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외국어고등학교(교장 김희진)가 학생들에게 특정종교 행위를 강요한 사실이 알려져 물의를 빚고 있다. 학내 종교자유 실현 활동을 펼치고 있는 종교자유정책연구원(이하 종자연)과 학교종교자유를 위한 시민연합(이하 종교자유시민연합)은 서울시교육청과 국회 교육위원회의 조사를 촉구하고 나섰다.
종교자유정책연구원에 따르면, 서울외고는 지난 9월 16일 전일제 계발활동(CA) 시간에 1, 2학년 학생들을 강당에 소집해 서울 숭의교회 김동호 목사의 종교집회를 가졌다. 또 태권도 시범을 보여주겠다며 ‘사탄’ ‘미신’ ‘무교’ 등의 문구가 적힌 송판을 격파하는 퍼포먼스를 연출했다. 시범이 진행되는 동안 “원죄의 결과는 죽음 뿐”이라는 내래이션까지 나왔다. 숭의교회 집사로 알려진 김희진 교장은 “이 강연은 서울외고가 미션스쿨로 나아가는 첫 발걸음이 될 것”이라고 발언했다.
학생들은 즉각 반발하고 나섰다.
학교 홈페이지 게시판에는 공교육을 이용한 특정종교 선교행위에 대한 학생들의 항의가 빗발쳤다. 그러자 학교측은 9월 20일 게시판글을 전부 삭제했다. 학생회에서는 학생들의 의견을 수렴해 학교측에 미션스쿨 전환 반대입장을 전달하고 불교인사 초청 강연을 동등하게 열어줄 것을 요구했다.
이같은 정보를 접수한 종자연과 종교자유시민연합은 10월 10일 서울외고측에 사실 확인을 위한 면담을 요청한데 이어 서울시교육청과 국회 교육위원회에 철저한 조사를 촉구했다. 두 단체는 학교측의 회신이 없을 경우 서울시교육청에 종교강요 행위를 중지하라는 시정명령권을 청구하는 등 강력히 대응해 나가겠다고 밝혔다.