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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좌담]사찰경영, 무엇을 준비하고 어떻게 해야하나
[창간특집]사찰경제 위기시대 왔다
‘문 닫는 사찰이 늘어난다’ 우려가 현실로 다가왔다. 신도가 없거나 시주금이 격감해 운영이 힘든 사찰이 생겨나고 있다. 사회적인 요인 등 여러 원인이 있겠지만, 한번쯤 사찰을 어떻게 운영해 왔는지 되돌아봐야 한다. 사찰운영에도 경영마인드가 필요하다는 얘기는 오래전부터 나오고 있다. 혁신적인 사찰경영에 관심을 갖고 있는 스님들과 경영인이 9월 21일 본사 법당에서 좌담회를 열고 ‘사찰경영, 무엇을 준비하고 어떻게 해야 하나’를 주제로 진지하게 토론했다.[편집자주]

●참가자
일문 스님(파주 보광사 주지)
도원 스님(김제 청운사 주지)
구병진 박사(서울대 경영학)
최재동 대표(VA컨설팅 대표이사)
사찰경영의 필요성과 방법에 대해 토론하고 있는 좌담 참석자들. 왼쪽부터 구병진 박사 일문 도원 스님 최재동 대표.

■일문 오늘날 사찰이 ‘경영’에 관심을 갖는 이유는 현실적인 어려움이 있기 때문입니다. 점점 사람들이 발길이 줄어들면서 위기의식이 자리 잡고 있는 것이죠. 앞으로는 더욱 심각해질 것입니다. 특히 관광수입에 의존하는 산중사찰과 인구가 격감하고 있는 지역의 사찰들의 걱정은 더해질 것으로 예상됩니다. 그래서 사찰이 경영기법을 도입해서라도 효율적으로 살림살이를 해 나가기 위해 관심을 갖는 것이죠. 지금부터라도 사찰경영에 대해 관심을 기울여야 합니다.
■최재동 사찰도 경영의 시대를 맞았다고 감히 말씀드립니다. 사찰운영은 기업경영과 크게 다르지 않습니다. 주지스님은 CEO와 같고 신도는 고객입니다. 이미 사찰은 경영적인 요소를 많이 갖추고 있지만 활용이 이뤄지지 않고 있을 뿐입니다. 특히 시주금에 의존하는 사찰의 재정구조는 매우 취약합니다. 기독교의 십일조와 같은 시주체계가 없는 사찰로서는 이제 어떻게 재정을 마련할 것인가를 고민하지 않으면 안됩니다.

''경영ㆍ경쟁력''이라는 화두
■구병진 사찰에 경영기법을 도입해야 한다는 필요성은 모두가 절감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실제로 적용하기란 쉬운 일은 아니죠. 올바른 경영은 올바른 문제인식에서 출발해야 한다고 봅니다. 사찰은 비경제적인 구조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습니다. 경쟁력이 없다면 퇴출되는 것이 자본주의 원리이고, 종교라고해서 이로부터 자유로울 수는 없습니다.
■도원 현재 한국불교는 소위 ‘생산불교’를 할 수 있는 시스템이 전혀 갖춰져 있지 않다는데 공감합니다. 대표적인 것이 한국불교 전반에 깔린 선중심의 풍토입니다. 개개 사찰들은 통불교적인 의식진행이 이뤄지는데도 불구하고 대부분의 가르침은 선불교에 근간을 두고 있어요.
생각과 실제 사이에 모순이 존재하고 있는 것입니다. 지금 우리가 해야 할 일은 선불교에 경제·경영을 접목시키는 일이 아닌가 생각됩니다.
일문 스님
■일문 사찰경영은 분명 필요합니다. 그러나 사찰의 경제행위를 단지 필요성만으로 용인할 수는 없는 일이지요. ‘부처님법에 얼마나 부합하는가’를 계율의 입장에서 고민해 보아야 합니다. 부처님 사후 교단이 상좌부와 대중부로 나뉘는 사건이 있었는데, 그 핵심에 승단의 경제행위에 대한 시각 차이가 자리잡고 있습니다. 물론 시대는 많이 바뀌었고, 또 끊임없이 바뀌고 있습니다. 이런 때 계율에 비추어보고 사부대중의 공의를 모으는 것이 절대적으로 필요합니다.
