿지 않았다. ‘안 믿는다’는 25.2%(151명), ‘믿지 않는 편’은 11.8%(71명).
응답자 10명 중 6명은 ‘자신의 믿음을 당당하게 말하고 타인에게 믿음을 권유(전법)할 수 있다’고 대답했다. ‘할 수 있다’고 적극적으로 대답한 사람은 33.2%(199명). ‘할 수 있을 것 같다’는 대답도 26.8%(161명). 이에 비해 21.5%(129명)는 ‘할 수 없을 것 같다’고 대답했으며, 18.5%(111명)는 ‘할 수 없다’고 단언했다.
불자의 성숙도를 나타낼 수 있는 원력에 대해서는 응답자 10명 중 6명 이상이 현재 원력을 가지고 있지 않다고 답했다. 비교적 불교공부에 열심인 불교대학 학생들을 대상으로 한 설문이라는 점을 감안할 때 염려스러운 수치다. ‘현재 원력을 가지고 있다’는 대답은 35.8%(215명)에 불과했다. ‘가져본 적 있다’는 18.3%(110명), ‘가져본 적 없지만 갖고 싶다’는 23.7%(142명). ‘생각해 본 적조차 없다’는 대답도 22.2%(133명)나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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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력을 가지고 있는 응답자 절반 이상은 원력을 실천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었다. 응답자 중 11%(67명)는 원력을 실천하기 위해 ‘매우 노력’하고 있었고, 45%(270명)는 ‘노력하는 편’이었다. 이에 비해 34%(205명)는 ‘노력하지 않는 편’이었고, 10.0%(58명)는 거의 노력하지 않고 있었다.
응답자 10명 중 6명 이상은 원력이 성취될 것이라고 믿고 있었다. ‘믿는다’는 39%(234명), ‘믿는 편이다’는 23.8%(143명). ‘믿지 않는 편’은 14.3%(86명), ‘안 믿는다’는 22.8%(137명)였다.
설문 교차분석 결과 ‘대졸이상’의 학력을 가진 ‘20~30대’ 젊은층 ‘남자’들의 믿음이 약했다. 이들은 믿음과 신행 일치도 또한 낮았다.
‘본래 부처임을 확신하고 있는가’라는 질문에 중졸과 고졸의 학력을 가진 응답자는 각각 58.4%와 59.1%가 ‘확신한다’ 또는 ‘믿는 편이다’라고 대답했다. 이에 비해 대졸 및 대학원 재학 이상의 학력을 가진 응답자의 비율은 각각 49.6%와 39.3%로 상대적으로 낮았다.
‘부처님 가피력이 있다고 믿는가’라는 질문에 대해서도 20대와 30대는 각각 29.4%와 40.0%가 ‘믿는다’ 또는 ‘믿는 편이다’라고 답한 반면, 50대와 60대 이상은 각각 64.8%와 68.7%의 수치를 보였다.
남자의 57.9%가 인과 및 윤회를 믿었지만, 같은 항목에서 여자는 65%의 믿음 지수를 나타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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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불교를 믿은 지 오래될수록 ‘부처님 가피력’과 ‘인과 및 윤회’를 믿는 지수가 낮아지는 특이한 현상을 보였다.
신행경력 1~2년은 32.3%가 부처님 가피력을 ‘믿지 않는 편이다’ 또는 ‘안 믿는다’라고 대답했다. 이에 비해 3~5년은 33.3%, 6~10년은 34.4%, 11~19년은 42.0%%, 20년 이상은 42.9% 등 신행경력이 많을수록 부처님 가피력을 믿지 않았다.
이 같은 현상은 인과 및 윤회를 믿는 질문에도 그대로 나타났다. 신행경력 1~2년은 33.0%가 ‘믿지 않는 편이다’ 또는 ‘안 믿는다’라고 대답했다. 이에 비해 3~5년은 32.5%, 6~10년은 33.6%, 11~19년은 41.0%, 20년 이상은 42.2%가 같은 대답을 했다.
이와 관련 박수호 중앙승가대 불교사회과학연구소 연구위원은 “초발심자의 경우 보다 열정적인 구도의 마음으로 불교에 접근하는 반면, 신행경력 오래된 불자일수록 경험적인 근거에서 이 같은 대답을 했을 것”이라고 추정했다. 고명석 조계종 포교원 포교연구팀장은 “신행경력이 오래된 불자는 불교를 신앙이나 신행의 관점보다 보다 이성적이고 합리적 차원에서 바라보기 때문일 것”이라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