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기 2568. 3.26 (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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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처님 가르침이면 스트레스 안녕~!
현대인 스트레스의 근원은 '집착' "자신의 부족한 점 인정할 때 마음 가벼워져"
스트레스. 듣기만 해도 스트레스가 쌓일 것 같은 말이다. 하지만 업무에 시달리는 직장인도, 입시에 짓눌린 학생도, 가사에 지친 주부도, 생활고에 힘들어하는 어르신도 피해갈 수 없는 것이 바로 스트레스다. 지난 한해 국내 사망원인의 약 25%는 뇌혈관 질환과 심장질환, 자살 등 스트레스와 직·간접적으로 관련 있는 질병이 차지했다. 이는 암으로 인한 사망률(26.7%)과 비슷한 수치다.(‘통계청’ 2005 사망원인 통계결과)
만병의 근원으로 지목되는 스트레스를 풀기 위해 사람들은 수 십 만원이 넘는 건강용품을 구입하고 각종 강좌를 찾아간다. 진정 스트레스는 ‘해소’됐을까? 스트레스의 원인이 무엇인지 알지 못한다면 스트레스는 쌓이고 풀리기를 반복하는 악순환만 계속될 뿐이다. 인도의 명의(名醫) 기바는 “나는 육체병의 왕이요, 부처님은 마음병의 왕”이라고 했다. 부처님 가르침으로 마음의 병, 스트레스를 털어버릴 수 있는 방법을 찾아본다.

■욕구 좌절·위협이 바로 스트레스
스트레스란 간단히 ‘극복하기 어려운 상황에 노출되었을 때 생기는 정신적·신체적 반응’이라 정의할 수 있다.
<스트레스는 나의 스승이다>(아름다운 인연)를 펴낸 김정호 교수(덕성여대 심리학과)는 “욕구좌절과 욕구위협이 바로 스트레스”라고 말한다. 물질문명이 발달함에 따라 현대인들의 욕구가 다양해졌지만 욕구좌절과 욕구위협(욕구가 충족되지 못할 것이라는 불안감)의 가능성 또한 늘어나는 데 이것이 곧 스트레스라는 것이다.
대한스트레스학회는 “적당한 스트레스는 오히려 생활의 활력을 유지하는 힘이 되지만, 자신이 이겨낼 수 없을 만큼 스트레스가 쌓이면 여러 신체·정신 질환이 나타나게 된다”고 말한다.
부처님 가르침에 비추어보면 현대인들이 겪는 스트레스의 근원은 ‘집착’이다. <현겁경>에서는 “마음에는 네 가지 병이 있으니, 첫째는 탐심과 음욕, 둘째는 성냄과 미움, 셋째는 어리석음, 넷째는 ‘나’라는 생각이다”고 전한다. <법구경>은 “만족해하는 것이 가장 큰 재산”이라고 이르고 있다.
결국 스트레스를 풀기 위해서는 마음의 집착을 버려야 하고, 집착을 버리기 위해서는 자신의 마음을 다스릴 수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최근 ‘마음 다스리기’를 핵심으로 하는 명상과 참선 등 불교 수행법이 스트레스를 해소하는 획기적인 대안으로 주목받는 이유다.
김정호 교수는 “욕구좌절이나 욕구위협의 경험을 줄이기 위해서는 이를 상쇄하고도 남을 만한 욕구, 즉 ‘마음 다스리기 욕구’ 혹은 ‘자기성장의 욕구’를 갖는다면 스트레스를 ‘웰빙’으로 전환시킬 수 있다”고 말한다.

■참선·명상 효능 속속 드러나
명상이 신체에 미치는 영향은 이미 1960년대 후반부터 연구되어 왔다. 미국 하버드 의대 허버트 벤슨 교수는 1967년 수행이 정신과 육체에 미치는 효과를 연구해, 명상이 혈압을 낮추고 일산화탄소의 배출도 줄인다는 사실을 밝혔다. 최근 미국 홉킨스대학과 캐나다 토론토대학은 공동연구 결과 인간 노화 가속화의 주원인은 스트레스이며, 명상이나 기도를 하면 엔돌핀·멜라토닌 같은 호르몬이 분비되어 노화를 예방한다는 사실을 발표했다. 이처럼 명상의 심리·의학적 효능이 속속 밝혀지자 서양의학계에서는 명상을 질병치료에 다양하게 응용하고 있다.
국내에서도 명상을 이용한 치유프로그램들이 도입되고 있다. 최훈동 한별심리분석연구소장이나 전현수 신경정신과 전문의 등이 불교적 명상을 이용한 치유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는 대표 주자들이다.
전현수 원장은 “명상프로그램이 스트레스와 불안 지수를 현격히 감소시킨다”고 말한다. 좌선과 명상을 하게 되면 의식이 깨어있게 되고, 이로 인해 외부 자극을 있는 그대로 평가하고 적절히 대응할 수 있도록 도와주므로 스트레스가 줄어든다는 것이다.
선 수행의 의학적 효능도 속속 밝혀지고 있다. 지난 5월 방송된 MBC 프로그램 ‘선 수행, 나를 깨치다’에서는 선 수행이 정신적 스트레스를 해소해주는 베타 엔돌핀의 분비량을 촉진시켜 심리적 만족과 행복감을 준다는 사실이 밝혀졌다. 골프나 양궁, 야구 등 집중력을 요하는 운동경기 선수들이 긴장을 풀고 마음을 안정시키는 방법으로 참선을 꼽는 것도 이 같은 이유에서다.
가장 초보적인 단계의 명상은 편안한 옷차림으로 조용한 곳에 앉아 자신의 마음 상태를 주시하는 것이다. 흥분을 가라앉히고 화가 난 원인을 반추해보며 마음을 가라앉힌다. 조계종 교육원이 펴낸 <간화선 입문>에서는 처음 참선을 하는 사람들이 잡념이나 망상이 생길 때 심호흡을 해볼 것을 권한다. ‘이뭣고’ 화두를 들 경우 ‘이’ 하면서 숨을 크게 들이마시고 ‘뭣고’ 하면서 숨을 내쉬는 식이다. 걷거나 움직일 때, 청소·설거지를 할 때, 버스나 지하철을 기다리면서도 화두를 들거나 몸의 움직임을 인식하면 의식이 맑아지면서 초조·불안·근심이 줄어든다.
단, 수행으로서의 참선이나 위빠사나 수행을 익히고자 할 때는 전문가의 지도 아래 체계적인 교육을 받아야 한다.