■최재동 요즘 시대를 사는 재가불자들은 혼란스럽습니다. 스님들은 자꾸 ‘마음을 비워라’ ‘탐진치 삼독을 끊어라’ ‘소유하지 마라’고 하는데, 가족을 책임지고 세상을 살기 위해서는 돈을 벌어야 하거든요. 가르침대로 할 수 없으니 마음 참 불편해집니다. 절 밖에만 나오면 불교는 온데간데 없어질 수밖에 없습니다. 불교경제이론이 확립되지 않는 한 재가불자들은 똑같은 고민을 하게 될 것입니다.
■구병진 생활현장에 있는 재가불자들에게 돈은 매우 절실한 존재입니다. 따라서 재가불자들이 열심히 일을 해서 돈을 많이 벌 수 있도록 교리적 뒷받침을 해주어야 합니다. <아함경>을 비롯한 경전에서도 이에 대한 근거가 충분히 있어요. 버는데 목적을 두지 않고 가치 있게 쓰는데 목적을 두도록 전문적인 연구가 이뤄져야 할 것입니다.
■도원 경제와 경영에 대한 교육은 매우 중요한 문제지요. 스님들은 경전해석에 있어 ‘버려야 한다’고 선(禪)적으로 이해하면서도 ‘있어도 좋다’는 이해는 부족합니다. <천수경>을 보더라도 ‘있어야 한다’는 이유가 15구절 이상 나옵니다. 버려야 한다고만 바라봤기 때문에 불교경제관을 바로 세우지 못한 것이에요. 그나마 이뤄지는 교육도 현실과는 동떨어져 있는 것이 태반입니다.

전문가 양성 더 미뤄선 안돼
■최재동 ‘불교경제’ ‘불교경영’은 여전히 미지의 영역입니다. 종립대학에도 불교경제·경영을 배울 수 있는 학과가 없어요. 시중 서점에서 책을 구하고 싶어도 찾아볼 수가 없습니다. 이제라도 역경원처럼 불교경제·경영학을 교리와 연관시켜 체계적으로 연구할 수 있는 기관이 만들어져야 합니다. 또 종립대학 정규 커리큘럼에 포함시켜 출·재가자들에게 경제·경영 마인드를 길러주어야 합니다.
■일문 전국 사찰에서 건축 불사하는 모습을 쉽게 볼 수 있습니다. 그러나 이 불사들이 꼭 필요에 의해서 이뤄지는 곳은 많지 않습니다. 대웅전이 있는데도 또 다른 법당을 짓습니다. 지금 사찰에서 가장 필요한 것은 신도들을 위한 공간입니다. 고객인 불자들을 위한 서비스가 전혀 없다는 방증이지요. 건설회사들이 아파트 지을 때 살 사람들이 어디서 시간을 많이 보내는지 데이터를 분석해서 효율적으로 공간을 배치합니다. 신도들이 어느 공간을 많이 활용할 것인가를 고려해서 불사를 해야 합니다.
■구병진 일리 있는 지적입니다. 경영에 있어서 제일 중요한 것은 고객입니다. 사찰에서는 ‘신도’ 또는 ‘잠재신도’가 되겠지요. 어떤 서비스를 제공할 것인가는 매우 중요한 문제입니다. 일본 사찰의 경우, 내로라하는 사찰은 신도회관이 반드시 있습니다. 신도회관은 커피숍, 공연장, 특산품 매장, 회의실 등 다양한 공간을 갖췄어요. 우리 사찰이 배워야할 점입니다.
■최재동 일본 사찰의 또다른 특징은 각 사찰마다 독특한 상품을 개발하고 있는 점입니다. 똑같은 상품, 똑같은 프로그램으로는 사람들을 절로 불러들일 수 없거니와 수익도 낼 수 없습니다. 사찰에서 수익을 낼만한 상품과 프로그램을 만들어야 합니다.
서울 도심에 위치한 봉은사를 예로 들어보겠습니다. 봉은사 주변의 직장인들이 잠시 들러 참선이나 수면을 하고 대가를 지불할 수 있는 시스템을 만들어 놓을 수도 있습니다. 현재 주차장으로 활용하고 있는 땅에 주차·휴식·사찰음식 등 생활편의시설을 만들어 코엑스와 연결한다면 수익을 충분히 낼 수 있어요.
도원 스님
■도원 그보다 더 시급히 해결해야할 문제는 목표설정이 없는 사찰운영이에요. 신도가 100명이라면 내년에는 신도를 150명으로 늘리겠다고 목표를 설정하고, 이에 맞는 예산 편성과 포교계획을 수립할 수 있어야 합니다. 계획경제의 실현도 목표설정에 버금가는 과제입니다. 인등비, 기도비, 연등비 등 한해 수입을 충분히 예상할 수 있기 때문에 어디에 어떻게 지출할 것인가를 산출하고, 그에 따른 계획적인 재정운용이 절실합니다.

''지역민과 경제공동체'' 효과만점
■일문 목표설정이 없다는 도원 스님의 지적에 정말 공감합니다. 교회 100개를 개척하는 것을 목표로 정하고 열심히 선교하는 전도사를 본적이 있습니다. 반면 우리 불교계의 현실은 현상 유지에 급급합니다. 그 해 들어온 돈은 그 해에 다 써버립니다. 목표가 없기 때문입니다. 4년 임기제나 원칙 없이 소임을 평가하는 것도 문제입니다. 엄격한 주지평가제도를 확립하고, 인센티브제도를 도입해 동기부여를 해주어야 불교는 경쟁력을 갖게 될 것입니다.
■도원 우리 사찰들은 수익을 창출할 수 있는 방법에 대한 고민을 전혀 하지 않습니다. 지금 시중에 나와 있는 상품만 보더라도 장류와 차류가 고작입니다.
약수를 예로 들어봅시다. 전국에 약수암이라는 이름을 갖고 있는 사찰이 수백개에 달합니다. 전부 물이 좋아서 붙여진 이름입니다. 이 사찰들에서 나오는 물을 약수로 개발해 판매한다면 충분히 경쟁력이 있습니다. 이러니 고민을 전혀 안한다고 볼 수밖에 없는 것 아닐까요?
■일문 활로를 모색하는 사찰 중에 지역공동체를 지향하는 함평 용천사는 좋은 모델이 될 수 있을 것입니다. 용천사는 지역농민과 함께 꽃문화축제를 열고, 서울의 사찰과 연계해 용천사에서 만든 장류를 판매하는 시스템을 갖추고 있습니다. 사찰을 중심으로 한 경제공동체가 자연스럽게 만들어 나가는 일종의 실험인데, 지역민의 경제에 기여하면서 사찰의 이미지를 업그레이드 시키는 효과를 거두고 있습니다.
■도원 한가지 덧붙인다면 현재 각 사찰의 고객은 5천만 국민입니다. 지역배분이 없기 때문에 김제에 있는 사찰에 전국 각지의 신도가 있습니다. 각 종단별로 신도들의 지역연고제를 실시해야 합니다. 해당지역의 신도가 부족한 사찰은 더 열심히 포교하면서 도시사찰과의 네트워크를 통해 활로를 찾는 것이 바람직합니다.
■구병진 사찰이 개별적으로 활로를 모색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지만, 종단 차원에서 사찰의 경제활동을 지원하는 시스템을 만들면 어떨까요?
■일문 사찰의 경제활동은 역사적으로 근거가 있어요. 고려시대에는 사찰이 금융이나 구휼에 나섰는데, 나중에 양조업이나 고리대금업으로 변질돼 사회적 지탄을 받았어요. 이를 반면교사로 삼아 경제활동 참여를 종합적으로 관리하고 감시할 수 있는 시스템을 먼저 갖춘다면 ‘생산불교’를 실현할 수 있을 것입니다. 이 시스템은 경제활동 참여의 폭을 관리하는 것은 물론 이익금을 공공사업에 회향토록 유도할 수 있어야 할 것입니다. 시작도 좋고 중간도 좋고 끝도 좋아야 합니다.
■도원 불교계에는 유휴 부지가 엄청나게 많습니다. 요즘 부동산이 얼마나 큰 가치를 지니고 있습니까. 그런데도 자산을 거의 활용하지 못하고 있는 실정입니다. 물론 법적·제도적인 제약이 있습니다만, 이 자산을 활용하여 불교의 생산성을 키우는 일이 시급합니다.