■수행의 ‘생활화’ 노력을
마음을 안정시키는 방법이 명상이나 참선에만 국한되는 것은 아니다. 요가나 절, 사경 등 불교의 수행법 또한 마음을 다스리는 방법으로 활용할 수 있다.
절 수행을 지도하고 있는 청견 스님(법왕정사 주지)은 “절을 하면 뜨거운 기운은 발로 오게 되고 차가운 기운은 머리로 올라가는 ‘수승화강(水昇火降)’의 효과를 얻는다”며 “이렇게 되면 뇌파가 안정되어 편안한 의식 상태를 유지할 수 있다”고 말한다. 절을 할 때는 주변을 정리정돈하고 향을 피울 수 있으면 향을 피우며 마음가짐을 다진다. 절을 한 후에는 15분 가량 좌선에 들어 호흡을 가라앉히고 마음을 관조하는 것이 필요하다.
부처님이나 보살의 명호를 부르는 염불은 내 마음 또한 부처님처럼 바뀌게 되어 성불에 이르게 하는 수행법이다. 염불수행은 언제 어디서나, 누구나 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어려울 일에 닥쳤을 때나 즐겁고 기쁠 때, 감사할 일이 생겼을 때 염불을 하며 마음을 다스릴 수 있다. 염불을 할 때는 불보살에 대한 믿음을 가지고 한결같은 마음 즉 일심(一心)으로 명호를 외야 한다. 입으로만 명호를 부를 뿐 머릿속으로는 다른 생각을 하며 마음을 어지럽힌다면 진정한 염불이라 할 수 없다.
경전을 소리 내어 읽는 독경은 단순히 경전의 자구만 읽는 것이 아니라 그 내용을 자기 자신에게 반추해 보는 수행법이다. <선가귀감>에서는 “경을 보되 자기의 마음속을 향해 공부를 지어가지 않으면, 비록 만 권의 장경을 다 보았다 하더라도 아무런 이익이 없다”고 말한다. 독경을 하기 위해서는 자주 보는 경전을 곁에 두고 마음이 심란할 때마다 반듯한 자세로 앉아 경전을 읽는다. 규칙적인 호흡과 리듬에 맞춰 독경을 하다보면 걱정과 근심이 사라지고 경전의 내용에 집중할 수 있다.
이 밖에도 요가 등의 선체조나 각자의 근기에 맞는 수행법을 택해 꾸준히 생활화하는 것도 스트레스 해소에 큰 도움이 된다고 전문가들은 조언한다.

■차 한잔에서 느끼는 ‘고요’
‘차 한 잔의 여유’는 바쁜 현대인들에게 짧지만 편안한 휴식을 준다. 꼭 복잡한 ‘다법(茶法)’에 따르지 않더라도 간단한 다구를 준비하고 물을 끓여 차를 우려내는 과정을 통해 자신을 되돌아보는 성찰의 시간을 가질 수 있다.
지난해 초의차명상원을 개원한 지장 스님은 차와 명상을 결합한 ‘차 명상법’ 보급에 앞장서고 있다. ‘차 명상법’은 사념처(思念處)와 팔정도(八正道) 수행을 기반으로, 차 마시는 행위를 통해 자각력과 집중력, 통찰력을 기를 수 있는 프로그램이다.
지장 스님은 “자신의 부족한 점과 한계를 인정하는 순간 오히려 마음이 가벼워짐을 느낄 수 있다”며 “차 수행을 통해 몸과 정신의 조화를 이루고 궁극적으로 자신을 올바로 알아 참 행복을 만끽하게 된다”고 말한다.
차 명상은 비싼 차나 차도구를 갖추어야 가능한 것이 아니다. 우선 따뜻한 차 한 잔을 우려 찻잔이나 머그컵 등에 따른다. 편안하게 앉아 찻잔을 한쪽 손바닥에 올리고 다른 손으로 감싸 쥔다. 차를 마시며 찻잔의 질감과 온도, 차향을 음미한다.
차를 마시는 순간에도 차가 입 안에서 움직이는 느낌, 목을 타고 넘어가는 느낌을 놓치지 않고 관찰한다. 처음에는 몸의 느낌에 집중하기 쉽지 않지만 반복적으로 훈련하다 보면 집중력이 강화된다.
지장 스님은 “차 명상을 통해 집중력을 키우면 걷고 움직이는 일상 모두가 명상의 대상이 될 수 있다”며 “매순간 자신의 움직임을 의식하고 집중하다보면 스트레스는 자연히 사라지게 된다”고 말한다.
여수령 기자 | snoopy@buddhapia.com
2006-10-18 오전 9:1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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