군산의 모 교회가 시내에 있던 교회건물을 팔아 외곽지역으로 옮기면서 40억원을 남겼습니다. 그 돈을 교단발전을 위해 재투자해서 예전보다 더 큰 교회로 성장했습니다. 유휴부지를 매각하거나 활용한다면 이같은 효과를 거둘 수 잇을 것입니다.
■일문 유휴 부지는 사실 종단에서 검토해야할 사안입니다. 사찰에서 유휴 부지 활용방안을 제시하고 종단은 이를 종합적으로 검토한 뒤 승인하는 형식이 어떨까 하는게 제 생각입니다. 또 종단에서는 유휴 부지를 종합적으로 어떻게 관리하고 활용할 것인가를 외부 컨설팅업체에 의뢰해 최적의 방안을 찾아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삼보정재를 팔자는 것이 아니라 활용하자는 것입니다.

''수익사업''이 전부는 아니다
■도원 사찰이 생산적으로 변화한다는 것은 단순히 수익사업을 한다고 이뤄지는 것은 아닙니다. 연구, 교육, 출판, 의식에 이르기까지 종합적으로 바뀌어야 실현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사찰도 마찬가지입니다. 수행하는 공간, 기도하는 공간이라는 관념을 깨야 해요. 사찰은 휴식, 업무, 기도, 교육, 외식, 봉사 등 모든 것이 이뤄지는 종합적인 공간으로 탈바꿈해야 합니다.
■최재동 변화의 힘은 불교를 구성하는 사람에게서 나와야 하는데, 불교인재가 부족하다고 합니다. 신도가 1000만명인데 정말로 쓸만한 인재가 없는 것일까요? 월급 100만원도 안 주는 사찰에 좋은 인재들이 오겠습니까? 우리 사회는 자본주의인데, 사찰은 자본주의와 동떨어져 있어요. 종교가 사회와 함께 맞춰가지 못한다면 진정한 종교가 아닐 것입니다. 사찰도 교리에 입각해 자본주의에 맞는 체질변화가 필요합니다.
■일문 종교가 사회에 기여하지 않으면 사람들로부터 버림받습니다. 최근 가톨릭이 뜨는 이유는 70~80년대 민주화운동에 참여하면서 정의를 실천해왔고, 사회적 약자나 낙오자를 포용하면서 가톨릭에 대한 이미지를 업그레이드한 데 있다고 생각합니다.
물론 우리 불교도 사회참여활동이 비약적으로 늘었지만, 양적으로 기독교와 비교할만한 수준은 아닙니다.
구병진 박사
■구병진 불교가 회향을 잘 하지 못한 측면이 있는 것이 사실입니다. 그러나 자립경제의 목적도 종교의 궁극적 목적이 사회의 정화에 있듯이 회향이어야 한다고 봅니다. 경영마인드, 경영기법을 도입하자는 것도 생각과 체질을 바꾸어 자립경제로 나아가기 위한 하나의 방편이 아닌가 합니다.
■도원 전통적으로 해 왔기 때문에 답습하기 보다는 새로운 시도로 자립경제를 꾀하는 발상의 전환이 필요합니다. 발상을 전환하면 자립경제 실현을 위한 방법은 수도 없이 있을 것입니다. 예를 들어 사찰주변의 잡목을 제거하고 조경수를 심어 이를 수익원으로 삼아봅시다. 큰 땅이 없어도 가능한 수익사업이 될 것입니다. 이것이 발상의 전환입니다.
■일문 지금 갖고 있는 자산으로 당장 시작할 수 있는 수익사업도 얼마든지 있습니다. 채식식당이 좋은 예입니다. 우리 사회가 육식문화로 바뀌었는데, 폐해가 심각합니다. 음주문화 또한 큰 문제로 대두되고 있어요. 이런 때 친환경적인 생활문화를 갖고 있는 사찰에서 채식식당을 모범적으로 운영한다면 사찰을 바라보는 국민들의 생각도 많이 개선될 거예요. 물론 이전에 이같은 시도가 있었으나 실패한 전례가 있습니다. 이는 공감대가 형성되기 이전이었습니다. 지금은 이미 공감대가 형성됐기 때문에 충분히 가능하다고 봅니다.
■도원 사찰이 변화하기 위해 필요한 것은 사찰에만 있는 것이 아닙니다. 사찰에 다니는 신도는 물론 종립학교와 같은 유관기관도 해당이 됩니다. 동국대에 사찰인테리어를 연구하는 학과를 개설한다면 사찰의 변화를 유도할 수도 있습니다. 찬불가를 연구하는 불교음악학과도 사찰의 변화, 크게는 불교의 변화로 이어질 수 있지요.
■일문 요즘 우리 기업들의 기부문화가 점점 확산되고 있는데, 효과적인 기부를 유도하기 위한 역할도 불교가 할 수 있습니다. 지금까지 기업의 기부는 사회단체에 직접 이뤄지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러나 이는 사회단체의 활동의 폭을 좁힐 수 있어 바람직하지 않거든요. 따라서 불교계가 중심이 되어 사회복지공동모금회와 같은 공신력 있는 ‘허브’ 재단을 만들어 기부를 받는다면 그 효과는 클 것입니다. 모아진 기부금을 공익사업을 벌이는 단체에 분배하는 허브 역할이야말로 종교계가 해야할 일입니다.
또 각 사찰이 연대하여 ‘아름다운 가게’를 벤치마킹하여 신도들로부터 생활용품을 모아 사회에 회향하는 매장을 설치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 될 것입니다.
■구병진 변화하는 환경에 맞추려는 노력을 하지 않는 사찰이 경쟁에서 밀리는 것은 자명한 사실입니다. 각 사찰은 중장기적인 목표와 계획을 세우고 그에 따라 사부대중의 원력을 집중시켜 하나하나 실현해 나가야 합니다. 냉정한 이야기이지만, 변화하는 사찰은 발전할 것이고 변화하지 않는 사찰은 퇴출될 것입니다.
최재동 대표
■최재동 지금 이렇게 사찰경영에 대한 이야기를 하는 것 자체가 엄청난 변화가 아닌가 생각합니다. 이런 자리가 여기에서 끝나지 않고 좀 더 공론화되어 불교와 사찰이 변화를 꾀하는 흐름으로 이어져야 합니다. 그것은 스님들만의 역할이랄수도 없고, 재가불자들의 역할이라고만 할 수도 없습니다. 사부대중이 모두 함께 해야할 일입니다.
■도원 대승사상은 소승사상에 견주어 보면 혁명이라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소승의 기준에서 봤을 때 대승은 불교가 아니지요. 신라는 원광, 원효 스님이 없었다면 삼국을 통일할 수 없었을 것입니다. 자장율사의 가르침으로 어떻게 삼국통일을 할 수 있었겠습니까. 자장율사의 가르침으로 보면 원광, 원효 스님의 가르침은 부처님법에 위배되는 것입니다. 이것을 변화하는 환경에 맞춘 새로운 이노베이션이라고 말하고 싶습니다. 지금 한국불교와 사찰에 가장 절실한 현안이라고 생각합니다.

''변화'' 발맞추는 안목 키워야
■일문 어느 스님이 프랑스 가톨릭 수도원에서 공부할 때 프랑스 전역의 수도원을 돌아봤습니다. 그리고는 10년 후 다시 프랑스에 가서 수도원을 돌아보니 전통적인 방식을 고집한 수도원은 거의 다 없어져 버리고, 사회변화에 맞춰 변모한 수도원만 남아 있었다는 그 스님의 말이 오랫동안 남아 있습니다. 앞으로 불교는 상당히 어려운 상황에 직면할 것입니다. 지금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이처럼 변화하는 상황에 맞추어 나가는 능동적인 자세가 아닌가 생각합니다.
■최재동 늦었다고 생각할 때가 가장 빠르다는 말이 있습니다. 시주금에 전적으로 의존하지 않고 사찰이 포교활동을 벌일 수 있는 인프라를 갖춰나갈 수 있는 출발점이 됐으면 합니다. 무상의 가르침을 알고 있다면 변화해야 한다는 것도 알아야 하는 것처럼 변화하는 사회적 환경을 잘 활용하는 갖가지 방법들이 앞으로 많이 개발되길 기대합니다.
정리=박봉영기자 사진=박재완 기자 |
2006-10-15 오전 8:0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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